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145만원·서울 520만원 더 높아
전국 17개 시·도 모두에서 분양가 역전
[서울=뉴스핌] 송현도 기자 = 공사비 증가와 금리 상승 여파로 15년 만에 분양가가 매매시세를 추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09년 이후 15년 만에 평균 분양가격이 평균 매매시세를 역전한 것이다.
24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전국의 평(3.3㎡) 당 평균 아파트 분양가는 2063만원, 평균 아파트 매매시세는 1918만원으로 조사돼, 분양가가 145만원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국민평형인 전용면적 33평(85㎡) 기준으로 비교할 경우 분양가 수준이 전국은 5000만원 높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서울의 경우 아파트 분양가 4820만원에 매매가는 4300만원으로 조사돼, 시세에 비해 분양가가 520만원이 더 높은 수준으로 드러났다.
분양가 급등의 주된 원인으로는 건축비, 물류비, 인건비 등 원가 상승이 꼽힌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글로벌 공급망 불안정과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여파로 인해 자금 조달 비용이 상승하며 분양가 상승세가 가속화됐다.
2000년대 후반까지만 해도 분양가는 매매 시세를 넘어서는 경우가 드물었다. 그러나 2023년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완화 이후, 분양가 상승세가 본격화되면서 지난해에는 역전 현상이 나타났다.
서울 지역의 경우, 2018년에는 분양가가 시세 대비 평당 50만 원 더 비쌌지만, 이후 분양가상한제 도입과 함께 2019년부터 2022년까지는 분양가가 시세보다 낮은 상황이 지속되었다. 그러나 2023년부터 격차가 급격히 줄어들었고, 지난해에는 다시 분양가가 시세를 추월했다.
분양가 상승은 수도권뿐 아니라 지방에서도 두드러졌다. 특히 ▲제주(1245만 원) ▲울산(1096만 원) ▲부산(954만 원) 등 지방 지역에서 분양가가 매매 시세를 크게 초과했다.
이는 지방 건설사들이 높아진 건축비와 금리 부담 속에서도 미분양 주택을 처리해야 하는 이중고에 처해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11월 기준 지방의 미분양 주택은 5만652가구에 달한다. 부동산R114 관계자는 "지방 수요자 입장에서는 높아진 분양가에 청약통장을 쓰기 보다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기존 아파트나 할인하는 미분양에서 내 집 마련하는 것이 더 유리해진 상황"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분양가가 당분간 하락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한다. 정부가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는 공공택지에서도 기본형건축비를 작년 3월과 9월 각각 3.1%, 3.3% 인상한 데다, 최근 환율 상승으로 수입 건축자재와 물류비가 추가로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R114 관계자는 "최근 정치 혼란에 따른 환율 급등(원화가치 하락)에 따라 해외에서 수입하는 건축자재와 물류비 등도 상승 중인 만큼 올해도 전국 및 17개 시도 민간택지에서의 분양가 상승흐름은 계속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doso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