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15일 금융위 앞 기자회견 '고용승계' 요구
MG손보 사례 재현될 수도...인수 막판 갈등 걸림돌
동양·ABL생명, 통합후 인력 1700여명 '업계 4위'
[서울=뉴스핌] 이윤애 기자 = 우리금융그룹의 동양생명·ABL생명 인수가 금융당국의 승인이라는 '큰 산'을 넘을 것으로 기대되는 가운데 이번에는 두 보험사 노조와의 갈등이 새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1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동양생명과 ABL생명 노조는 오는 15일 금융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고용 승계와 단체협약 승계, 매각 위로금 지급 등을 촉구할 예정이다.
노조가 행동에 나선 배경은 금융당국의 자회사 편입 승인 결정이 임박했다는 판단 때문이다. 금융위는 이달 말 정례회의에서 우리금융의 동양·ABL생명 인수 안건을 처리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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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한태희 기자 = [사진=동양생명·ABL생명] 2024.08.19 ace@newspim.com |
금융위는 "아직 결정된 바 없다"고 선을 그었지만 지난달 27일과 이달 10일 두 차례 관련 안건을 사전 검토한 데다 조기 대선 정국까지 감안하면 승인 시점을 더 미루긴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다. 여기에 최근 MG손해보험 매각 무산에 이어 청산 가능성까지 불거지면서, 금융당국이 또 다른 소비자 불안을 자초할 수 없다는 점도 조기 승인에 힘을 싣고 있다는 평가다.
◆ "승계 약속하라"는 노조…구조조정 우려도 현실로?
승인이 된다면 다음 단계는 과제는 노조와의 고용승계 및 단체협약 승계 등과 관련한 논의다. MG손해보험의 경우 최근 노조 반발이 인수 무산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메리츠화재는 노조와의 갈등을 이유로 인수를 포기했다.
동양·ABL생명은 MG손보와 상황이 다르지만 고용승계 등은 짚고 넘어가야 할 핵심 사안으로 꼽힌다. 실제 양 보험사 노조는 우리금융의 인수가 결정된 지난해 7월에도 기자회견을 열고 ▲고용 승계 ▲노사 합의사항 승계 등을 요구한 바 있다.
업계가 예의주시하는 건 인력 구조조정 여부다.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임직원 수는 지난해 말 기준 각각 967명, 732명(임원·비정규직 포함 시 760명)으로 합산 1700여 명에 이른다. 이는 삼성생명, 한화생명, 교보생명 등 '빅3'에 이어 업계 4위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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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채송무 기자 = 우리금융그룹의 동양생명·ABL생명 인수가 금융당국의 승인이라는 '큰 산'을 넘을 것으로 기대되는 가운데 이번에는 두 보험사 노조와의 갈등이 새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표는 우리금융지주의 동양생명, ABL생명 인수 주요 경과. 2025.03.17 dedanhi@newspim.com |
반면 통합 후 자산 규모는 동양생명 33조3057억원, ABL생명 17조7591억원 등 약 51조원 수준으로, 생보업계 6위에 해당한다. 신한라이프생명(57조6000억원), NH농협생명(53조8000억원) 보다도 작다. 구조조정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이유다.
실제 2021년 신한생명-오렌지라이프, 2023년 KB생명-푸르덴셜생명이 각각 신한라이프와 KB라이프 등 통합법인 출범 전후 모두 희망퇴직 등 인력 효율화 작업을 진행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M&A 과정에서도 비슷한 수순이 전개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통합 후 자산 순위가 6위인데 반해, 인력은 1700명이다. 인력 규모가 자산 대비 과한 수준"이라며 "신한라이프생명, NH농협생명 등과 비교하면 적정 인원은 1100여명 선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고 말했다.
yuny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