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오영상 기자 =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미일 간 관세 협상과 관련해 쇄빙선 분야에서의 협력이 주요 포인트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나아가 6월 중순 캐나다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염두에 두고 논의를 진행해 나갈 것이라고 말하며, 조선 분야의 협력을 미국과의 관세 협상 카드로 적극 활용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이시바 총리는 25일 교토부에 위치한 해상자위대 마이즈루 기지와 재팬마린유나이티드(JMU)의 조선소를 방문한 뒤 기자단에 "관세 협상과 관련해 미일 간 조선 협력을 진전시키고 싶다"며 "북극해 항로를 포함한 쇄빙선이 핵심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쇄빙선은 얼음으로 뒤덮인 해역에서도 항해가 가능한 특수 선박으로, 일본은 이 분야에서 높은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최근 관세 협상과 관련해 쇠퇴한 미국 조선업의 재건을 일본이 지원하는 방안이 미국 측으로부터 거론되고 있다.
특히 북극해 항로는 중국과 러시아가 활발히 진출 중인 전략적 요충지로, 쇄빙선은 물류 운송뿐 아니라 안보 측면에서도 활용도가 높다.
이시바 총리는 "미국 군함을 일본에서 수리할 수 있는지에 대한 논의도 있으며, 정부 차원에서 적극 지원하고 싶다"고 밝히며, 일본 조선업의 경쟁력 회복에도 힘을 쏟겠다고 덧붙였다.
또한 이시바 총리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 계획을 사실상 승인한 것과 관련해 "공식 발표를 기다리고 싶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자신의 SNS에 "US스틸과 일본제철 간에 계획된 파트너십이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두고 월스트리트저널은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를 조건부 승인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일본 정부 내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인수를 명확히 승인했는지 여부에 대해 SNS 게시물만으로는 진의와 배경이 불분명하다는 신중론도 제기되고 있다.
관세 협상과 관련해 미일 양국은 23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세 번째 장관급 협의를 진행했다. 이시바 총리는 이에 대해 "무역 확대, 비관세 조치, 경제안보 측면에서 구체적인 논의가 있었고 진전도 보였다"며 "G7 정상회의를 염두에 두고 논의를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미일 간 협상은 관세 문제를 넘어 조선·철강 등 전략 산업 전반에 걸쳐 실질적인 산업 협력 논의로 확대되고 있다. 특히 일본이 기술적 우위를 갖춘 쇄빙선 분야가 '협상 카드'로 부각되면서 향후 G7을 계기로 한 정상 간 합의 가능성에 관심이 모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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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백악관에서 만나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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