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48년 도달하면…65세 이상 고령층 37% 달해
65세 고령층 절반은 연금 수급 자격도 충족 못 해
5개 시나리오 가정…가입 기간 연장 효과 가장 커
김학주 교수 "기초연금 차등적 개편…다층화 필요"
[세종=뉴스핌] 신도경 기자 = 국민연금 소득대체율(받는 돈)을 10%포인트(p) 올려도 노인 빈곤 완화 효과가 1.96%포인트(p)에 불과하다는 연구 결과가 제기됐다.
김학주 동국대 교수, 김신영 한양사이버대 교수, 김지영 정책학 박사는 23일 서울 고려대 SK 미래관에서 '연금제도 개혁이 노인빈곤 완화에 미치는 영향 분석'을 발표하고 이같이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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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화 [사진=게티이미지뱅크] 2024.03.29 plum@newspim.com |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가장 빠른 속도로 초고령사회에 진입하고 있다.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2048년에 도달하면 전체 인구의 37.4%가 65세 이상 고령 인구로 구성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65세 이상 고령층의 절반은 국민연금 수급 자격조차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 연금 수급자들조차 평균 월 60만 원 내외만 받아 빈곤선 이상 수준의 생활을 유지하기 어려운 현실이다.
김 교수 등은 국민연금 제도의 재정적 지속성과 노인 빈곤 완화를 위한 대안을 찾기 위해 이번 연구를 실시했다고 밝혔다. 5개의 정책 시나리오를 가정하고 노인 빈곤 완화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분석했다.
5개의 정책 시나리오는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4%p 인상, 소득대체율 10%p 인상, 기초연금 20% 인상, 국민연금 가입 기간 확대, 실물자산 소득 전환 활성화다. 소득대체율은 현행 40%에서 각각 상향 조정해 연금 급여 수준을 높이는 방안으로 설계했다.
기초연금 급여 인상안은 현재 월 최대 30만원 수준인 기초연금 급여액을 40만원 또는 50만원 수준으로 인상해 현 세대 빈곤 노인의 소득을 직접 보완하는 방안이다. 국민연금 가입 기간 확대는 국민연금의 가입 상한 연령을 연장하거나 가입 기간을 늘리는 게 핵심이다. 실물자산의 소득 전환 활성화는 고령층이 보유한 주택 등 실물자산을 연금 또는 월 현금흐름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주택연금을 활용하는 방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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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제도 개혁이 노인빈곤 완화에 미치는 영향 분석 [자료=김학주 동국대 교수, 김신영 한양사이버대 교수, 김지영 정책학 박사] 2025.05.23 sdk1991@newspim.com |
연구 결과, 5개 시나리오 중 노인 빈곤 완화에 효과적인 정책 수단은 국민연금 가입 기간 확대와 기초 연금 급여 인상 방안으로 드러났다. 국민연금 가입 기간 확대에 따른 노인 빈곤 완화 효과는 3.41%p로 5개 시나리오 중 효과가 가장 컸다.
기초연금 20% 인상에 따른 노인 빈곤 완화 효과는 2.26%p다. 실물자산 소득 전환에 따른 노인 빈곤 완화 효과는 14.5%p 수준이다.
반면,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인상에 따른 노인 빈곤 효과는 미미했다. 소득대체율 4%p를 인상할 경우 노인 빈곤 완화 효과는 0.71%p에 불과했다. 특히 노인빈곤층의 49.7%가 국민연금 미수급 등으로 소득대체율 인상 영향을 받지 않았다.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10%p로 인상할 경우 4%p 인상 시나리오 보다 효과가 2배 이상 늘었지만 노인 빈곤 개선 효과는 1.96%p로 적었다.
김 교수는 "우리나라 노인 빈곤 문제는 단순히 소득이 부족하다는 문제가 아니라 연금 제도 설계 취약성에서 비롯된 구조적 문제"라며 "다층적이고 포괄적인 노후 보장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교수는 "모든 사람들을 위해 소득대체율을 인상해야 한다는 방안은 안 된다"며 "기초연금을 차등적으로 강화해 저소득층 노인을 위하고 연금 제도 가입 기간이 짧은 국민을 대상으로 한 인센티브 정책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sdk199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