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신뢰 54% vs 불신 40%
"현행 헌재 구성권, 정치적으로 편향될 수밖에"
"개헌, 국회 밖 공론장에서 논의돼야"
[서울=뉴스핌] 박서영 기자 = 윤석열 대통령 탄핵 선고일이 다가오면서 정치적 셈법에 따른 여론 분열이 심화되는 모양새다. 특히 헌법재판소에 대한 사회적 불신이 높은 탓에 헌재 선고 이후 사법부 신뢰 회복 및 국민 통합 방안에 머리를 맞대야 한다는 목소리가 잇따른다.
11일 법조계 안팎에선 이념적으로 갈린 탄핵 찬반 여론과 헌재에 대한 신뢰도 저하 문제를 우려했다. 윤 대통령의 파면 여부를 떠나 사회적 분열을 잠재우기 위해 제도 개선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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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재판소 심판정 모습. [사진=뉴스핌 DB] |
지난 8일 윤 대통령이 석방된 이후 탄핵 찬성·반대 세력들은 서울 도심에서 기자회견과 집회를 연달아 개최했다.
전국 1500여개 시민사회단체가 모인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비상행동(비상행동)' 공동의장단은 윤 대통령 석방 이후부터 종로구 경복궁 서십자각 일대에서 탄핵을 촉구하는 단식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반면 '대통령 국민변호인단' 소속 일부 지지자들은 탄핵 기각을 요구하며 헌재 앞에서 삭발식을 진행하는 등 국론 분열은 정점에 치닫는 상황이다.
헌재에 대한 사회적 불신 문제도 심화됐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 3일부터 5일까지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전국지표조사(NBS)에 따르면 '헌재 심판 결과에 대해 신뢰한다는 응답은 54%, 신뢰하지 않는다는 답변은 40%로 조사됐다.
이 같은 사회적 문제를 두고 헌법학자들은 탄핵 선고가 마무리되면 헌법재판관 임용 문제 등을 해소하기 위해 제도 손질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현행 헌법에 따르면 헌재를 구성하는 9명의 재판관 중 3명은 대통령이 임명하고, 3명은 국회에서 선출, 3명은 대법원장이 지명한 사람을 임명하게 되어 있다.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법전원) 교수는 "이른바 '333 원칙'이 외견상으로는 어느 쪽도 과반이 못 되는 황금 분할인 것처럼 보이지만 실질적으로는 대통령이나 대통령과 코드를 같이 하는 영향력이 압도적이다. 대통령이 지명한 3명, 대통령이 지명한 대법원장의 몫 3명, 국회 여당이 지명한 1~2명 모두 대통령과 비슷한 견해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장 교수는 "헌재 구성은 공정성이 핵심인데 정치적 편향성, 사법부 코드 인사 등에 의해 영향을 받고 있는 건 바람직하지 않기에 개선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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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가 임박한 11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의 모습. 2025.03.11 yooksa@newspim.com |
헌법학자들은 '개헌'을 통해 헌재 구성의 공정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사회적 신뢰도 회복과 정치와 사법의 분리가 이뤄질 수 있다고 봤다.
장 교수는 "전문적인 추천위원회에서 헌법재판관 추천을 복수로 하되, 국회에서 여야가 서로에 대한 비토권을 갖는 방식을 도입해볼 수 있다. 극단적인 정치 성향 인물은 배제할 수 있는 임용 방식"이라고 조언했다.
김선택 고려대 법전원 교수는 "개헌 논의를 국회에서만 하지 말고 국민들이 다함께 논의할 수 있는 공론장을 만들어야 한다. 시간을 두고 여유있게 다양한 의사를 수렴해야 한다. 그래야 공통적으로 합의할 수 있는 안이 나올 수 있고 탄핵 국면에서 분열된 국민 여론이 하나로 통합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김 교수는 학계 지식인·언론인 등의 역할도 강조했다. 그는 "지식인들이 이해관계에 따라 발언하는 것이 아닌 팩트에 기반한 이성적 발언을 해야 한다. 여론을 주도하는 오피니언 리더들이 건강한 공론장을 만들어주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seo0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