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통위 금리인하 기조 유지에 반등
하방경직성 강화, 변동성 확대 지속
[서울=뉴스핌] 김연순 기자 =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달러/원 환율이 장중 1440원대로 하락했다.
지난 15일 윤석열 대통령 체포 집행으로 정치적 불확실성이 다소 해소되고, 이번 금리 동결로 환율 상승 요인은 완화된 모습이다. 하지만 금리인하 기조 유지, 오는 20일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본격 취임으로 환율 하방경직성은 강화되면서 변동성 확대 국면은 지속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17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달러/원 환율은 전날 오후 3시30분 기준 전 거래일 대비 4.5원 하락한 1456.7원에 마감했다.
이날 환율은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3.00%로 동결함에 따라 낙폭을 확대, 장중 한때 11원 넘게 급락하며 1449.60원까지 저점을 낮추기도 했다. 하지만 이창용 한은 총재의 기자회견이 시작된 이후 낙폭을 축소했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환율이 금리 동결 소식으로 하락했지만 추가적인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놓으면서 하락폭을 대부분 축소했다"고 전했다.
[서울=뉴스핌] 사진공동취재단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6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를 열고 있다. 2025.01.16 photo@newspim.com |
이창용 총재는 이날 통화정책 방향 결정 회의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한 배경으로 '고환율'을 꼽았다. 이 총재는 "경기만 보면 금리 인하가 맞지만, 환율이 너무 높아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는 "정치적 변화가 환율에 크게 영향을 주고 있다"며 "현재 환율 수준은 우리나라 경제 펀더멘털이라든지 미국과의 기준금리 격차로 설명할 수 있는 것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환율이 1400원에서 1470원 수준까지 올랐는데 이 가운데 50원 가량이 미국 달러화 강세에 따른 영향, 20원이 정치적 이유"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 총재는 "저를 제외한 금융통화위원 6명 모두 3개월 이내에 현재 연 3.00%보다 낮은 수준으로 기준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을 열어놔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백윤민 교보증권 연구원은 "기준금리 동결에도 불구하고 국내 경기 하방리스크 완화를 위한 금리인하 필요성이 언급됐다"며 "3개월내 금리인하 의견을 가진 위원수가 6인이라고 한 만큼 현 시점에서는 2월 기준금리 인하는 기정사실로 판단된다"고 전망했다.
한은이 금리를 동결했지만 사실상 2월 금리 인하를 시사하면서 달러/원 환율에는 하방 경직성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올해 금리 전망이 높아진 상황에서 한은이 금리 인하에 나서게 되면 한미 금리 차가 더 커져 추가 상승을 부추길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본격 취임하는 만큼 달러 강세가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또 다른 딜러는 "환율이 국내 정치 상황 변화에 따라 당분간 변동성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지만 기본적으로 글로벌 달러와 연동돼서 움직일 것 같다"며 "국내 정국 혼란과 강달러로 1450~1470원대에 고착한 상황에서 1월 중 추가 하락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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