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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엠플러스, 미국서도 '고정밀·초고속' 기술 인정···2차전지 장비 강자로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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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속 노칭 장비 가동, 세계 최고 수준 속도·정밀도 자랑
대기업과 미국 고객사에서 파일럿(PILOT) 조립라인 수주

[서울=뉴스핌] 이나영 기자= 충북 청주에 위치한 엠플러스 생산 공장. 조용한 외곽을 한참 지나 보니 공장 대지 면적 7000여평의 넓은 대지에 엠플러스 2공장이 모습을 드러냈다. 공장 내부에 들어서자, 거대한 장비들이 일정한 기계음과 함께 분주하게 돌아가는 가운데 작업자들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지난 15일 엠플러스 공장 현장에는 '초고속 노칭(Notching)장비' 가동이 한창이었다. 길이 515m, 높이 102m에 달하는 대형 장비는 쉼 없이 작동하며, 기존 대비 성능을 대폭 고도화해 초고속 및 고정밀 가공이 가능한 점이 특징이다.

노칭 공정은 양극재와 음극재 등 활물질이 코팅된 전극판을 정해진 형상으로 절단해 배터리 조립에 적합한 시트 형태로 가공하는 핵심 단계다. 엠플러스는 초고속 노칭 장비를 도입할 경우, 설비 투자 비용(CAPEX)은 70%, 운영 비용(OPEX)은 30% 절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고강호 엠플러스 기술연구소장(전무이사)는 현장에서 "현재 고도화된 노칭장비는 분당 600장(ppm) 속도로 극판을 찍어낼 수 있다. 이는 초당 10장을 생산하는 셈으로, 업계 평균 수준(300ppm 내외)의 두 배에 달하는 세계 최고 수준 속도"라며 "이 장비는 치수 오차 0.2mm 이내의 정밀도를 유지하며 대량 생산과 품질을 동시에 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600ppm 고속 노칭장비. [사진=엠플러스]

실제 현장에서 300ppm과 600ppm 속도를 직접 비교해 선보였다. 먼저 300ppm 장비는 빠른 속도로 전지 극판을 절삭하며 작업을 처리했지만, 600ppm 장비는 불과 몇 초 만에 전지 극판을 정밀하게 가공하면서 그 차이를 확연히 느낄 수 있었다. 

엠플러스의 노칭 장비는 초고속 작동을 하면서도 극판의 정확한 위치를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오차를 보정하는 기술을 적용했다. 이를 통해 초고속으로 제품을 생산하면서도 정밀도를 유지할 수 있었다. 초고속 노칭 장비를 도입할 경우, 설비 투자 비용(CAPEX) 70%, 운영 비용(OPEX) 30% 절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노칭장비를 지나 전극 자동 공급 시스템이 구축된 공간으로 이동했다. 이 시스템은 배터리 생산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는 세계 최초로 개발해 상용화를 추진 중인 전극 자동 공급 장비와 자율주행로봇(AMR·Autonomous Mobile Robot)이 함께 활용 돼 구축돼 있었다.

전극 자동 공급 장치는 로봇 기술을 기반으로 둘둘 말린 '릴(Reel)' 형태의 전극을 노칭 후 설비에 자동으로 공급하는 장비다. 작업자가 전극을 수작업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이물질의 영향을 최소화하고 전극 연결로 발생하는 시간 손실을 줄여 생산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다.

또한 자동 스플라이싱(splicing) 기술을 이용해, 롤이 소진되기 직전 자동으로 새로운 롤을 이어붙였다. 레일을 따라 움직이는 로봇이 창고에서 전극 롤을 가져와 장비에 공급하고, 비전 카메라로 기존 롤의 끝과 신규 롤의 시작을 정밀 정렬하여 테이프로 연결한다. 이 과정에서 사람의 개입은 전혀 없으며, 테이프가 붙은 한 장의 극판만 불량 처리되고 나머지는 그대로 양품으로 생산이 계속된다.

고 전무는 "유럽이나 미국에서는 작업자가 수동으로 롤을 이어붙일 경우 정렬 불량으로 초기 생산품 상당수가 불량 처리되지만, 회사는 완전 자동화로 불량률을 최소화하고 있다"며 "전극 공급부터 가공·적재까지 전 공정 자동화로 생산 효율과 품질을 크게 향상시킨다"고 설명했다.

또한 전극 자동 공급 장비 옆에 작동 중인 AMR은 제조실행시스템(MES)과 연동돼 공장 창고에서 생산라인까지 전극 원자재를 실어 나르며, 효율화를 극대화 시켰다.

고 전무는 "현재 AMR은 소형으로, 규모가 크거나 무거운 제품은 공급할 수 없기에 대형 AMR을 개발 중"이라며 "연말 개발을 완료할 계획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AMR 외부 판매에 대해 "단독 판매보다는 장비 공급을 통한 고객들에게 무인화 솔루션을 동시에 제공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전극 자동 공급 장비를 설명하고 있는 고강호 엠플러스 기전무이사(위)와 자율주행로봇(AMR).

자동차로 5분 거리를 이동하자, 약 750평 규모의 엠플러스 제 1공장이 보였다. 이 공장은 건식 전극 공정과 전고체 배터리 조립 공정 등 연구개발(R&D) 시설로 사용되고 있으며, 미래 기술 개발의 전진기지로서 차세대 배터리 산업을 선도하기 위한 중요한 기반이 되고 있다.

공장 내부에 들어서자, 드라이룸 A·B, 전극룸, 자재 구역 등 다양한 공간이 분리돼 있었다. 특히 영하 50℃의 초저습 드라이룸이 마련돼 있어, 수분에 취약한 차세대 전지 생산에 필요한 환경을 제공하고 있었다. 이 드라이룸은 전고체 배터리와 같은 습기에 민감한 전극을 다룰 때 필수적인 환경을 완벽하게 구현하고 있다.

김종석 엠플러스 시스템사업부 상무이사는 현장에서 "배터리 산업의 변화를 선제적으로 대비할 수 있도록 드라이룸 등의 인프라를 대폭 확충했다"며 "향후 고객사와의 공동 개발 설비도 도입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전극룸(약 180여 평)에는 롤 온도제어 및 선압 조절이 가능한 롤프레스 설비가 설치돼 있었으며, 차세대 전고체 배터리에 대응하기 위해 황화물계 전고체 배터리 조립공정 설비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었다. 공장 한켠에서는 이 연구용 장비들이 대규모 발주를 대비해 제작 중이었다.

김 이사는 "지금은 준비 단계라 장비 가동 모습을 충분히 보여드리기 어렵지만, 향후 완공된 공장에서 전배터리 조립공정의 풀라인을 한 곳에서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엠플러스는 2003년 창립 이후 여러 동으로 나눠 운영되던 생산 시설을 청주 본사 부지로 순차적으로 통합했다. 현재는 청주 센트럴밸리 산업단지에 약 1만5000평 규모의 제 3공장 착공을 앞두고 있다. 기존 공장 대비 2배 이상의 규모로, 제 1·2·3 공장이 모두 가동되면 기존 대비 생산능력(CAPA)가 3배로 확대될 전망이다.

김 이사는 "지금은 산업단지가 조성 중에 있다. 내년 5~6월쯤에 마무리 되면 착공에 들어갈 것으로 본다"며 "현재 공장 설계도는 거의 다 완성된 상태로, 시기에 맞춰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음은 충북 충주 공장에 방문해 김종성 엠플러스 대표와 나눈 일문일답이다.

김종성 엠플러스 대표가 충북 충주에 위치한 엠플러스 공장에서 기자와 질의응답을 나누고 있다.

▲현재 추진 중인 차세대 장비 상용화 일정

전고체 배터리 조립장비는 이미 국내 대기업과 미국 고객사로부터 파일럿(PILOT) 조립라인 수주를 받았다. 건식 코터, 롤프레스 등 건식 전극 제조장비는 내년 말 양산 수주를 예상하고 있다. 또한 전고체 배터리 제조용 고온·고압 프레스 장비(WIP) 대체 장비에서 초고압 핫 프레스, 다단 롤 프레스 등은 오는 2027년 양산 수주를 예상한다.

▲글로벌 고객사와 협력 확대 방안 계획

현재 전체 매출의 약 90%가 수출에서 발생하고 있다. 기존 고객사 대응에 더해 북미와 유럽 시장의 각형 전환 추세에 맞춰 신규 고객사를 적극 발굴하고 있다. 이를 위해 자동화와 무인화 기술을 고도화해 현지 인력 숙련도 부족 문제를 해소하고자 한다. 또한 건식 전극 공정이라는 새로운 기술에서 일본 등 기존 강자들과 동일한 출발선에서 경쟁할 수 있는 만큼, 이 분야에서 확실한 입지를 다질 것이다.

▲경쟁사 대비, 엠플러스 강점과 저평가 원인은

엠플러스는 지난 2017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당시만 해도 2차전지 장비 업종의 상장사가 거의 없었고, 시장 자체도 본격 성장 전이었기 때문에 1000억원대의 낮은 밸류로 상장할 수밖에 없었다. 이후 상장한 업체들은 2차전지 붐 속에서 고평가를 받으며 시장에 진입했고, 상대적으로 엠플러스는 저평가된 채 인식이 굳어진 것 같다. 또한 제가 엔지니어 출신이다 보니 IR이나 시장 커뮤니케이션에 소홀했던 것도 사실이다. 앞으로는 회사의 가치를 알리는 데 더 힘쓸 계획이다.

▲전환사채(CB) 관련 재무 리스크 대한 입장

전환사채 상환 시점이 다가오는 부분은 알고 있지만, 현재 저희는 350억원 이상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어 조기 상환에 대한 부담은 전혀 없다. 오히려 현금 유동성이 풍부한 만큼, 자본비용을 낮추기 위한 수단으로 상환을 적극 고려하고 있는 상황이다.

▲배당과 자사주 소각 등 주주환원 정책 계획

배당 성향은 최소 10% 이상으로 유지하고 있고, 자사주 33만5047주도 보유 중이다. 일부는 이미 소각을 진행했으며, 나머지도 계획대로 소각할 예정이다. 다만, 현금은 주주 환원 외에도 장기 성장을 위한 투자 재원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균형 잡힌 정책을 유지할 것이다. 단순히 배당주가 아니라, 성장주로 시장에서 평가받고 싶다.

▲매출 성장률 연평균 50% 이상, 실현 가능한 목표인가

지난해 전기차 캐즘(Chasm·일시적 수요 정체)에 따른 시장 불확실성에 일시적 수요 감소로 매출이 줄었지만, 재작년에는 34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올해는 지난해 이행한 2200억원 정도의 수주가 매출로 인식 될 예정이다. 올해 수주 목표는 1700억원이며 내년은 4700억원 이상을 바라보고 있다. 각형 배터리 장비 수요 증가, 신규 전극 공정 진출, 전고체 배터리 등 신규 포트폴리오 확대가 핵심 배경이다. 기존에는 파우치형에 집중했지만, 각형 및 전극 공정까지 확장하면서 실현 가능한 목표라 판단한다.

 

nylee54@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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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대전망] '달러 시대의 느린 균열'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2026년 글로벌 자산시장 지형은 조용하지만 분명하게 바뀔 모양새다. 월가 주요 IB와 글로벌 운용사들이 제시한 내년 전망을 종합하면, 핵심 키워드는 ▲약해지는 달러 ▲강해지는 금 ▲제도권에 깊숙이 편입되는 코인 ▲전략자산으로 격상된 원자재로 압축된다. 기축통화로서 달러의 지위는 유지되지만, 각종 정책·재정·지정학 리스크로 인해 달러 의존도를 낮추는 '조용한 탈출(quiet hedging)'이 진행 중이라는 분석이다. [사진=퍼플렉시티 생성 이미지] ◆ 달러: 패권은 유지되지만 '천천히 새는 배' 2026년 달러를 둘러싼 큰 그림은 '완만한 약세' 흐름 속에서, 기축통화 패권은 유지하되 매력은 서서히 떨어지는 구조다. 여기에 연준의 금리 인하 경로, 주요국과의 금리 격차, 글로벌 성장·정책 리스크, 그리고 디달러라이제이션(de-dollarization, 탈달) 흐름이 겹치며 달러의 방향성을 좌우할 전망이다. 먼저 연준의 완화 경로를 살펴보면, 2026년 말 기준금리는 약 3%대 중반(3.4% 안팎)까지 내려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다만 최근 발언들을 종합하면 인하 속도는 초기 시장 기대보다 더 느리고 신중한 방향으로 조정되고 있어, 지나친 달러 약세를 막아주는 '하방 안전판'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다. 둘째는 금리 격차다. 연준이 금리를 내리더라도, 정책금리는 유럽중앙은행(ECB)의 2%, 영란은행(BoE)의 2~3% 수준보다 여전히 높은 수준이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수익률 격차가 과거만큼 크지는 않지만, 달러 자산이 어느 정도 금리 메리트를 제공하는 만큼 "달러가 한 방향으로 급락하는 구도"까지 보긴 어렵다는 진단이다. 이 같은 상대 금리 우위는 2026년 내내 달러가 급격히 무너지는 것을 막는 완충장치로 작용할 수 있다. 셋째는 글로벌 성장과 정책 리스크다. IMF는 2026년 세계 경제가 완만하게 성장세를 개선할 것으로 보고 있어, 극단적인 안전자산 선호가 달러로만 몰리는 환경은 아닐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다만 미국의 정치·재정 이슈, 부채한도·재정적자, 무역·관세 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은 여전히 "달러 방향성을 뒤흔들 수 있는 변수"로 남아 있으며, 상황에 따라 달러에 일시적인 강세·약세 충격을 모두 줄 수 있는 요인들이다. 장기 구조 측면에서 보면, 달러는 '패권은 유지되지만, 천천히 새는 배'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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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P모간은 2025년 말 온스당 3,600달러대에서 2026년에는 4,000달러를 넘어설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일부 프라이빗 뷰에서는 5,000달러 안팎까지 거론한다. 골드만삭스·UBS 등도 4,000~4,500달러 구간을 기본 밴드로 제시하면서, 구조적 강세장이 이어질 경우 5,000달러 돌파 가능성까지 열어두는 분위기다. 이 같은 '슈퍼 헤지' 논리는 세 축에 기대고 있다. 첫째, 중앙은행의 공격적인 금 매수와 디달러라이제이션 흐름이다. 러시아 준비자산 동결 이후 "제재로 묶이지 않는 준비자산"을 찾는 움직임이 강화되면서, 다수 중앙은행이 외환보유액에서 달러·유로 비중을 줄이고 금 비중을 늘리는 방향으로 서서히 포트폴리오를 바꾸고 있다. 둘째,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재정악화와 부채 누적이다. 천문학적 정부부채와 확대된 재정적자는 통화가치 희석 우려를 키우며 "법정통화의 거울"로서 금의 역할을 다시 부각시키고 있다. 셋째, 연준의 완화 전환과 약달러 구도다. 금리가 내려가면 무이자 자산인 금의 기회비용이 줄고, 달러 약세는 달러 표시 금 가격을 끌어올리는 이중 효과를 낳는다. 기관투자가들의 인식도 이를 뒷받침한다. 나티시스 설문에서 글로벌 기관의 3분의 2는 "2026년에는 금이 코인보다 더 나은 성과를 낼 것"이라고 답하며 금을 1순위 방어자산으로 꼽았다. 동시에 상당수 기관이 전통적인 60:40 포트폴리오 대신 인프라·부동산·원자재·금 등을 섞은 60:20:20 구조를 선호한다고 응답해, 금과 실물자산을 "인플레이션·재정·지정학 리스크가 겹친 시대의 전략자산"으로 재평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다만 IB들은 2025년 급등 뒤 2026년 일부 구간에서 단기 조정과 높은 변동성은 불가피하다고 보면서도, 조정이 나오더라도 "고점을 한 단계 올리는 조정"이라는 표현을 쓰며 중장기 방향성만큼은 강하게 위를 가리키고 있다. ◆ 코인: '대체 가치 저장 수단'...그러나 여전히 '실험 구역' 코인에 대한 월가의 시각은 한 줄로 "커진 건 맞지만, 아직은 실험 구역"이다. JP모간은 비트코인을 포함한 디지털 자산을 "달러에 대한 또 하나의 도전자"라고 부르면서도, 극단적인 변동성과 짧은 히스토리를 이유로 전략적 코어 자산이 아니라 위성(satellite) 성격의 위험자산으로 다뤄야 한다고 경고한다. 2024년 초 2조달러 수준이던 크립토 전체 시가총액이 2025년에는 4조달러 안팎까지 불어난 가운데, 규제 환경이 ETF·ETP 승인 등으로 제도권 친화적으로 바뀌며 비트코인을 '가치 저장 수단'으로 보는 시각이 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다만 실제 결제·상거래 규모는 여전히 수백억 달러 수준에 머물며, 일상적 화폐나 결제 인프라로서의 역할은 초기 단계라는 점이 반복해서 지적된다.​ UBS와 같은 보수적인 하우스는 이런 변화를 인정하면서도 "코인은 어디까지나 투기적 자산"이라는 입장을 고수한다. UBS CIO는 비트코인 변동성이 연 70~80% 수준으로 전통 자산 대비 현저히 높고, 70% 이상 급락하는 대형 조정이 여러 차례 반복된 탓에 포트폴리오의 전략적 축으로 편입하긴 어렵다고 본다. 대신 장기 잠재력을 믿는 투자자라면 "완전 손실이 나도 전체 계획이 흔들리지 않을 정도의 극소 비중으로, 장기 보유하는 전략" 정도만 고려하라고 조언한다. 반대로 SSGA나 모간스탠리, 반에크 등 디지털 자산에 우호적인 기관들은 비트코인이 전통 자산과의 상관관계가 낮고 장기 위험조정 수익이 높다는 점을 들어, 1~4% 수준의 소규모 전략적 배분이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기여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기관 머니의 온도차도 뚜렷하다. 나티시스 2026 인스티튜셔널 서베이에 따르면 글로벌 기관의 36%는 향후 크립토 투자 비중을 늘릴 계획이라고 답하지만, 동시에 66%는 "2026년 성과는 금이 크립토를 이길 것"이라고 응답했다. EY·코인베이스가 2025년 초 실시한 설문에서도 응답 기관의 59%가 "AUM의 5% 이상을 디지털 자산에 배분할 계획"이라고 답해 성장 잠재력을 보여줬지만, 가장 큰 우려 요인으로 여전히 변동성과 규제 리스크를 꼽았다. ◆ 원자재: AI·에너지 전환·안보가 만든 '전략자산'의 귀환 2026년 원자재 시장은 더 이상 단순한 인플레이션 헤지가 아니라, AI·에너지 전환·안보 이슈가 맞물린 '전략자산'으로 재조명되고 있다. BNY멜론, JP모간, UBS, 냇웨스트, 피델리티 리포트는 접근법은 조금씩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원자재·에너지·전환 메탈에 구조적인 강세 요인이 집중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BNY멜론은 AI 데이터센터 구축, 전력 인프라 확충, 에너지 전환과 함께 각국의 방위·인프라 지출이 향후 수년간 원자재 수요를 떠받칠 것이라고 본다. JP모간은 천연가스와 전력을 "AI 혁명의 병목(bottleneck)"으로 규정하며 가스 발전, LNG 프로젝트, 송전망 등에 장기 투자 기회가 많다고 짚었다. UBS는 구리·알루미늄 등 산업금속 비중 확대를, 냇웨스트는 희토류·전략자원이 '공급망 안보'와 직결되면서 지정학적 중요성이 커질 것이라고 제시하고, 피델리티는 구조적으로 높은 인플레이션 환경에서 실물자산·절대수익 전략이 전통 60:40 포트폴리오의 필수 보완재가 된다고 분석했다. 나티시스 설문에서도 기관투자가의 65%가 전통 60:40 대신 인프라·부동산·원자재·금 등을 섞은 60:20:20 구조가 2026년에 더 높은 수익을 낼 것이라고 답해, 원자재·실물자산을 '필수 축'으로 보는 인식 전환이 확인된다.​ 블룸버그NEF와 IEA 자료를 인용한 보고서들은 AI 데이터센터와 전력망 확충 수요만으로도 2030년까지 전 세계 구리 수요의 2~3%포인트 추가 상향을 가져올 수 있다고 추정한다. AI 데이터센터는 단일 시설당 수만 톤 단위의 구리와 막대한 전력을 소모하는 만큼, 이미 공급 부족이 우려되는 구리·은·희토류·갈륨 등 핵심 금속 시장에 추가적인 타이트닝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전기차·배터리·재생에너지 확대로 리튬·니켈·코발트 등 전환 메탈 수요가 2026년 한 해에만 30~40% 급증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어, 에너지 전환과 AI가 결합된 새로운 '미니 슈퍼사이클' 가능성이 거론된다.​ 인플레이션·무역·정책 측면에서의 환경도 원자재에 우호적이다. 모간스탠리 등은 미국·유럽에서 관세·보호무역 정책이 상수로 남는 한, 명목 물가가 2%를 상회하는 기간이 길어질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과거 데이터상 인플레이션이 2%를 넘는 구간에서 원자재 상품 수익률이 평균적으로 기타 자산 대비 20%포인트가량 우위였다고 지적했다. 동시에 에너지 안보 우려와 탄소 규제가 섞이면서, 가스·LNG·원유·우라늄은 "절대 줄일 수 없는 베이스 에너지"로, 구리·알루미늄·리튬·희토류는 "에너지 전환을 위한 전략 금속"으로 포지셔닝이 재정의되고 있다. 이런 환경 속에서 월가 IB와 기관투자가들은 2026년 포트폴리오에서 원자재 비중을 한 단계 높이는 전략을, "달러·채권·전통 주식만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에너지·인플레이션·안보 리스크를 헷지하는 가장 실질적인 방법"으로 제시했다. kwonjiun@newspim.com 2025-12-15 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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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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