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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문일답] 문혁수 LG이노텍 대표 "서버용 FC-BGA 인증 절차 중…유리기판 2년 뒤 양산"

기사입력 : 2025년03월24일 13:39

최종수정 : 2025년03월24일 19:18

제49기 LG이노텍 주총 개최…김정회 사외이사 신규
FC-BGA 사업 확대…"서버용 제품 내년 시제품 생산"
유리기판, 기술성숙 2027년…"연말 자체 개발 본격화"
휴머노이드, 2026년부터 B2B 중심으로 양산 시작

[서울=뉴스핌] 김정인 기자 = 문혁수 LG이노텍 대표가 PC용 플립칩-볼그리드어레이(FC-BGA) 양산에 이어 서버용 제품 생산에 속도를 올려 내년부터 본격적인 성장궤도에 오를 것이라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신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유리기판 사업에 대해선 기술 성숙을 2027~2028년까지 완성시켜 본격적인 양산을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통해 2030년까지 반도체용 부품 사업 매출을 3조원 규모로 성장시키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 서버용 FC-BGA 내년 본격화…유리기판, 이르면 2027년 양산

LG이노텍은 24일 오전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 위치한 본사 대강당에서 '제49기 정기주주총회'를 개최했다.

주주총회 이후 문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FC-BGA 사업 현황에 대해 "현재 글로벌 빅테크 기업 중 두 개 업체와 양산을 진행하고 있다"며 "가장 진입이 쉬운 PC분야부터 먼저 양산을 시작했고 이후 서버용 제품에 대해 현재 인증 절차를 진행 중이다. 올해 안에 한두개 정도는 인증이 완료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손익분기점 돌파 시점은 내후년으로 예상했다. 문 대표는 "투자 규모가 크다 보니 손익분기점은 내후년쯤 도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현재로서는 계획대로 양산이 순조롭게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신사업으로 추진 중인 유리기판에 대해선 현재 기술 완성도가 낮은 만큼 중장기 로드맵에 따라 2027~2028년 본격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혁수 대표가 24일 서울 강서구 LG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린 주주총회 이후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김정인 기자]

문 대표는 "현재 유리기판은 여러 가지 기술적인 문제들이 있다"며 "TGV 공정도 아직 완벽하지 않고 유리는 두꺼우면서도 비아(Via) 크기가 작아야 좋은 성능을 내는데, 그런 기술들이 원하는 수준까지 아직 올라오지 않은 상황"이라며 "이런 문제들이 모두 해결되는 시점은 2027년에서 2028년쯤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올해 10월쯤 장비가 들어올 예정"이라며 "현재 개발은 외주를 활용해서 진행 중이고, 자체적인 유리기판 개발은 올해 말이나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진행될 예정"이라고 했다.

로봇 시장은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 문 대표는 "휴머노이드는 사실 지금은 보여주는 사례들이 많지만, 실제 사업에 적용되는 시점은 2026년부터 일부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며 "처음부터 큰 물량은 아니고, 2026년부터는 몇 천대 단위로 공급이 시작될 것 같다"고 했다.

또 "많은 분들이 기대하는 것처럼 휴머노이드가 일상생활에서 활용되는 시점은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할 것 같다. 그보다는 공장 등 B2B 현장에 먼저 적용되거나, 사람과 협동하지 않고 로봇이 단독으로 동작하는 분야에서의 활용이 먼저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언급했다.

한편 이날 LG이노텍 주총에서는 제49기 재무제표 승인 건과 이사 선임 건,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 건, 이사 보수 한도 승인 건 등 총 4개 안건이 원안대로 가결됐다. 특히 김정회 한국반도체산업협회 부회장이 신규 사외이사로 선임됐다. 김 사외이사는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실장, 대통령비서실 경제보좌관실 비서관 등을 역임한 통상·무역 전문가로, LG이노텍의 글로벌 사업 강화 및 반도체 부품 사업 육성에 힘을 보탤 전망이다.

문혁수 대표가 24일 서울 강서구 LG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린 주주총회 이후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김정인 기자]

◆ 다음은 문혁수 LG이노텍 대표의 일문일답.

-CES2025에서 글로벌 빅테크향으로 FC-BGA 양산 시작했다고 언급했는데 구체적인 진행상황과 고객사 확보 현황은?

▲현재 글로벌 빅테크 기업 중 두 개 업체와 양산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승인 절차를 마치고 양산을 시작했으며, 가장 진입이 쉬운 PC 분야부터 먼저 양산을 시작했습니다. 이후 서버용 제품에 대해서는 현재 인증 절차를 진행 중이고, 이 중 한두 개 정도는 올해 안에 인증이 완료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내년부터는 본격적으로 성장세가 가속화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투자 규모가 크다 보니 손익분기점은 내후년쯤 도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현재로서는 계획대로 양산이 순조롭게 진행 중입니다.

-전기차 시장 둔화로 전장 사업 부진 이어지는데 대응이나 전략은?

▲전장 쪽은 사실 저희가 전기차와 관련 있는 부품들이 있습니다. 라이팅 등에서 전기차에서 비중이 높기 때문에 그쪽은 사실 영향을 받고 있는 상황입니다. 반면 모터나 커넥티비티 쪽은 기존 내연기관 차량에도 똑같이 많이 들어가는 부품들이기 때문에 그쪽은 상대적으로 영향이 적은 상황입니다. 저희가 보기에는, 전기차가 수요 자체가 줄어드는 게 아니라 성장 속도가 늦춰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래서 현재 수요 수준으로 봤을 때 올 연말이나 내년쯤부터는 다시 본 궤도에 올라서 성장이 이뤄질 거라고 예상하고 있습니다.

-지난 1월 CES2025에서 멕시코 공장 건설 예정대로 진행한다고 했는데 두 달만에 분위기가 달라졌다. 관세 우려 없나

▲현재 멕시코 공장에서 양산 중인 제품들은 관세를 고객사가 부담하고 있어서, 당장은 당사에 직접적인 영향은 없습니다. 다만 향후 관세가 제품 가격에 전가될 가능성이 있어 그 부분은 우려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일부 고객사에서는 멕시코가 아닌 한국에서 생산해 달라는 요청도 있습니다. 당사는 국내, 멕시코,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여러 생산 거점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이들 사이트를 적절히 활용해 관세 영향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고객과 협의하며 대응 중입니다. 멕시코 공장은 7월에 완공될 예정이며, 10월부터 본격적인 양산이 시작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CES에서 엔비디아 젠슨황 발표했을 때 휴머노이드 14개 로봇있었어. 이노텍이 절반이상 협력하고 있다고 했는데. 휴머노이드 진행상황은?

▲휴머노이드는 사실 지금은 보여주는 사례들이 많지만, 실제 사업에 적용되는 시점은 2026년부터 일부 시작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를 위한 양산 준비도 현재 진행 중이고요. 처음부터 큰 물량은 아니고, 2026년부터는 몇 대 단위로 공급이 시작될 것 같습니다. 또 2027년, 2028년쯤부터는 연 10배 수준으로 빠르게 성장할 것이라는 게 지금 예상입니다.

많은 분들이 기대하는 것처럼 휴머노이드가 일상생활에서 활용되는 시점은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할 것 같고요. 그보다는 공장 등 B2B 현장에 먼저 적용되거나, 사람과 협동하지 않고 로봇이 단독으로 동작하는 분야에서의 활용이 먼저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현재 저희는 카메라 분야에서는 다수의 업체들과 협력 중이며, 카메라 외에도 모터 기술을 기반으로 핸드(손)나 관절 부품 개발도 함께 진행하고 있습니다.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공시된 사업보고서보면 광학솔루션 사업의 비중이 80% 이상이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올해 중점을 둘 방향은?

▲광학 솔루션 사업은 주로 모바일 분야에 적용되기 때문에 신제품이 1년 단위로 나옵니다. 그래서 성장이든 계획이든 말씀드린 내용들이 실현되는 속도가 빠르고 실현율도 높은 편입니다. 반면 반도체나 전장(자율주행 포함) 쪽은 훨씬 개발 호흡이 깁니다. 제가 직접 해보니까, 어떤 제품 하나가 시장에 나오는 데까지 모바일보다 5배 정도 느린 속도로 진행되더라구요. 금방 될 것 같은 일도 실제로는 2~3년 더 걸리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현재 저희는 반도체와 자율주행차 쪽 고객사들과 여러 개발 과제를 동시에 진행 중이고 그 중 일부는 올해부터 양산이 시작되고 있습니다. 본격적인 양산 확대는 내년, 내후년부터 점진적으로 이어질 예정입니다. 수주 기준으로는 연간 4~5조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하고 있지만, 실제 매출로 반영되기까지는 통상 2~3년의 시차가 있습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외부에서는 당장의 실적에 그 변화를 바로 느끼기 어려울 수 있는데, 올해 4분기부터는 반도체와 전장 쪽 비중이 숫자로 조금씩 보이기 시작할 것 같고, 내년부터는 회사가 전체적으로 기존과는 다른 방향으로 성장하고 있다는 것을 체감하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유리기판 사업 관련,가시적인 성과 언제 나오나

▲현재 유리기판은 여러 가지 기술적인 문제들이 있습니다. TGV 공정도 아직 완벽하지 않고요. 유리는 두꺼우면서도 비아(Via) 크기가 작아야 좋은 성능을 내는데, 그런 기술들이 저희뿐 아니라 전체적으로 원하는 수준까지 아직 올라오지 않은 상황입니다. 그리고 크랙에 대한 문제도 아직 완전히 해결된 건 아닙니다. 이런 문제들이 모두 해결되는 시점은 2027년에서 2028년쯤으로 보고 있습니다.

다만 난이도가 조금 낮은 쪽의 유리기판부터는 조금씩 활용될 것으로 보이고요. 저희도 올해 10월쯤 장비가 들어올 예정입니다. 현재 개발은 외주를 활용해서 진행 중이고, 자체적인 유리기판 개발은 올해 말이나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진행될 예정입니다. 저희도 이런 문제들에 대한 파악은 하고 있고, 빅테크들과 협력하는 파트너사들이 있어서, 함께 협력해서 2027~2028년 사이에 문제를 해결해 나갈 계획입니다.

-최근 중국 업체들의 진입이 활발해지면서 수익성에 부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이는데, 이 부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먼저 저희가 2021년부터 2023년 사이에 카메라 쪽에 투자를 굉장히 많이 했습니다. 그 영향으로 인해 올해까지는 수익성이 그렇게 좋지는 않은 상황입니다. 다만 수익성이 다소 낮더라도 시장 점유율을 지켜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매출은 줄지 않지만 수익성은 떨어져 보일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에비타(EBITDA, 상각 전 영업이익)는 나빠지지 않았고, 계속 지키고 있는 상태입니다. 따라서 내년부터 감가상각이 줄어들면, 그 부분이 수익으로 실현될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현재는 중국 경쟁사들과 가격 경쟁을 하고 있지만, 밀리지 않고 시장을 잘 방어하고 있습니다. 베트남 공장도 준비가 완료돼 올해부터는 가격 경쟁이 심한 제품들을 중심으로 베트남 공장으로 이전할 계획입니다.

-유리기판의 본격적인 사업 시작 시점이 2027~2028년이라고 했는데, 그보다 기술 난이도가 낮은건 당장 가능한지

▲유리 기판이라고 하면, 저희는 PCB 기판의 코어에 유리를 사용하는 형태를 말합니다. 이걸 유리 기판이라고 부르고요. 이와 별도로 기존의 실리콘 인터포저를 유리로 대체하려는 시도들도 있습니다.

-글래스 인터포저는 올해나 내년에 양산될 수 있는지

▲저희는 글래스 인터포저는 현재 하고 있지 않습니다. 글래스 인터포저는 주로 TSMC 쪽에서 개발 중인 영역이라, 저희가 집중하고 있는 분야는 글래스 코어(Glass Core) 쪽입니다. 현재 저희는 고객사와 함께 글래스 코어 중심으로 개발 중이고, 저희는 아니지만 경쟁사나 다른 업체들에서 글래스 인터포저 관련 제품들이 조만간 시장에 나올 가능성은 있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중국 경쟁사들이 카메라 분야 공급에 대거 진입하면서 수익성에 타격이 있었던 것은 사실인데, 이러한 경쟁 환경이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이해해도 되는가. 또 카메라 관련 기술 수준이 중국 업체들과 거의 차이가 나지 않는 수준까지 좁혀졌다는 분석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나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카메라들은 현재 상당 부분 커머디티화(범용화)된 상태입니다. 예전에 저희가 개발했던 손떨림 보정(OIS)이나 연속줌 카메라처럼, 특수한 기능이 들어간 일부 카메라들만 저희가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고 있는 상황이고요. 앞으로는 그런 특수 제품 위주로 포트폴리오 전환이 일부 이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내부적으로 보면, 중국 업체들과 기술 격차가 여전히 존재하는 영역도 있고, 그런 고부가가치 제품은 국내 생산 중심으로 대응하고 있습니다. 반면 기술 격차가 거의 없는 범용 제품군은 베트남 공장에서 생산할 계획입니다. 그리고 이런 커머디티화 경향은 스마트폰 카메라에서 특히 강하게 나타나고 있지만 자동차, 로봇, 드론 등 다른 산업용 카메라 분야에서는 중국과의 디커플링 현상이 더 뚜렷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특히 미국 시장에 납품하는 경우에는 중국 생산 자체가 어려운 환경이기 때문에 그에 맞춰 생산과 공급망 전략을 조정 중입니다.

kji01@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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