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충청 영남서 89.5% 득표...관심은 득표율
국힘 후보 경선 중 더 큰 관심은 韓 출마 여부
5월 4일이 사퇴 시한...다음 주 거취 결정될 듯
[서울=뉴스핌] 이재창 정치전문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경선 후보는 90% 득표를 목표로 독주하고 있다. 경쟁하는 김동연 경선 후보와 김경수 경선 후보의 캠프에는 현역 의원이 한 명도 없을 정도로 힘겨운 싸움을 하고 있다.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경선이 진행 중인 국민의힘의 관심은 당 밖 인사에 쏠려 있다. 이상한 대선판이다. 비정상의 극치를 달리는 우리 정치의 현주소다.
◆ 이재명 득표율 90% 돌파할까 = 이재명 후보는 지난 20일 영남권 경선에서 90.81%(6만 6526표)로 압도적 1위를 했다. 전날 충청권 순회 경선까지 합하면 누적 89.56%(12만 3583표)다. 2위는 김동연 경선 후보(5.27%·7271명), 3위 김경수 경선 후보(5.17%·7131명)였다. 경선이 '이 후보 콘서트'라는 얘기가 현실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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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뉴스핌] 윤창빈 기자 = 이재명(왼쪽부터), 김경수, 김동연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가 20일 오후 울산 울주군 울산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선출을 위한 영남권 합동연설회에서 인사를 하고 있다. 2025.04.20 pangbin@newspim.com |
이 후보는 결과 발표 직후 "당원 여러분들이 저에게 큰 기대가 있는 것 같아서 책임감을 느낀다"며 "이번 경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김경수 후보는 "남은 일주일이 본격적인 경선 기간이라 생각하고 호남과 수도권 경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고, 김동연 후보는 "당심은 당심대로 얻고, 국민의 마음을 얻는 것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민주당 대통령 후보는 오는 27일 권리당원 투표(50%)와 국민 여론조사(50%)를 합산해 결정된다. 과반 득표자가 나오면 후보로 확정된다.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결선으로 가지만 현 추세대로라면 그럴 가능성은 거의 없다.
관심은 이 후보의 득표율이 90%를 넘길 것이냐 여부다. 90% 안팎의 득표율은 민주당 역사상 최고 득표율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1997년 15대 대선 당시 새정치국민회의의 후보로 선출됐을 때의 78% 득표율을 뛰어넘는 것이다.
◆ 경선 중 당 밖 바라보는 국민의힘 = 국민의힘 경선은 처음부터 논란이 있었다. 자당 소속 대통령이 파면당한 만큼 자성과 반성 등이 우선이지만 11명이 출마하는 등 축제 분위기를 연출해서다. 물론 곧바로 8명으로 경선 후보자가 줄었다.
국민의힘 경선이 한창이지만 눈길은 당 밖으로 향하고 있다. 대선 후보 선출 과정은 4강전(22일)과 2인 결선행(29일)을 거쳐 5월 3일 결정된다. 이것이 끝이 아닐 수 있다. 경선에 불참한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의 출마 여부는 아직도 불확실하다. 한 대행이 무소속으로 출마하면 한 대행과 단일화 과정을 거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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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들이 20일 서울 강서구 ASSA아트홀에서 열린 대선 후보자 1차 경선 B조 조별 토론회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철우, 나경원, 홍준표, 한동훈 후보. 2025.04.20 yooksa@newspim.com |
국민의힘 의원 50여 명은 한 대행의 출마를 촉구하는 입장이다. 이들이 모두 한 대행을 미는 것은 아니지만 상당수는 한 대행 출마 시 지지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대선 후보로 유력한 사람은 김문수·홍준표·한동훈 경선 후보다. 한 대행 출마 시 단일화 가능성은 이들 중 누가 대선 후보가 되느냐에 달렸다. 김 후보는 단일화 여지를 남겨놓았지만 홍, 한 후보는 별도의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상당한 진통을 겪을 수도 있다.
김문수 후보는 20일 당 일각에서 이어지는 한 대행의 출마론에 대해 "한덕수가 아니라 김덕수 등 누구라도 이재명을 꺾는다면 힘을 모아야 한다"며 "우리나라 미래와 정치, 경제 발전을 위해 이재명을 이길 후보를 만드는 데 저 자신이 앞장서겠다"고 했다.
김 후보는 '한 대행 차출론을 부정하지 않는다는 뜻이냐'는 질문에 "요즘 좀 잠잠하지만, 현실적으로 그렇게 되고 있다"고 말했다.
◆ 한 대행은 여전히 '노 코멘트' = 한 대행은 이날 공개된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대선 출마 여부를 묻는 질문에 "아직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며 "노 코멘트"라고 답했다.
출마를 부인하지 않은 것은 사실상 여지를 남겨 놓은 것이다. 출마 쪽으로 한발짝 더 다가선 것 아니냐는 관측에 힘이 실린다. 국민의힘 주변에서는 "한 대행이 점점 출마 쪽으로 기울고 있다"는 말이 나온다.
민주당은 한 대행의 인터뷰에 대해 "사실상 출마 의사를 밝힌 것이나 다름없다"며 "지금 당장 국민 앞에 사죄하고, 공직에서 사퇴하라"고 압박했다.
물론 거취가 결정된 것은 아닐 수 있다는 얘기도 있다. 대미 협상에 힘을 싣기 위해 대선 출마 여부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는 것이라는 시각도 없지 않다.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전략적 침묵이라는 것이다.
변수는 여론 추이다. 지지율 상승세가 계속돼 이재명 후보를 이길 가능성이 50%를 넘어선다면 출마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지금처럼 양자 가상 대결에서 이 후보에 밀리면 출마가 쉽지 않을 수 있다.
국민적 공감대도 중요하다. 출마의 명분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번 주 본격화하는 미국과의 통상 협상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거둔다면 "한 대행에게 기회를 주는 게 좋겠다"는 여론이 형성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국민 60% 이상이 출마에 부정적인 기류가 바뀔 수 있다.
대선 출마를 위한 공직자 사퇴 시한은 다음 달 4일이다. 따라서 한 대행의 거취는 다음 주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leejc@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