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한도 축소·대출 금리 인상 시 취약계층 부담
보험사 가계대출 52% 차지…"대출 추이 지켜볼 것"
[서울=뉴스핌] 한태희 기자 = 금융당국이 최근 새마을금고와 저축은행, 보험사 등 2금융권에도 가계대출을 축소하라고 주문한 가운데 보험사의 보험계약대출(약관대출) 한도 축소 등은 당분간 없을 전망이다.
14일 생명·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보험업권은 현재 가계대출을 억제할 목적으로 보험계약대출 한도 축소나 대출 금리 인상 등을 검토하지 않고 있다. 소액·생계형 대출로 꼽히는 보험계약대출 특성상 대출을 옥죌 경우 금융 취약계층이 더 어려운 상황에 놓일 수 있어서다.
보험계약대출은 보험 가입자가 보험 계약을 해지하는 대신 해지 환급금의 최대 95% 범위에서 보험사로부터 돈을 빌리는 제도다. 보험사는 보험계약대출 금리를 올리거나 대출 한도를 줄이는 식으로 보험계약대출을 조일 수 있다. 예컨대 해지 환급금의 95%까지 빌려줬는데 이를 50% 수준으로 낮추면 대출액 증가 속도를 늦출 수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올해 초 상생금융 차원에서 보험계약대출 금리를 내렸는데 최근 시장금리를 보면 이를 다시 올리기가 쉽지 않다"며 "대출 한도 축소도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스핌] 한태희 기자 = 2024.11.14 ace@newspim.com |
또 다른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사 대출에는 주택담보대출, 신용대출, 보험계약대출이 있는데 모두 1금융권에서 2금융권을 오는 사람"이라며 "대출 조건을 바로 바꾸기보다는 금융권 대출 추이를 지켜보자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어 "보험사 대출 중에서 보험계약대출이 많은데 보험사마다 자체적으로 (대출을 줄이는 방안을) 추진할 수 있으나 업권 내 공통된 의견은 없다"고 부연했다.
지난 6월 말 기준 보험사 보험계약대출 잔액은 70조2000억원이다. 보험사 가계대출(133조6000억원)의 52.4%를 차지한다. 보험계약대출은 보험사 주택담보대출(51조2000억원)보다 규모가 크다.
최근 보험사 가계대출은 보험계약대출 중심으로 늘고 있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8월부터 10월까지 3개월 동안 보험사 대출은 1조3000억원 증가했다. 8월 3000억원, 8월 5000억원, 10월 5000억원 등이다.
금융당국은 보험사 보험계약대출, 카드사 장기카드대출(카드론), 상호금융권 집단대출 중심으로 2금융권 가계대출이 늘자 가계부채비율 하향 안정을 위해 가계대출을 철저히 관리하라고 각 금융사에 주문했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은행을 포함할 경우 전체 가계대출에서 보험사 대출 특히 보험계약대출은 많지 않다"며 "대출 추이를 보며 다양한 방법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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