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종전 가능성에 따른 유가 하락 압력 여전
트럼프 관세 발표에 시장은 "협상 전략일 뿐"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상호 관세 세부 내용을 공개한 13일(현지시간) 금 가격은 사상 최고치 부근으로 올랐다. 유가는 트럼프 관세가 당장은 시행되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하며 약보합권에 머물렀다.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금 선물 4월물은 트로이 온스(1ozt=31.10g)당 전장보다 0.6% 상승한 2945.40달러에 마감됐다. 금 현물은 한국시간 기준 14일 오전 3시 41분 기준 전날보다 0.4% 오른 2915.76달러를 기록했다. 전날 기록한 역대 최고치인 2942.70달러와 멀지 않은 수준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각국에 대한 상호 관세 관련 로드맵을 제시하면서 부가가치세(VAT) 체계를 관세로 활용하는 국가들에 상호 관세 부과를 검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백악관은 컨퍼런스 콜에서 기자들에게 이날 당장 상호 관세 부과가 시행되지 않겠지만 트럼프의 무역 및 경제팀이 양자 관세와 무역 관계를 들여다보면서 수주 안에 부과가 개시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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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괴 [사진=블룸버그] |
앞서 공개된 미국의 1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한 달 전보다 0.4%, 1년 전보다 3.5% 올라 월가 전망치(전월비 0.3%, 전년비 3.2%)를 웃돌았다. 전날 나온 소비자물가지수(CPI)에 이어 PPI도 인플레이션 가속을 시사하면서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는 점점 후퇴 중이다.
CPM그룹 매니징파트너 제프리 크리스찬은 "(금 시장) 주요 변수는 정치적 불확실성과 경제적 결과"라면서 "PPI는 꽤 중립적이었지만 금 시장에 큰 영향을 주진 않았고, 글로벌 투자자들은 트럼프 (관세) 정책이 세계 경제에 미칠 영향을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종전 가능성으로 전날 2% 넘게 떨어졌던 유가는 트럼프의 상호 관세가 당장은 시행되지 않을 것이란 평가 속에 약보합권에 머물렀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3월물은 전장보다 배럴당 8센트(0.1%) 내린 71.29달러를 기록했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국제 벤치마크 브렌트유 4월물은 16센트(0.2%) 하락한 75.02달러를 기록했다.
포렉스닷컴 애널리스트 파와드 라자크자다는 "우크라이나 종전 가능성은 전쟁 관련 비용, 특히 에너지 부문 비용을 크게 낮출 수 있다"면서 트럼프 관세 위협과 관련해서는 "시장은 지금까지는 이를 단순한 협상 전술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중재로 3년간 끌어온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낼 가능성이 커졌다고 자신했다. 자신의 트루스 소셜 계정을 통해 "어제 러시아, 우크라이나와 훌륭한 대화"를 했다면서 이같이 밝힌 것이다. 이어 "그 끔찍하고 매우 피비린내 나는 전쟁을 끝낼 상당한 가능성(good possibility)!!!"이라고 적었다.
애널리스트 라잔 힐랄은 "우크라이나 종전 협상 보도가 에너지 공급 차질 우려를 누그러뜨렸으나 중동 긴장과 관련해서는 여전한 불확실성이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프라이스퓨처스그룹 선임 시장 애널리스트 필 플린은 "관세와 무역 전쟁은 산업 활동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며, 단기적으로는 인플레이션도 부추길 텐데 이는 모두 원유 사용에 부정적 결과를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