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범식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 제언
"현재로선 휴전·종전 가능성이 가장 커
트럼프 제안 실현·실패든 우크라 지원에
신중한 판단 필요…미러·북러 관계 주시
어떤 경우에도 '코리아 패싱' 사태 막아야"
[서울=뉴스핌] 김종원 국방안보전문기자 = 신범식 서울대 교수는 "우크라이나 종전 협상의 결과가 규정하게 될 국제 질서 변동 방향에 예의 주시하면서 유연하고 기민한 대응을 준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신 교수는 전쟁기념사업회(회장 백승주)가 지난 25일 연 '러시아·우크라이나 종전 협상 진행의 교훈' 주제로 진행된 '8회 KWO 나지포럼' 발제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이며 국제문제연구소장을 맡고 있는 신 교수는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국제 정세 변동과 종전 협상 : 한국 외교에 대한 함의를 중심으로' 주제로 발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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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범식 서울대 교수가 지난 25일 전쟁기념사업회(회장 백승주)가 연 '러시아·우크라이나 종전 협상 진행의 교훈' 주제로 진행된 '8회 KWO 나지포럼'에서 주제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전쟁기념사업회] |
신 교수는 러우 전쟁의 휴전·종전 협상 전망과 관련해 "현재로선 종전에 대한 강한 의지를 갖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입장차를 좁히기 위한 협상에 적극적인 미국 행정부의 외교적 노력이 적절한 우크라이나의 안전보장을 위한 타협안을 찾아냄으로써 휴전·종전 협상이 조만간 결실될 가능성이 가장 커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에 대한 향후 한국정부 대응과 관련해 신 교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제안이 실현되든 실패하든 간에 한국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에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신 교수는 "동북아에서 미러 간의 전략적 조율 결과가 어떻게 전개되는지, 북미 접근이 어떻게 시도되는지 예의 주시하며 적실하게 대응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특히 신 교수는 "어떤 경우에도 한국이 동북아 관련 논의에서 패싱되는 사태는 피해야 한다"면서 "새롭게 열리는 기회를 포착할 수 있는 기민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한러 관계와 관련해 신 교수는 "러시아는 중국과 지정학적 경쟁자 일본, 전략적 협력 가능성이 있는 한국과의 관계를 통해 자국 시베리아·극동 지역 개발과 경제 활성화에 관한 관심을 결코 포기한 적이 없다는 것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신 교수는 "한국 외교는 복합적이고 유동적인 국제 정세 속에서 더욱 유연하고 창의적인 전략적 사고를 펼쳐야 한다"고 거듭 제언했다.
이를 위해 신 교수는 "한미일 삼각 공조를 창조적인 방향으로 개편해 나가고 중국과 관계 개선을 위해 한중일 대화 활성화를 비롯한 다양한 노력에도 힘을 쏟아야 한다"면서 "동북아 전체의 안정과 균형을 도모해야 한다"고 말했다.
북러 간의 밀착과 관련해 신 교수는 "북러 새 조약이후 미묘한 세력 균형점의 변동에 따른 지역 정세를 능동적으로 관리해야 한다"면서 "러시아의 북한 비호 아래 북미 접근이 한국을 우회하는 방식으로 전개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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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노벽(가운데) 전 주 러시아 대사와 최윤희 대한민국 해양연맹총재, 신석호 동아닷컴 대표이사 전무, 유영철(오른쪽) 전 한국국방연구원(KIDA) 안보전략연구센터장이 전쟁기념사업회(회장 백승주)가 지난 25일 연 '러시아·우크라이나 종전 협상 진행의 교훈' 주제로 진행된 '8회 KWO 나지포럼'에서 토론하고 있다. [사진=전쟁기념사업회] |
신 교수는 "한국의 역할과 주도성을 증진하는 동해안 협력 벨트 활성화 방식으로 한반도 안정과 평화 구축을 위한 외교적 기회로 포착해 내는 창조적 전략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신 교수는 "유연 외교와 균형 외교를 넘어 능동적이고 창조적인 외교가 한국의 미래를 위해 절실히 요청되고 있다"고 제언했다.
무엇보다 신 교수는 "한국 정부는 북러 신조약을 단지 부정적이고 위협적인 시나리오로만 받아들이지 말고 지역 내 전략적 균형을 유지하고 한반도 긴장 완화를 위한 외교적 기회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신 교수는 "북한이 러시아뿐 아니라 미국이나 일본 등 다양한 국가들과 관계 설정에서 어떤 방향성을 보일지를 지속 주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 교수는 "북한의 전략적 선택에 따라 북한 관계의 성격이 편의적 협력에서 보다 구조화된 전략적 협력으로 진화할 가능성을 정확히 진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 교수는 "한국의 국익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동북아 정세를 관리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백승주 전쟁기념사업회장은 "국제사회의 러시아·우크라이나 종전 협상에 관한 관심이 집중되는 가운데 이번 포럼을 통해 종전 협상 과정을 분석하고 한국이 얻을 수 있는 교훈을 찾기 위해 각 분야 최고 전문가들을 초청해 이 자리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박노벽 전 주 러시아 대사와 최윤희 대한민국 해양연맹총재, 신석호 동아닷컴 대표이사 전무, 유영철 전 한국국방연구원(KIDA) 안보전략연구센터장이 심도 있는 토론을 했다.
사업회가 2024년부터 진행해 오는 KWO 나지포럼은 '전쟁기념사업회(Korea War-memorial Organization) 나라를 지키는 포럼'이란 의미다. 국가 안보의 중요성과 급변하는 국제정세를 정확히 인식하고 이를 국민에게 알리기 위해 기획됐다.
kjw861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