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명씨, 여론조사 견해 차 다툰 뒤 본 적 없어"
27일 창원지검, 與 당사·기조국 등 압수수색
법조계 "피의자 입건할 정도 증거 없이 소환조사 불가"
[서울=뉴스핌] 박서영 기자 = 윤석열 대통령 부부의 공천 개입 의혹 핵심 인물인 명태균 씨의 구속 기한이 6일 남은 가운데 여권 정치인들의 연루 의혹이 일파만파 제기되며 수사 대상이 확대될지 이목이 쏠린다.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은 이날 국민의힘 당사·기조국 압수수색을 진행하고 명씨를 비롯한 관련자 조사를 이어가는 등 본격적으로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이른바 '보수 잠룡'들에 대한 검찰의 소환조사 가능성에 대해선 확실한 증거를 확보하기 전까진 돌입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왔다.
[서울=뉴스핌] 양윤모 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이 26일 오전 시청 브리핑룸에서 오 시장의 후원자로 알려진 김 모 씨가 여론조사 비용을 대납했다는 명태균 의혹과 관련해 설명하고 있다. 2024.11.26 yym58@newspim.com |
앞서 정치권을 통해 공개된 명씨의 녹취록 속에는 보수 정치인 10명 이상의 실명이 오르내렸고, 최근 오세훈 서울시장이 202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명씨의 도움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되며 설전이 이어지고 있다.
검찰은 2021년 2~3월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오세훈 당시 후보의 후원자인 김모 씨가 명씨 측에 5차례에 걸쳐 총 3300만원을 보낸 정황을 확보하고, 돈의 성격을 조사 중이다. 명씨가 실질적인 운영자로 알려진 미래한국연구소는 오 시장을 위해 이 기간 총 13차례에 걸쳐 미공표 여론조사를 실시했다고 알려졌다.
이에 대해 오 시장은 "2021년 1월쯤 명씨가 찾아와 두 번 만난 적은 있지만, 여론조사에 대한 견해 차이로 다툰 뒤로는 본 적도, 관심을 가진 적도 없다"며 의혹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창원지검 전담수사팀(팀장 이지형 차장검사)은 이날 서울 국민의힘 당사무실, 국회의원회관 내 국민의힘 기획조정국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대대로 벌이며 수사 전선을 넓혀가고 있다. 수사팀은 당시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공관위) 공관위원들을 서울동부지검으로 불러 조사하기도 했다.
아울러 수사팀은 전날 대통령실 6급 행정요원인 조 모 씨를 불러 조사했다. 조씨는 2021년 미래한국연구소에서 연구위원으로 4개월가량 근무 뒤, 2022년 윤석열 캠프를 거쳐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실무위원으로 일했다. 명씨가 지인의 아들인 조씨를 대통령실에 취직시켜주고, 그 대가로 지인으로부터 1억원을 받았다는 의혹에서다.
[창원=뉴스핌] 남경문 기자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공천 개입 의혹의 핵심 관계자인 명태균 씨가 8일 오전 경남 창원시 창원지방검찰청에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2024.11.08.news2349@newspim.com |
법조계 안팎에선 검찰이 수사 전선을 확대하고 있지만, 거론되는 여권 정치인들을 본격적으로 소환조사할 가능성은 낮다는 시각이 중론이다.
검사 출신 변호사는 "국민의힘 당사나 의원회관을 압수수색한다는 건 어느 정도 증거가 나왔다는 것으로 읽힌다"면서도 "다만 오 시장 등을 소환조사 하려면 아주 확실한 증거가 있어야 하는데 현 단계로선 불가능해 보인다. 물론 본인 스스로 해명하겠다고 출석 의사를 밝힐 순 있겠지만 그럴 확률도 적지 않은가"라고 설명했다.
정계 출신 법조인은 "거론되는 정치인들을 피의자로 입건할 정도의 증거가 나오기 전엔 소환조사는 하지 않을 것"이라며 "명씨 구속 기한과 관계없이 명씨를 기소하고 난 후에도 해당 의혹과 관계된 사건들의 경우 사건번호가 따로 있는 경우 수사를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명씨는 전날 법원에 구속적부심을 청구했다. 창원지법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구속된 명씨 측이 신청한 구속적부심 심문을 이날 오후 4시께부터 진행하고 있다.
구속적부심은 구속된 피의자가 법원에 구속 적법성을 다시 판단해 달라고 요청하는 절차로 심문 후 24시간 내 기각 또는 석방 결정이 내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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