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복·여복서 동메달 수확… 여자 선수로는 1993년 현정화 이후 처음
[서울=뉴스핌] 박상욱 기자 = 한국 여자탁구의 간판 신유빈(21·대한항공)이 2025 국제탁구연맹(ITTF) 세계선수권대회를 금쪽같은 동메달 두 개를 수확했다.
신유빈은 25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루사일 아레나에서 열린 여자복식 준결승에서 새 파트너 유한나(포스코인터내셔널)와 호흡을 맞춰 베르나데트 쇠츠(루마니아)-소피아 폴카노바(오스트리아) 조와 접전 끝에 2-3으로 져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앞서 혼합복식에서도 임종훈(한국거래소)과 조를 이뤄 동메달을 딴 신유빈은 이번 대회를 멀티 메달로 마무리했다. 단일 세계선수권에서 여자 선수로 두 개의 메달을 딴 것은 현정화 현 대한탁구협회 수석부회장 이후 32년 만의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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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유빈. [사진=ITTF] |
1993년 예테보리 대회에서 여자단식 금메달, 혼합복식 은메달을 따낸 현 부회장은 한 시대를 풍미했다. 신유빈은 이제 그 계보를 잇고 있다. 남자 선수까지 범위를 넓혀도 이상수(삼성생명) 이후 8년 만의 멀티 메달이다.
신유빈은 "뛰어난 파트너들과 함께한 덕에 이렇게 큰 대회에서 두 개의 메달을 땄다. 기억에 남을 결과"라며 "22일 하루에 두 개의 메달이 확정돼 정말 기뻤다. 손목 통증도 있었고 부진의 시기도 있었지만 내 노력을 믿었다. 그 믿음이 이번 메달로 돌아왔다"고 말했다.
여자복식에서 함께한 유한나는 이번 대회 최고의 '발견'이었다. 지난 3월부터 본격 호흡을 맞춘 두 사람은 WTT 첸나이 대회에서 준우승한 데 이어 세계선수권 8강에서는 세계 1위 일본 조를 꺾는 이변도 연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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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한나(왼쪽)와 신유빈. [사진=대한탁구협회] |
비록 4강에서 패했지만 가능성은 확인됐다. 신유빈은 "오래 호흡을 맞추지 않아 아쉬운 점이 있었다"며 "부족함을 정비하면 더 나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유한나도 "아직 만족하지 않는다. 더 나은 경기력을 보여주고 싶다"며 성장을 예고했다.
신유빈은 여자단식 16강전에서 세계랭킹 1위 쑨잉사(중국)를 상대로 2게임을 따내며 선전했다. 2년 전 0-4 완패를 당했던 상대에게 듀스 접전까지 이어간 경기는 중국 탁구의 벽이 더 이상 넘지 못할 존재만은 아니라는 희망을 남겼다. 단식과 혼합복식, 여자복식까지 모두 뛴 신유빈은 이제 21살이다. 다음 무대가 더 기대된다.
psoq133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