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오미·BYD코리아, 하루 차이로 한국 시장 진출
전문가들 "한국 차별점 마련하지 않으면 점유율 싸움에서 밀릴 것"
[서울=뉴스핌] 조수빈 기자 =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 1위 비야디(BYD)와 글로벌 테크 기업 샤오미를 필두로 중극 브랜드들이 올해 한국 시장을 집중 공략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중국 브랜드는 이미 한국 브랜드와 기술적으로는 차이점이 거의 없는 상황"이라며 "한국만의 차별점을 마련하지 않으면 국내 시장 점유율도 지키기 어려울 것"이라는 진단을 내놨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BYD코리아는 승용차 부문에 진출하면서 이날 보조금 적용 시 2000만원대에 구매할 수 있는 전기차 아토3을 출시했고 샤오미는 60만원대 반값 휴대폰 등을 내세워 한국 법인을 출범했다. 연이어 중국 업체들이 한국 시장 상륙을 발표한 이례적인 상황에 업계도 긴장상태다.
◆ 샤오미 기술 삼성 거의 따라 잡았다…연구개발 강화해야
특히 샤오미가 진출한 가전업계의 우려가 크다. 샤오미가 한국 법인 출범과 동시에 내놓은 신제품은 스마트폰을 비롯해 TV, 웨어러블, 보조배터리, 로봇청소기 등 14개에 달한다.
기술력도 삼성전자를 따라잡았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샤오미가 출시한 이번 스마트폰에는 삼성전자가 지난해 출시한 갤럭시 S24 시리즈에 최초로 탑재된 서클 투 서치 기능도 들어가 있다. 서클 투 서치는 손가락으로 화면에 동그라미를 그리면 앱 전환 없이 검색 결과가 제공되는 인공지능(AI) 기능이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과 교수는 "연초부터 중국 브랜드들이 국내 시장에 상당히 공격적인 경영을 이어가고 있는데 한국 브랜드들이 자국 시장에 대한 지나친 자신감 등으로 연구개발을 소홀히 한 면이 있다"면서 "가전업계의 생존을 위해서라도 신제품 출시, 연구개발 강화 등에 투자를 지속해야 한다"고 짚었다.
특히 샤오미는 중국에서 사물인터넷(IoT) 기반 생태계를 조성하면서 순식간에 점유율을 확장한 브랜드다. 샤오미 스마트폰은 애플과 비슷하게 소비자 커뮤니티를 구성하고 가전제품과 연계 판매하는 브랜드 전략을 도입해 가전제품과 동시에 성장했다. 서 교수는 "한국 시장 진출을 통해 브랜드 입지를 구축하는 것 자체도 샤오미에는 유의미한 성과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천=뉴스핌] 김학선 기자 = 16일 인천 중구 상상플랫폼에서 열린 BYD 승용 브랜드 런칭 미디어 쇼케이스에서 조인철 BYD코리아 승용부문 대표가 아토3를 비롯한 전기차를 소개하고 있다. 2025.01.16 yooksa@newspim.com |
◆ 품질·보안 신경 쓴 티 역력…한국 소비자에 中 이미지 변화 시도
BYD코리아도 동급의 전기차로 꼽히는 기아 EV3보다 1000만원 가량 저렴한 아토3를 출시하면서 한국 소비자와 만났다. 한국 소비자를 고려한 합리적인 가격을 고민했다고 밝힌 BYD코리아는 연내 씰, 씨라이언7 등 전기차 2종을 더 출시할 예정이다.
조철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BYD코리아와 샤오미의 이번 한국 진출 전략을 보면 소비자에 대한 학습을 매우 잘해 왔다"며 "BYD의 경우 판매점을 테슬라보다도 많이 확보했고 딜러 네트워크를 통해서 A/S 문제도 초기에 잘 대응해보겠다는 의지가 느껴진다"고 말했다. 샤오미도 보안 등 인식 개선을 위해 자사 스마트폰 차세대 운영체제인 하이퍼OS에 이용자 데이터를 보호하기 위해 3중 보안 체계를 구축했다.
조 선임연구위원은 BYD의 가격 경쟁력을 언급하며 테슬라와 더불어 수입품이 더 많이 팔리는 시장이 될 가능성이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조 선임연구위원은 "한국 제품은 중국과는 달리 가격을 떨어뜨리기 쉽지 않기 때문에 차별화 전략이 우선적으로 만들어져야 하지만 아직 기업별 전략이 뾰족하진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차에서도 중국 브랜드 진출에 대해 우려스럽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양진수 현대차그룹 HMG경영연구원 모빌리티산업연구원장은 BYD코리아 출범을 하루 앞둔 15일 "국내 로봇청소기 점유율 1위를 차지한 것은 중국업체 로보락"이라며 "로보락이 들어와서 LG가 시장 점유율을 많이 뺏겼다. 이러한 사례가 자동차 시장에서도 얼마든지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중국 브랜드들의 진출로 한국 기업이 눈여겨 봐야 할 포인트는 국내가 아닌 글로벌 시장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중국 브랜드들은 반중 정책으로 인해 미국 수출이 불가능하고 유럽 역시도 관세 문제로 진입이 어렵다. 전병서 중국경제금융연구소장은 "남은 게 아시아 시장인데 이중 스마트폰과 가전에선 삼성, 자동차에서는 현대자동차라는 브랜드들이 버티고 있다"며 "이 브랜드들과 경쟁해 한국에서 중국 브랜드를 성공적으로 이식한다면 글로벌에서도 중국 브랜드가 아닌 아시아 브랜드로 이미지를 제고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beans@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