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상파 후보 2명 속해 완화 기조 기대
단절된 의료계 단일화 목소리도 요구
전문가 "정부 협상 측도 변화 필요"
복지부 "비대위 역할·방식 지켜봐야"
[세종=뉴스핌] 신도경 기자 = 대한의사협회(의협)가 임현택 전 회장 탄핵으로 새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 선출을 앞둔 가운데, 정부가 의정갈등 대화에 물꼬를 틀 수 있을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선출을 앞둔 새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과 비대위 역할, 선출 방식에 따라 의정 갈등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고 13일 밝혔다.
의협은 이날 오후 대의원 244명을 대상으로 비대위원장 온라인 투표를 실시한다. 임현택 의협 전 회장은 불통과 막말로 정부와 취임된 지난 5월부터 대립각을 세웠다.
[서울=뉴스핌] 조준경 기자 = 의협 대의원회는 지난 12일 저녁 서울 이촌동 의협회관에서 비대위원장 후보자 설명회를 개최했다. 2024.11.13 calebcao@newspim.com |
정부 내부에선 새 비대위원장 성향에 따라 10개월째 이어지고 있는 의정갈등에도 영향이 있을 것이라는 분위기가 일고 있다. 주수호 전 의협회장, 황규석 서울시의사회장, 김택우 전국광역시도 의사협의회장, 김성근 전국의대 교수협의회 대변인 등 4명의 후보 중 김 회장과 김 대변인은 협상에 무게를 둬 상대적으로 온건파에 속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정부가 의료개혁특별위원회를 통해 의료 개혁을 추진하고 있는 만큼 의료계의 단일화된 목소리도 기대하고 있다. 현재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은 의협과 갈등을 빚고 있지만 새 비대위원장이 박단 대전협 회장과 전공의와 소통할 때 흩어진 의료계 목소리를 모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의협의 변화에 따른 의정갈등 전망에 엇갈린 의견을 내놨다. 익명을 요구한 한 지역병원 교수는 비대위원장이 바뀌더라도 정부 측 협상 상대가 바뀌지 않는다면 의정 갈등 해소에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여야의정 협의체 구성이 난항을 겪고 있다. 사진은 서울 강동구 중앙보훈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는 모습.[사진=뉴스핌 DB] |
지역병원 교수는 "임 전 회장은 강한 발언이 발목을 잡아 안으로 조율할 수 없고 밖과 싸우지 못했다"며 "학생들과 전공들이 신뢰할 수 없었다"고 했다. 그는 "새로운 리더가 세워진다면 서로 이야기하고 맞춰가야 한다"며 "높은 우리나라 의료 질을 유지하도록 이끌 수 있는 사람이 지도자가 돼야 한다"고 했다.
다만 지역병원 교수는 "의협 회장이 바뀐다고 해도 상대방이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라면 대화가 될 수 없다"며 "의협 회장이 바뀐 것은 환영하지만 정부도 대화상대를 바꿔야 한다"고 했다.
반면 정형선 연세대 보건행정학과 교수는 "의대생이나 전공의가 그걸 계기로 논의한다면 의미가 있지만 모르는 일"이라면서도 "의정갈등이 해소되면 좋겠다"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그는 "(정부와 의협은) 전공의 복귀를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복지부는 "어떤 사람이 무엇을 요구하는지 봐야 한다"며 "비대위가 어느 정도 역할을 하는지, 선출 방식이 어떻게 되는지가 중요해 전반적으로 상황을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sdk199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