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달만에 3.50→3.00%. 저성장 대응
은행권 대출금리도 단계적 인하 추세
대출규제 확대에 차주 체감은 제한적
내년 관측 엇갈려, 경기회복 여부 관건
[서울=뉴스핌] 정광연 기자 = 한국은행이 전격적으로 2개월 연속 기준금리를 인하하면서 은행권 대출금리 변동에 관심이 쏠린다. 이번주부터 소폭 하락이 예상되지만 시중은행들이 대출총액관리를 위해 대대적인 대출제한정책을 펼치고 있어 실제 차주들의 체감은 미미할 전망이다. 가계대출 증가세가 여전하다는 점에서 향후 대출금리 인하 역시 큰 폭의 변화는 어렵지 않겠냐는 관측이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두달 연속 인하함에 따라 이번주부터 은행권 대출금리도 하락세를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지난 10월 기준금리 인하(3.50→3.25%) 이후에는 시중은행들이 총액 관리를 위해 금리 조정에 난색을 표하며 가계대출 금리가 오히려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10월 금융기관 가중평균 금리'에 따르면 10월 예금은행 신규취급액 기준 가계대출 금리는 전월대비 0.32%포인트(p) 오른 4.55%로 나타났다. 8월 이후 3개월 연속 상승했으며 1월 4.86%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는 4.05%로 0.31%p 증가했다. 역시 3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으며 전세자금대출 역시 0.21%p 오른 4.26%를 기록했다.
금융당국의 전방위 규제에도 금융권 가계대출은 10월 6조6000억원이 증가하는 등 최근 6개월 누적 40조원 이상 늘었다. 대출을 줄이기 위해 일부 상품 판매까지 중단하는 상황에서 금리를 낮추기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한은이 2개월 연속 기준금리 인하(3.25→3.00%)라는 결정을 내린만큼 이달부터는 시중은행도 단계적인 금리인하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미 시장에서는 소폭 하락세가 확인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은행권 주담대(고정형) 금리 산정 기준이 되는 은행채 5년물(무보증·AAA) 금리는 한은의 2개월 연속 기준금리 인하 발표일인 28일 기준 3.000%를 기록하며 연 최저치로 떨어졌다.
같은날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 5년 고정형 주담대 금리는 3.5~6.0%로 전월대비 0.2%p(하단기준) 가량 떨어졌다. 11월 기준금리 인하 효과가 본격화되는 이번주부터는 더 큰 하락세가 예상된다.
다만 대출금리가 떨어지더라도 차주들이 체감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당국의 가계대출관리 압박에 따라 시중은행들이 대대적인 대출제한에 나섰기 때문이다. 다주택자에 대한 주담대가 사실상 금지된 상황에서 비대면 대출까지 속속 막히는 등 전방위 대출제한이 확대되고 있다.
특히 5대 시중은행 중 국민과 신한, 하나, 우리 등 4곳은 금융당국에 제출한 연간 대출총량을 이미 지난 8월에 넘어선 상태다. 내년 총량 설정 시 패널티를 피하기 위해서라도 최소 연말까지는 대출금지 수준의 관리가 불가피한 이유다.
내년 전망은 엇갈린다. 내수 진작을 위해서라도 빠른 금리 인하가 필요하다는 주장과 가계대출폭증과 집값 상승세 촉발 등 부작용이 커 신중한 접근이 요구된다는 목소리가 공존한다. 결국 경기회복 여부가 관건이라는 분석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기준금리가 2개월 연속 떨어진만큼 대출금리도 어느 정도 하락할 수 밖에 없겠지만 대출이 제한된 상품이 많아 실제 체감은 어려운 상황"이라며 "내년을 예측하기는 어렵다. 가계대출 관리라는 당국 방침 속에서 실수요자 피해가 없도록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peterbreak2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