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이재명 대통령이 8일 청년 정책 개선을 지시했다.
- 20대 27.9%·30대 33.2%로 지지율이 최하위권이었다.
- 청년층은 손실에 민감해 정책 신뢰 회복이 과제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ISA 개편 논란 등 청년에 '미래의 손실 공포' 떠안겨
소소하지만 확실한 정책으로 정부 신뢰 회복해야
[서울=뉴스핌] 김미경 기자 = 정치권에서 2030 세대의 민심은 흔히 '시소'에 비유한다. 이념이나 전통적 지지 성향에 얽매이지 않고 실용적 잣대로 득실을 따지는 까닭이다. 자신의 이해관계에 따라 지지하거나 지지를 철회하는 것에 비교적 유연하다.
최근 이재명 대통령의 여론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이러한 2030 세대의 속성을 여실히 느끼게 된다.
리얼미터 지난 10일 발표한 8월 1주차(에너지경제 의뢰, 8월 3~7일 조사, 전화자동응답(ARS)방식,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여론조사에서 이 대통령의 국정수행 긍정평가는 43.3%로 최저치를 기록했다.
특히 20대(18~29세)는 27.9%, 30대는 33.2%로 모든 연령대 중 최하위권으로 떨어졌다. 보수 색채가 짙다고 평가받는 70대 이상의 지지율(43.4%)과 견줘도 눈에 띄게 낮은 수치다.
주목할 대목은 하락 추세다. 중장년층이 완만한 곡선을 그리는 반면 2030 세대는 불과 한 달 사이 롤러코스터 같은 급등락을 반복했다. 7월 초중순 반등세를 보이던 지지율은 연이은 정책 혼선에 무너졌다.
청년층의 지지율 이탈은 단순한 변심이 아니라 정부의 국정 운영 동력에 경고등으로 볼 수 있는 예민한 바로미터로 봐야 한다.

◆ 공허한 '청년 드라이브'의 한계
청년층의 싸늘한 반응을 감지한 이 대통령은 연일 '청년 정책 드라이브'를 강하게 걸고 있다.
이 대통령은 지난 8일 소셜미디어 엑스(X)에 "청년들이 국가 정책 때문에 결혼을 망설이는 일은 결코 없어야 한다"며 대출과 청약, 세제에서 기혼자가 미혼자보다 불이익을 받는 '결혼 페널티'를 개선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밝혔다.
특히 '청년 목소리로 찾은 결혼 페널티 22개'로 ▲디딤돌 내집마련 대출과 버팀목 전세자금 대출의 소득요건 완화 ▲신생아 특례대출 맞벌이 소득 기준 확대 ▲신혼부부 특별공급 청약요건 완화 ▲결혼 후 소형 2주택 보유세대의 청약신청 허용 ▲결혼 후 2주택자 취득세 중과 제외 확대 ▲혼인 관련 세액공제 불이익 개선 등을 제시했다.
또 이 대통령은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개편안이 청년층과 투자자들의 거센 반발에 부딪히자 전면 재검토를 주문했다. 지난 7일 참모들과 비공개로 점검회의를 연 자리에서 "정확하게 준비도 하지 않고 왜 그렇게 했느냐"고 질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지난 6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는 청와대 내부의 청년 대상 심층면담(FGI) 결과를 언급하면서 "정책 가짓수는 많지만 굵직한 대책이 없다"고 지적하고 인공지능(AI) 기반의 선제적 맞춤형 안내 시스템을 구축하도록 정부에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맞춤형 지원은 체계를 두텁게 설계하길 바란다"며 "정책을 만드는 것만큼 중요한 것이 정책 접근성을 높이는 것으로 각종 제도가 복잡하게 흩어져 있어서 아는 사람만 활용한다는 비판이 큰 게 지금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청와대에는 처음으로 청년 펠로우십을 모집하고 청년정책 체감도를 높이는 데 집중하고 있다. 대통령비서실장 직속으로 청년미래비서관실을 신설하고 본격적인 업무도 시작했다.
강훈식 비서실장은 청와대 청년 펠로우십과 관련해 "정부가 기존의 관점으로는 놓칠 수 있는 변화와 문제를 가장 먼저 포착하는 '센서'이자 정부 정책이 청년의 삶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 청년의 언어로 전달하는 '스피커' 역할을 해 줄 것을 기대한다"고 언급했다.
◆청년은 왜 분노하는가…'이익'보다 '손해'에 더 민감
청년층의 반응은 여전히 냉랭하다.
대통령과 참모진이 연일 청년층을 겨냥한 정책 메시지를 쏟아내고 있음에도 지지율이 답보 상태를 면치 못하는 현상은 단순한 정책 부재나 홍보 부족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문제는 청년들이 피부로 느끼는 공정함의 사다리가 여전히 좁다는 것이다.
심리학과 행동경제학에는 '전망이론(Prospect Theory)'이 있다. 심리학자이자 행동경제학자인 대니얼 카너먼과 아모스 트버스키가 정립한 이 이론은 사람들은 의사결정을 할 때 절대적인 가치보다 '변화(이익 또는 손실)'를 기준으로 삼으며 특히 손실을 회피하려는 성향이 매우 크다는 이론이다. 간단히 요약하면 인간은 이익을 얻을 때의 기쁨보다 손해를 볼 때의 고통을 배로 크게 느낀다고 한다.
기존의 전통 경제학이 인간을 언제나 합리적으로 이익을 극대화하는 존재로 가정했던 것과 달리 인간은 실제 의사결정 과정에서 심리적·감정적 편향에 크게 영향받는 비합리적 존재라는 전제에서 출발했다.
자산 형성이 취약하고 경제적 변동성에 직면한 청년층일수록 이같은 손실 회피 성향이 극대화된다고 할 수 있다.
정부가 추진하는 정책이나 제도의 개편 과정에서 미세한 허점이 발생할 때 기성세대는 이를 '조금 불편하거나 아쉬운 일'로 넘기지만 2030 세대는 '내 인생의 사다리가 끊어지는 손실이 될 수 있다'는 우려로 받아들인다.
이 때문에 청년지원금과 같은 이익을 가져다준다는 정책에는 덤덤하게 반응하는 반면 제도의 미비로 인해 불이익을 입거나 기회를 박탈당하는 상황에는 폭발적인 분노와 지지 철회로 응답한다.
이 대통령도 직접 언급한 'ISA 개편 논란'이 대표적이다.
기존의 일반 ISA는 3년의 의무 가입 기간만 채우면 만기를 무기한 연장할 수 있어 과세이연과 복리 효과를 누릴 수 있었다. 청년층에는 자산증식의 주요 수단으로 활용됐다. 하지만 정부의 개편안은 계약 기간을 최대 5년으로 제한하고 연간 납입 한도 이월 제도를 폐지해 청년층을 비롯한 투자자들의 거센 반발이 일어났다.
청년층의 미래 자산증식 '기대'를 순식간에 '손해'로 전환시켜 버린 셈이다.
또 최근 '청년미래적금' 가입 안내 과정에서 발생한 오류도 정부 신뢰도 하락의 요인으로 지목됐다.
우대형 안내를 믿고 기존의 청년도약계좌를 해지했던 청년들이 일반형으로 밀려나며 겪은 혼란은 단순한 행정 실수를 넘어 정부 신뢰 붕괴로 직결됐다. 득을 가져다준다는 약속보다 내 주머니의 돈을 앗아간다는 실망감이 지지 철회라는 즉각적인 행동으로 이어졌다.
◆신뢰 회복의 해법, '소확정'의 디테일에 있다
중장년층이나 고령층은 비교적 견고한 이념적 기준점과 정치적 정체성을 지니고 있어 정책적 혼선이 발생해도 정당 지지를 쉽게 철회하지 않는 '현상 유지 편향'이 강하다. 반면 2030 젊은 세대는 철저한 실용적 유권자들이다.
이들은 정권의 정치적 수사나 이념적 지향점보다 오늘 나에게 이득이 되는지 손해가 되는지를 직관적인 잣대로 엄격하게 재단한다.
2030 청년 세대의 지지율이 오르는 시기는 대체로 주거 또는 자산 지원 정책이 '미래의 이익'으로 실현될 것이라는 기대감의 영향이 크다. 이것이 '미래의 손실'이라는 공포로 바뀌면 청년층은 언제든 등을 돌린다.
결국 향후 청년 정책의 성패는 구조적 개혁의 방향성과 디테일에 달렸다. 이념과 구호가 아닌 청년들의 실생활을 정조준한 실용적 접근이 시급하다. 정부가 나를 부유하게 만들지는 못하더라도 자산증식을 향한 노력을 방해하는 존재로 인식되면 안 된다.
대규모 담론이나 추상적인 지원책보다 당장 오늘 자신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소소하지만 확실한 정책(소확정)'이 훨씬 강력한 울림을 준다.
정부가 신뢰를 되찾기 위해서는 2가지 전제가 충족돼야 한다. 첫째는 행정의 무결성이다. 정책 설계 단계부터 오류를 철저히 차단해 정책을 번복하거나 자주 변경해 국민을 혼란에 빠뜨리는 일이 다시는 없어야 한다.
둘째는 소통의 진정성이다. 일방적인 하향식 발표에 그치지 않고 정책의 수혜자인 청년들과 머리를 맞대는 대화의 장을 상설화해야 한다.
손해를 참지 않는 청년들의 예민한 심리를 국정 동력의 위기로 볼 것이 아니라 더 정교한 민생 정책을 완성하는 '정책의 나침반'으로 삼아야 한다. 청와대가 청년 펠로우십을 정책의 '센서'로 활용하겠다는 구상은 그래서 눈여겨볼 만하다.
청와대와 정부, 더 나아가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도 청년 정책을 바라보는 관점과 철학을 청년의 시각으로 바라보지 못하게 되면 청년들이 체감하는 실질적인 정책을 결코 내놓을 수 없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지금은 '청년 스피커'보다 '청년 센서'의 정책신뢰가 더 절실한 시점이다.
the13ook@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