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세계 최대 파운드리 업체 TSMC(대만반도체제조)가 최근 불거진 미국 인텔과의 합작법인(JV) 설립설에 대해 공식 부인하고 나섰다.
TSMC의 웨이즈자 CEO는 17일(현지시간) 1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TSMC는 현재 어떠한 기업과도 JV 설립이나 기술 이전, 기술 협력에 대해 논의하고 있지 않다"며 관련설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 |
TSMC 로고 [사진=블룸버그] |
웨이 CEO의 이 같은 발언은 최근 미국 매체 '디 인포메이션(The Information)'의 보도 내용을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다. 앞서 3일 매체는 TSMC와 인텔이 인텔의 반도체 공장을 공동 운영하는 JV를 추진 중이며, TSMC가 21% 지분을 갖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하지만 이번 CEO 발언으로 협력설은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 명확히 정리된 셈이다.
인텔은 이번 사안과 관련해 CNBC의 논평 요청에 즉답을 피했고, 과거에는 "루머에 대해 논평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유지해왔다.
인텔, 최악의 실적에 탈출구 모색…TSMC는 AI 수요로 호실적
한때 미국 반도체의 상징이던 인텔은 최근 엔비디아, AMD, 퀄컴, 애플 등 경쟁사에 밀리며 입지 약화를 겪고 있다. 특히 지난해에는 상장 이래 최악의 성적을 기록하며 주가가 61% 급락했다. 이 때문에 TSMC와의 협업설은 위기 탈출용 파트너십 가능성으로 해석되기도 했다.
반면 TSMC는 AI 반도체 수요 폭증에 힘입어 1분기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발표했다. 하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반도체 관세 정책, TSMC 고객사인 엔비디아·AMD에 대한 수출 규제 강화 등은 향후 대외 리스크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트럼프의 '리쇼어링' 압박 속 미묘한 입장차
이번 TSMC의 부인 발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제조업 리쇼어링을 명분으로 반도체 산업을 정조준하고 있는 시점에 나와 주목된다. 미 상무부는 최근 반도체 수입에 대한 전면 조사에 착수했으며, 이는 향후 대만산 반도체에 대한 관세 부과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TSMC의 이번 발언은 기술 주권과 글로벌 공급망 재편을 둘러싼 미·중·대만 3각 파워게임 속에서 자사의 독립성을 천명한 행보로 해석된다.
koinwo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