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Q 영업이익 6.5조원...증권가 전망치 7조~8조원
중국 메모리 업체 공세에 HBM 부진 겹쳐
[서울=뉴스핌] 정승원 기자 = 삼성전자가 작년 4분기에 '어닝쇼크(Earning Shock)' 수준의 실적을 냈다. 메모리 부문 비용 증가와 모바일 부문의 경쟁 심화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는 연결 기준 2024년 4분기 매출 75조원, 영업이익 6조5000억원을 기록했다고 8일 밝혔다.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의 모습. [사진=뉴스핌DB] |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0.65%, 영업이익은 130.50% 증가했으며 전기 대비 매출은 5.18%, 영업이익은 29.19% 줄었다.
이번 실적은 증권가의 전망치에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앞서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의 4분기 영업이익이 7조~8조원 수준일 것으로 전망한 바 있는데 실제로는 7조원에도 미치지 못한 것이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부문인 디바이스솔루션(DS)에서 IT 제품 중심의 업황 악화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메모리 사업은 PC·모바일 중심의 컨벤셔널(범용) 제품의 수요 약세 속에 고용량 제품 판매 확대로 4분기 메모리 역대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
하지만 미래기술 리더십 확보를 위한 연구개발비 및 선단공정 생산능력 확대를 위한 초기 램프업(생산량 확대) 비용 증가의 영향으로 실적이 감소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D램, 낸드플래시로 대표되는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세계 1위를 지키고 있지만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에서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삼성전자는 고대역폭메모리(HBM)를 미국 엔비디아에 납품하는 테스트 과정 중에 있다.
여기에 중국 메모리 업체들이 물량 공세를 거치면서 삼성전자의 메모리 사업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 중국의 창신메모리(CXMT)는 삼성전자의 절반 가격으로 시장에 제품을 내놓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올해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시장조사 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1분기 D램 가격은 8~13% 정도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비메모리 사업은 모바일 등 주요 응용처의 수요 부진 속 가동률 하락과 연구개발비 증가의 영향으로 실적이 하락했다.
디바이스경험(DX) 부문은 모바일 신제품 출시 효과의 감소와 업체 간 경쟁 심화로 실적이 줄었다.
이는 지난해 7월 출시한 갤럭시 Z 폴드6, Z 플립 6의 출시 효과가 끝나고 중국 브랜드인 화웨이, 샤오미와의 경쟁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하반기 애플이 인공지능 기능 '애플 인텔리전스'를 적용한 아이폰 16을 출시한 것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는 연간 실적으로 매출 300조800억원, 영업이익 32조7300억원을 기록했다. 반도체 한파를 겪은 전년도와 비교해 영업이익은 398.17%, 매출은 15.89% 증가했지만 영업이익 33조원, 매출 301조원을 제시한 증권가의 전망에 미치지 못했다.
올해 실적 전망도 밝지 않다. 한화투자증권은 최근 삼성전자 반도체(DS) 부문의 올해 영업이익을 기존 25조6000억원에서 16조7000억원으로 낮췄으며 키움증권도 올해 삼성전자 DS 부문 영업이익을 기존 전망치보다 낮은 19조2000억원으로 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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