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대기업 잇따라 유심 교체 권고
금융권, 인증 강화 및 알뜰폰 이용자 보호 나서
피해자 모임 결성·집단소송 움직임까지 확산
[서울=뉴스핌] 양태훈 기자 = SK텔레콤 해킹 사고로 인한 충격파가 SK텔레콤 이용자들은 물론 국내 산업계와 금융권까지 강타하고 있다. 기업들은 유심(USIM) 교체를 서두르며 내부 보안 강화를 추진하는 한편, 피해 이용자들은 집단소송 및 국민청원 등 집단 대응 움직임에 나서고 있다.
28일 네이버, 카카오, NHN, 카카오게임즈 등 주요 기업들은 이날 사내 공지를 통해 SK텔레콤을 이용하는 임직원에게 유심 교체와 유심보호서비스 가입을 권고했다. 앞서 삼성전자를 비롯한 주요 대기업들도 유사한 조치를 취하며 보안 대응에 나선 상태다.
이번 사고로 가입자 식별번호(IMSI), 단말기 고유식별번호(IMEI), 유심 인증키 등 주요 정보가 유출된 것으로 확인되면서, 스마트폰을 통한 업무가 일상화된 기업 입장에서는 정보 유출 방지를 위한 선제적 대응이 불가피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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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최지환 기자 = 가입자 유심(USIM) 정보를 해킹 당한 SK텔레콤이 유심 무료교체 서비스를 시작한 28일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 국제선 SKT 로밍센터에서 고객들이 유심교체를 위해 줄을 서 있다. 2025.04.28 choipix16@newspim.com |
금융권도 긴박하게 대응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통신망 인증만으로 본인 확인이 이뤄지는 경우 추가 인증수단을 도입하도록 권고했으며, 일부 보험사와 카드사는 SK텔레콤 본인인증 서비스를 일시적으로 중단하는 조치를 시행했다. KB국민은행은 KB리브모바일을 통해 SK텔레콤망 이용 고객들에게 유심 교체를 안내하고, 부정 로그인 탐지를 강화하는 방안을 시행 중이다. 토스모바일도 유심 무료 교체를 시작했다.
SK텔레콤은 이날부터 전국 2600여개 T월드 매장과 온라인 예약 시스템을 통해 유심 무료 교체를 본격화했다. 하지만 초기에는 확보된 유심 수량이 한정돼 대리점 앞 긴 대기줄과 예약 혼란이 이어지는 등 일부 이용자 불편이 이어지고 있다.
이용자들은 집단 행동에도 나섰다. 네이버 카페에 개설된 'SK텔레콤 개인정보 유출 집단소송' 모임은 현재 가입자 수가 2만 명을 넘어섰으며, 일부 이용자들은 'SKT 유심 해킹 공동대응' 홈페이지를 개설해 법무법인 선정을 통한 집단소송 준비와 함께, 국회 국민동의청원 추진, 정부기관 민원 제기 등을 병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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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SKT 유심 해킹 공동대응 홈페이지 안내] |
피해자들은 "유심 정보 유출은 단순한 통신정보 침해를 넘어 복제폰 개통, 금융 사기 등 심각한 2차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하며, 단순한 유심 교체만으로는 불안 해소가 어렵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부도 대응에 나섰다. 한덕수 국무총리 권한대행은 전날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SK텔레콤의 대응 적정성 점검과 정보보호 체계 강화를 긴급 지시했으며, 방송통신위원회, 개인정보보호위원회 등 관계 부처가 합동 조사를 진행 중이다. 사고 원인 규명과 재발 방지 대책 마련까지는 한 달 이상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SK텔레콤은 유심 무료 교체 외에도 유심보호서비스 가입을 독려하고, 이상탐지시스템(FDS)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 정확한 피해 범위가 아직 공개되지 않은 만큼, 이용자들의 불안은 당분간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dconnect@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