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년 대비 27% 줄어…역대 최대 감소 폭
과다복용 해독제 보급 등이 기여
[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지난해 미국의 약물 과다복용 사망자가 역대 최대 폭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일부 전문가들은 정부의 예산 감축이 이 같은 약물 과다복용 사망자 감소 추세를 반전시킬 위험이 있다고 우려한다.
14일(현지시간)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에서 약물 과다복용으로 사망한 사람은 5년간 가장 적은 약 8만391명으로 전년 대비 약 27% 감소했다. 이 같은 감소 폭은 역대 최대다. 다만 약물 과다복용은 여전히 18세에서 44세 사이의 미국인 사망 원인 1위였다.
CDC는 성명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017년 첫 임기 중 오피오이드 위기를 공중보건 비상사태로 선언했음을 언급하면서 2023년 이후의 감소세에 대해 "공중보건 개입이 실질적인 변화를 만들어내고 있음을 보여주는 강력한 신호"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오피오이드 관련 사망자는 5만4743명으로 2023년 8만3140명에서 크게 줄었다. CDC는 2023년 말부터 매달 약물 과다복용 사망자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펜타닐 복용에 따른 사망자는 지난해4만8422명으로 1년 전보다 약 37%나 줄었다. 펜타닐은 여전히 미국에서 가장 큰 약물 과다복용 사망의 원인으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강력한 약물 과다복용 해독제인 날록손(naloxone)이 보급되면서 이 같은 사망자 감소에 기여한 것으로 보고 있다.
브라운대학교 공중보건대학에서 약물 과다복용 추세를 연구하는 브랜든 마셜 교수는 "이번 감소는 역사적으로 매우 중요한 과다복용 사망 감소로 평가할 수 있다"며 "현재 거의 모든 지역에서 감소세가 나타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일부 전문가들은 최근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예산 삭감이 이 같은 사망자 감소세를 뒤집을 수 있다고 우려한다.
노스캐롤라이나대학교 채플힐 캠퍼스의 나바룬 다스굽타 박사는 "예산 삭감은 우리가 필요한 마지막 단계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능력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약물을 사용하는 사람들과 직접 접촉할 수 있는 전문 인력의 감소는 지역별 과다복용 사망 증가를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다스굽타 박사는 펜타닐보다 더 강력하고 탐지하기 어려운 니타젠(nitazenes)과 같은 새로운 합성 화학 물질이 기다리고 있어 상황이 다시 악화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지역별로 보면 대부분의 주에서는 약물 과다복용 사망자가 감소했지만 사우스다코타와 네바다는 2023년에 비해 약간의 증가세를 보였다고 CDC 보고서는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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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타닐 전구체.[사진=로이터 뉴스핌] 2025.05.15 mj72284@newspim.com |
mj722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