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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정부에 바란다] 'R의 공포' 드리운 한국 경제…경제정책방향 재설계 필요

기사입력 : 2025년06월04일 12:00

최종수정 : 2025년06월04일 12:00

한은·KDI, 올해 한국 성장률 '0.8%' 예상
정부, 1.8% 비교적 높은 전망…조정 필요
트럼프발 관세 충격파…4개월만에 수출↓
"30조원 2차 추경 빠른 시일 내 집행해야"

[세종=뉴스핌] 이정아 기자 = 최근 주요 기관들이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0%대로 전망하면서 'R의 공포(경기침체)'가 가시화되고 있다. 국내외 경기 둔화·수출 부진·소비 위축 등 복합 위기가 닥친 한국 경제는 구조적인 침체 국면에 진입했다.

이제 이재명 정부는 저성장이 고착화된 한국 경제 성장을 위해 기존의 경제정책방향을 근본적으로 재설계해야 하는 중대한 기로에 서 있다.

◆ 'R의 공포' 현실화…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0.8% 전망

4일 정부에 따르면 한국은행은 지난 29일 발표한 '경제전망(5월)'에서 올해 한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을 0.8%로 전망했다. 한은은 지난 2월까지만 해도 올해 성장률을 1.5%로 예측했지만, 불과 석 달 만에 0.7%포인트(p) 끌어내렸다. 정부기관이 0%대 성장률을 제시한 건 글로벌 금융위기인 지난 2009년 이후 처음이다.

한은은 경제전망 브리핑에서 한국 경제 성장에 대해 "앞으로 성장경로상 (한미) 무역협상과 관련한 상방, 하방 양방향 리스크가 동시에 존재하며 (추가) 경기부양책 여부와 강도에 크게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우리 경제는 내수와 수출도 부진을 면치 못했다. 올해 1분기 GDP는 -0.2% 역성장했다. 한은은 1분기 민간소비, 정부소비, 건설투자, 설비투자, 수출·수입 등 전 부문이 전 분기 대비 감소하면서 성장률도 뒷걸음쳤다고 풀이했다. 분기별로 역성장을 보인 건 지난해 2분기(-0.2%) 이후 3분기 만이다.

특히 민간소비는 오락문화, 의료 등 서비스 소비 부진으로 0.1% 감소했으며, 건강보험급여 지출이 줄어 정부 소비는 0.1% 줄었다. 건설투자는 건물건설을 중심으로 3.2% 감소했으며, 설비투자는 반도체 제조용장비 등 기계류가 줄면서 2.1% 감소했다.

건설투자는 계절조정을 하지 않는 원계열 기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2%의 역성장을 기록하며,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4분기(-17.7%)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수출은 화학제품, 기계 및 장비 등이 줄어 1.1% 감소했으며 수입은 원유, 천연가스 등 에너지류를 중심으로 2.0% 줄었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도 한국 경제 저성장을 경고했다. KDI는 '2025년 상반기 경제전망'을 통해 올해 한국 성장률을 한은과 동일한 0.8%로 예측했다. 국책연기관이 0%대 성장률을 제시한 것 또한 이번이 처음이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미국의 관세 인상이 예상보다 빠르게 현실화됐고, 국내 소비심리 회복은 지연됐으며, 건설 분야는 공사 지연 등 차질을 겪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KDI는 미국이 대부분 국가에 10%, 중국에는 30%의 관세를 부과하는 시나리오를 전제로 올해 성장률을 산출했다.

대내외 리스크가 끊이지 않으면서 해외 주요 기관들도 한국 성장률에 대해 연이어 하향 조정에 나섰다. IMF는 1월 2.0%에서 최근 1.0%로 하향 조정했고, 아시아개발은행(ADB)은 1.5%로 내다봤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기존 전망치인 1.5%를 1.0%로 0.5%포인트 끌어내렸다. 골드만삭스, 뱅크오브아메리카 등 글로벌 투자은행(IB) 8곳은 지난달 기준 한국의 성장률을 평균 0.8%로 제시했다.

◆ 트럼프발 관세 충격 직격…"새정부 경제정책 방향 새로 짜야"

트럼프발 관세 파고의 충격파는 예상보다도 컸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은 572억2000만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1.3% 감소했다. 이는 지난 1월(-10.1%) 이후 4개월 만에 감소세로 전환한 것이다.

특히 대미 수출은 8.1% 감소한 100억달러를 기록했다. 무선통신기기와 석유제품 등의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최대 수출 품목인 자동차 수출 급감으로 두 달 연속 감소세를 유지했다. 대미 수출 하락은 미국 관세 조치의 여파로 추정된다.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으로 수입되는 외국산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대한 관세를 기존 25%에서 50%로 인상하겠다는 발언을 하며 글로벌 관세전쟁이 본격화할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대미 수출 비중이 높은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수출이 더욱 움츠러들 전망이다.

앞서 윤석열 정부는 지난 2월 경제정책방향을 통해 올해 성장률을 1.8%로 제시한 바 있다. 현재까지 주요 기관 성장률 전망치와 비교하면 최대 1%포인트 이상 차이 나는 수치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부과 조치가 시행되기 전이라는 점에서 정부의 성장률 전망치 수정은 불가피해 보인다.

통상 정부는 매년 하반기 내년도 경제정책 방향을 제시하는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한다. 다만 올해는 6·3 조기대선을 통해 이재명 대통령이 당선된 만큼 새로운 정부의 경제정책 방향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류덕현 중앙대 경제학과 교수는 "가장 먼저 내수침체를 극복하기 위한 특단의 대책을 실행해야 한다"며 "2차 추경을 적극적으로 편성해서 빠른 시간 내 집행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세은 충남대 경제학과 교수도 "당장 당면한 현안이 중요하다. 하나는 내수고 하나는 미국 관세 문제"라며 "내수를 살리기 위해서는 30조원 규모의 추경이 필요하고, 미 관세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방위비 분담금 같은 문제를 신중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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