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9일(현지시간) 독일을 제외한 유럽 주요국 증시가 대부분 올랐다.
열흘 앞으로 다가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 인플레이션의 고공 행진 지속, 속도 조절 가능성이 높아진 금리 인하 전망 등 시장 분위기가 어수선한 가운데 기초자원과 헬스케어 등 일부 주요 섹터들의 선전으로 지수가 우상향하는 모습이었다.
미국 시장이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의 장례식으로 휴장하면서 유럽 시장도 영향을 받아 거래량은 줄었다.
범유럽 지수인 STOXX 600 지수는 전장보다 2.17포인트(0.42%) 오른 515.84로 장을 마쳤다.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100 지수는 68.66포인트(0.83%) 오른 8319.69로,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는 37.86포인트(0.51%) 상승한 7490.28로 마감했다.
반면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지수는 12.84포인트(0.06%) 내린 2만317.10으로 장을 마쳤다.
이탈리아 밀라노 증시의 FTSE-MIB 지수는 206.77포인트(0.59%) 상승한 3만5315.51로, 스페인 마드리드 증시의 IBEX 35 지수는 101.20포인트(0.86%) 오른 1만1899.30에 마감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 [사진=로이터 뉴스핌] |
시장은 트럼프의 취임과 함께 벌어질 다양한 충격파의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고율의 관세 도입과 무역 갈등, 인플레이션의 재점화, 각 중앙은행의 금리 인하 속도 조절 등이 잇따라 펼쳐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런 전망으로 전 세계적으로 채권 수익률이 급등하고 각국 화폐 가치도 떨어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날 글로벌 금융 시장에서는 영국 파운드화와 국채 가격의 동반 하락이 이목을 끌었다.
파운드화는 장중 1% 하락하면서 2023년 11월 이후 최저인 1.2239 달러를 기록했다. 10년 만기 영국 국채도 수익률이 13bp(1bp=0.01%포인트) 오른 4.92%를 찍었다. 금융위기 때인 2008년 이후 최고 수준이다.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 관계자는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을 신청했던 1976년 부채 위기 때를 연상시키게 한다"고 말했다.
독일 국채 10년물도 2.528%에 거래되며 정점에서는 다소 하락했지만 여전히 수개월래 최고치에 근접한 수준에 머물렀다.
캐피털이코노믹스의 수석 경제학자인 휴버트 드 바로체스는 "선진국 전역에서 채권이 매도되고 있다"면서 "이는 트럼프 정책에 대한 우려, 특히 미국 공공 재정에 대한 전망이 이미 좋은데도 불구하고 더 많은 감세를 제공하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채권은 머지 않아 회복될 것"이라며 "한 가지 이유는 트럼프가 계획만큼 감세를 못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20개국)의 소비 추세는 향후 경기에 대한 기대감을 살리지 못했다.
유럽연합(EU)의 공식 통계기구인 유로스타트는 유로존의 11월 소매 매출이 전월 대비 0.1%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의 예상치 0.4% 증가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었다.
캐피털이코노믹스의 애널리스트들은 "(유럽 지역에서) 강력한 경기 회복에 대한 희망은 잘못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주요 섹터 중에서는 기초자원 섹터가 1.5% 상승하면서 전체적인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안토파가스타와 앵글로아메리칸, 리오틴토 등 영국 런던 증시에 상장된 광산업체들의 주가가 1.5%에서 3.3%까지 올랐다.
헬스케어 섹터도 1.01% 상승했다.
특징주로는 영국 유통업체 막스앤스펜서와 베이커리 체인 그렉스가 크리스마스 시즌의 부진한 매출 실적에 따라 각각 8.4%와 15.8%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