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사회 교육

속보

더보기

[AI 인재양성 대계]"성공하는 이공계 벤처 많아야 의대 쏠림 사라진다"

기사입력 : 2025년03월04일 15:12

최종수정 : 2025년03월07일 17:51

범진욱 서강대 전자공학과 교수 인터뷰
중국 한 대학 전자공학과 교수만 600명
'이공계 창업 지원' 등 정부·기업 지원 필요

[서울 = 뉴스핌] 김범주·신수용 기자 = 저비용·초고성능 인공지능(AI) 모델을 선보인 중국의 딥시크(DeepSeek) 파장이 이어지고 있다. 거대 내수 시장을 갖춘 중국의 특징 이외에도 국외에서 교육을 받은 경험이 없는 순수 국내파가 딥시크 개발의 주역이었다는 점에서 전 세계에 더욱 충격을 주고 있다.

딥시크 사례는 중국의 이공계 교육 시스템이 의과대학 진학에만 열을 올리는 우리나라와 확연히 대비된다는 평가다. 우수 인재를 AI와 같은 첨단 분야로 이끌지 못하고 어렵게 길러낸 인재 조차 해외 기업에 뺏기는 등 국내 현실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실패하더라도 재도전의 기회가 많은 미국, 이공계 인재 양성에 막대한 투자를 하는 중국 사례 등은 국내 이공계 벤처가 처한 현실에 주는 메시지가 분명해 보인다.

2025학년도 새학기 준비에 분주한 범진욱 서강대학교 전자공학과 교수(공과대학장)를 지난달 25일 서울 마포구 서강대 캠퍼스에서 만났다.

범 교수는 우리나라가 유지해온 '초격차' 전략이 위험하다고 진단하며, 정부와 기업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대표적인 지원책으로 '이공계 창업 지원'을 꼽았다.

그는 "성공한 벤처 기업가들이 롤모델이 돼 젊은이들이 새로운 벤처기업을 창업하게 되고, 이를 통해 형성된 부가가치는 국가 발전에 큰 견인차 역할을 한다"며 "미국에서는 도전했다가 실패를 해도 재도전의 기회가 주어지지만, 우리는 재기가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의대를 선호하는 국내 입시 제도에 대해서는 "오래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느냐에 대한 불안감이 있기 때문에 많은 학생들이 의대를 선택하는 것"이라며 "기업 문화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하는 일문일답>

-의대 정원 증원으로 올해 이공계 대입이 타격을 받은 것으로 분석되는데

▲이공계 학생들 중 의대 진학을 희망하는 경우가 있어서 학생들의 움직임이 있을지 걱정했지만, 생각만큼 파급은 크지는 않았다.

-대기업 취업이 보장된 계약학과가 의대보다 낮은 선호도를 보이는 현상이 일반화 됐는데

▲이공계를 의대에 비해 덜 선호하는 현상은 오래된 문제다. 의사라는 직업이 안정적이고 높은 급여를 보장하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급여 기준으로 대기업 엔지니어가 더 많다. 대기업에서 석·박사를 마치고 취업한 학생들은 상당히 높은 급여를 받는다.

다만 얼마나 오래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느냐에 대한 불안감이 있기 때문에 많은 학생들이 의대를 선택하는 것 같다. 독립적인 사업체를 운영할 수 있는 의사와 다르게 회사에 소속된다는 점도 단점으로 작용한다.

-대안이 있다면

▲벤처 기업을 활성화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제로투원'이라는 책에서도 얘기했듯이 회사를 하나 만드는 것은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것이고, 상당히 많은 가치를 창출한다. 적게는 수천억 원에서 크게는 수조 원까지도 창출하는 경우도 있다.

과정은 어렵지만, 회사를 잘 키워 성공시킨 사례가 이공계 출신 엔지니어들에게 상당히 큰 부를 가져다줄 수 있는 사례가 늘어난다면 이공계에 대한 인식이 개선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해외 기업에 취업한 이공계 학생들은 어떤 처우를 받나

▲제 연구실 졸업생 중에서도 미국으로 간 경우가 많은데, 한 번 가면 거의 돌아오지 않고 정착하는 사례가 많다. 미국은 기업을 여러 번 옮기는 것이 실력의 증거로 여겨지기 때문에 이직을 통해 연봉을 높이기도 한다.

반도체 분야에서 미국이 엔지니어를 적극적으로 유치하고 있어 국내 우수 인력 유출도 우려된다. 최근 미국이 반도체 공장을 대규모로 확대하면서 관련 일자리가 늘어나고 있다. 한국의 반도체 엔지니어들이 높은 연봉을 받고 해외로 나갈 가능성이 크다. 대비가 필요하다.

-우리나라 이공계 대학의 대외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있는데

▲중국은 이공계 인재 양성에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다. 중국의 한 대학은 전자공학과 교수만 600명, 학생이 6000명에 달한다. 이 같은 규모는 한국 전체를 합쳐도 따라가기 어려울 정도다. 중국에서는 이공계 인재들이 극심한 경쟁을 통해 살아남으며, 그 과정에서 혁신적인 기술이 나오고 있다. 우리나라도 단순한 지원을 넘어 이공계를 더욱 매력적인 분야로 만들어야 한다.

-이공계 인재 양성 방안이 있다면?

▲이공계 인재를 육성하려면 경제적 보상과 사회적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 현재 반도체 산업이 대규모 투자를 통해 성장하고 있고,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같은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지만, 정원이 제한된 대학 시스템이 인력 양성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

계약학과를 만들려는 기업에 대해 정부가 지원하고, 개혁하도록 유도하는 것도 방법이다.

[세종 = 뉴스핌] 김범주 기자 = 2025.03.04 wideopen@newspim.com

-해외 명문 대학은 기업들이 직접 대학에 투자하고 인재 양성에도 참여하는데

▲기업 문화의 차이라고 할 수 있다. 만일 인력 수요가 많은 분야가 있다면, 해당 인력이 충분한 경제적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시스템이 구축된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다.

예를 들어, 벤처기업을 창업하고 그 기업이 성공해 높은 보상을 받는다면, 창업에 대해 주저하는 일이 줄어들 것이다. 성공한 벤처기업가들이 롤 모델이 되어 젊은이들이 새로운 벤처기업을 창업하게 되고, 이를 통해 창출된 부가가치는 국가 발전에 큰 견인차 역할을 하게 된다.

우리나라의 경제 상황이 점점 나아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여전히 벤처기업이나 창업에 대한 인식, 기업을 설립하고 성장시키는 과정에서 미국과 비교했을 때 제약이 많다.

-구체적인 사례를 들자면?

▲미국은 한 번 실패하더라도 재도전 기회가 충분히 제공되지만, 우리나라는 한 번 실패가 사실상 재기가 불가능한 상황을 만들기도 한다. 이러한 제도적인 문제를 개선하고, 기업이 성공적으로 제품을 개발했을 때 대기업이 원활하게 인수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반도체 인력 양성을 위해 정부가 지원하는 것도 중요한데, 반도체 분야는 인력 양성에 많은 비용이 들어가므로 여러 국가들이 다양한 지원책을 마련하고 있다. 직접적인 지원뿐만 아니라, 제도를 개선해 창업과 산업 성장의 선순환이 이뤄지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과거 유럽에서도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정책이 시행됐다. 우리도 참고할 필요가 있다.

-반도체에서 앞서는 대만은 어떤지

▲반도체를 제작해 보는 경험이 중요한데, 이 과정에서 많은 비용이 발생한다. 따라서 학생들에게 실습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TSMC는 대만 대학과 협력해 대학에서 설계한 반도체 칩을 거의 무료로 제작해 주고, 그 결과물을 기업이 활용하는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일본과 네덜란드도 기업과 연구소가 협력해 인력 양성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대만의 경우 '인텐스 프로그램(Intense Program)'을 운영하고 있다. 해외 학생들이 대만에서 반도체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개별적으로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외국인 학생들에게 2년 동안 등록금과 생활비를 지원하며, 이를 통해 자국의 반도체 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처럼 각국은 반도체 인력을 확충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우리나라 또한 이러한 사례를 참고하여 제도적 개선과 지원 방안을 더욱 강화할 필요가 있다.

범진욱 서강대학교 전자공학과 교수는 "미국에서는 도전했다가 실패를 해도 재도전의 기회가 주어지지만, 우리는 재기가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사진은 지난 2월 25일 범진욱 서강대학교 전자공학과 교수(공과대학장)가 서울 마포구 서강대 캠퍼스에서 인터뷰 하는 모습/ [사진=뉴스핌DB]

-중국이 반도체 등 첨단 기술 개발에 대한 투자 방식을 평가한다면

▲물량 공세와 집중 투자로 반도체 기술에서 점점 한국을 따라잡고 있다. 반도체 산업은 1등만 살아남는 구조다. 일본이 한때 반도체 강국이었지만, 기술 우위를 놓친 뒤 다시 회복하지 못했다.

한국도 현재 기술 격차(초격차)를 유지하고 있지만, 방심하면 언제든 따라잡힐 수 있다. 기술 패권을 유지하기 위해 정부와 기업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수적이다. 반도체라고 하면 고전적인 산업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오랫동안 발전해 온 만큼 최첨단 산업이며 앞으로도 다양한 과제가 남아 있다.

현재의 모든 전자기기는 점차 작아지는 산업 구조 개편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질 것이며, 이는 반도체 기술 발전이 필수적이다. 반도체 산업은 결코 사라지지 않는 분야이며, 우리나라가 이 기술을 축적하고 선도해 나가는 것은 장기적인 발전 측면에서도 매우 중요한 일이다.

-이외에도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 육성이 필요한데, 방안이 있다면

▲현재처럼 대기업이 자체적으로 대응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정부 차원의 장기적인 정책과 지원이 병행돼야 한다.

반도체는 기술 우위를 놓쳤을 때 대가가 상당히 크기에 좋은 기술을 개발해 첨단 산업에서 우위를 유지할 수 있도록 계속 지원해야 한다.

wideopen@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중앙지법, 尹 구속적부심 18일 오전 [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내란 특검(특별검사)'의 재구속 적법성 여부가 오는 18일 나온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은 형사9-2부(재판장 류창성)오는 18일 오전 10시15분 윤 전 대통령 측이 청구한 구속적부심을 진행한다. 윤석열 전 대통령. [사진=뉴스핌DB] 윤 전 대통령 측 법률대리인단은 이날 오전 중앙지법에 구속적부심사를 청구했다. 윤 대통령 측은 "적부심의 일반적 법리인 구속이 실체적, 절차적으로 위법·부당하다는 점을 다툴 예정"이라고 밝혔다. 특검은 지난 6일 윤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후 서울중앙지법 남세진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지난 9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뒤 다음 날 새벽 '증거인멸 우려'를 이유로 윤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형사소송법에 따르면 법원은 구속적부심사 청구가 접수된 후 48시간 이내에 피의자를 심문하고, 증거 조사를 진행해야 한다. hyun9@newspim.com 2025-07-16 14:41
사진
'강선우 임명' 딜레마 빠진 대통령실 [서울=뉴스핌] 박성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의 임명 여부를 놓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보좌진 갑질' 의혹과 해명 번복, 임금 체불 논란 등이 이어지며 여론이 악화한 가운데, 대통령실은 인사 원칙과 여성 내각 구성이라는 정치적 목표 사이에서 셈법이 복잡해진 분위기다. 강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는 지난 15일 마무리됐지만, 논란은 오히려 커졌다. 국회 보좌진들 사이에선 익명 폭로가 이어지고, 여성단체들까지 "사퇴해야 한다"는 성명을 잇달아 내고 있다. 여권 내부에서도 부담을 토로하는 기류가 감지된다. 그럼에도 대통령실은 결정을 미루고 있다. 남은 청문회 과정을 모두 지켜본 후 종합 판단하겠다는 게 현재까지 대통령실 입장이다. 내부적으로 '임명 강행'과 '철회' 사이에서 득실 계산이 한창이다. [서울=뉴스핌]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3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5 세계정치학회(IPSA) 서울총회 개막식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2025.07.14 photo@newspim.com ◆ 여성 인재 중용 기조...정치적 부담 상존 임명을 강행할 경우, 이재명 정부가 추진하는 여성 인재 중용 기조를 유지할 수 있다는 점이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이 대통령은 내각 여성 비율을 30% 목표로 한다고 공언했으며, 여성가족부를 존치한 배경에도 그 같은 상징성이 깔려 있다. 실제로 강 후보자 외에도 이진숙 교육부 장관 후보자 등 여성 후보자들이 줄줄이 청문회에 오르면서, 한 명의 낙마가 전체 균형을 흔드는 도미노 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정치적 부담도 고려 대상이다. 강 후보자는 현직 국회의원이다. 만약 청문회를 거쳐 낙마할 경우, 이는 청문회 제도가 도입된 2000년 이후 사실상 처음 있는 '현역 의원 낙마' 사례가 된다. 이는 청문회 제도와 야당의 검증력을 키워주는 반면, 여당에겐 타격이 될 수 있다. 임명을 강행할 경우의 리스크도 작지 않다. 무엇보다 시민사회와 보좌진들 사이에 형성된 비판 여론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정부의 도덕성과 인사 기준 자체에 흠이 날 수 있다. 강 후보자는 앞서 '사적 지시는 없었다'는 취지로 부인했으나, 이후 공개된 텔레그램 메시지로 거짓 해명 논란이 일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여성가족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5.07.14 mironj19@newspim.com ◆ '버티기 인사' 반복시 내각 전체 불신 확산 우려 또한 임명 강행은 향후 이진숙 후보자 청문회에도 불똥을 튀게 할 수 있다. 여론이 악화된 상황에서 '버티기 인사'를 반복하면, 결국 전체 내각에 대한 불신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게 일부의 우려다. 대통령실은 16일 이후 여론 흐름 등을 토대로 강 후보자에 대한 거취를 결정할 방침이다. 일각에선 이진숙 후보자 청문회까지 모두 지켜본 뒤, 장관 인선을 '패키지'로 정리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정권 초반 인사를 둘러싼 시험대에서 이 대통령이 어떤 선택을 할지 주목된다. 강 후보자의 임명은 단순한 인사 문제를 넘어, 여성 인재 정책과 인사 기준, 여당 내 권력구도와도 맞물린 상징적 분기점이 되고 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 소속 국회의원 보좌진 모임인 민주당보좌진협의회(민보협) 역대 회장단은 이날 성명을 통해 강 후보자의 자진 사퇴를 요구했다. 이들은 "국회의원에게 보좌진은 단순한 직원이 아니라 의정활동 전반을 보좌하는 파트너이자 국민과 국회를 잇는 다리"라며 "그런 보좌진의 인격을 무시한 강 후보자의 갑질 행위는 여성가족부 장관은 물론 국회의원으로서의 기본적 자세조차 결여된 것이라 평가하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parksj@newspim.com 2025-07-16 14:36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