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별하지 않는다' 미국판 출간 앞두고 뉴욕타임스와 인터뷰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한국인 처음으로 노벨문학상을 받은 한강 작가가 지난달 3일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 선포와 해제 과정을 긴장 속에서 지켜봤다고 말했다.
한강 작가는 2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와 인터뷰에서 당시 계엄에 저항한 국회의원과 시민들을 언급하며 "1979, 1980년의 기억은 직접적으로 경험했든 간접적으로 경험했든, 반복돼서는 안 된다는 걸 사람들은 알고 있었고, 그래서 한밤중에 거리로 나선 것"이라며 "그런 식으로 과거와 현재가 연결돼 있다"고 부연했다.
[서울=뉴스핌] 사진공동취재단= 한국인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 2024.10.17 photo@newspim.com |
한강 작가가 언급한 1979년에는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 9번째 비상계엄령이 선포된 해다. 당해 10월26일 박정희 대통령이 사망하면서 다음 날인 27일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에 비상계엄이 선포됐다.
해당 계엄령은 1979년 12.12쿠데타로 사실상 권력을 장악한 신군부에 의해 1980년 5월17일 제주도를 포함한 전국으로 확대되면서 5.18 광주민주화운동이 일어났다.
한강 작가의 대표작 중 하나인 '소년이 온다'는 5.18 광주민주화운동 피해자들의 이야기를 다뤘다.
NYT는 한강 작가의 작품이 한국의 권위주의적 과거사를 다루고 있다며 이는 "대통령이 잠시 계엄령을 선포한 12월 이후 (작품과 현실의) 연관성이 더 커진 듯 보인다"고 평가했다.
한강 작가는 "최근 일어난 사건들에 대해 여전히 곰곰이 생각하고 있다면서, 자신이 작품을 통해 한국 현대사의 비극적인 장면들을 연이어 다루는 것은 결코 의도한 게 아니다"라고 했다.
이어 "한국의 고통스러운 순간을 깊이 직면하고 글을 쓰면서 곳곳에서 벌어지는 잔혹한 행위들을 겪은 피해자들의 경험, 그들을 잊지 않고 기억하려는 사람들과 자신이 깊이 연결돼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강조했다.
특히 한 작가는 "그것은 고통이고, 피"라면서 "하지만 그것은 죽어 남겨지는 부분과 살아있는 부분을 연결하는 삶의 흐름"이라고 덧붙였다.
alice0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