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교체 수요 증가로 디스플레이 수요 확대
美 BOE 등 중국 업체 규제로 OLED 경쟁 완화
[서울=뉴스핌] 김정인 기자 = 애플이 내년부터 자체 인공지능(AI) 시스템 '애플 인텔리전스' 도입을 본격화하기로 하면서 애플에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공급하는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를 향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미국이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에 대한 규제를 강화할 가능성도 커지면서 양사의 OLED 점유율이 늘어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 내년 '애플 인텔리전스' 도입 본격화…아이폰 교체 수요↑
13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올해 일부 제품에 '애플 인텔리전스'를 도입했지만 내년부터 이를 본격적으로 확대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특히 아이폰 운영체제(iOS) 18.4를 기반으로 시리(Siri)를 통한 음성 AI 서비스를 챗GPT만큼 자연스럽게 제공할 수 있는 수준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비전을 밝혔다. 현재 영어뿐인 지원 언어도 한국어와 중국어, 프랑스어 등으로 확대된다.
경기도 용인 삼성디스플레이 신사옥 'SDR(Samsung Display Research)' 전경. [사진= 삼성디스플레이] |
애플 인텔리전스가 확대 도입되면서 소비자들의 제품 교체 수요는 자극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애플에 디스플레이를 공급하는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등 국내 기업들의 수주 물량이 증가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내년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은 올해 대비 6% 증가한 13억대를 기록할 전망이다. 내년 아이폰의 예상 수요는 2억2000만대 수준으로 기대된다. 올해 아이폰 출하량이 1억 중후반대 수준임을 감안하면 약 2배에 달하는 수치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애플의 OLED 디스플레이 공급에서 주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아이폰 시리즈 전 모델에, LG디스플레이는 아이폰 16 프로·프로맥스에 자사 OLED 패널을 공급한다. 현재 아이폰용 OLED의 공급 비중은 삼성디스플레이가 약 50%, LG디스플레이가 30%, 중국 BOE가 20% 수준으로 추산된다.
LG디스플레이 파주 사업장 전경. [사진=LG디스플레이] |
◆ BOE 등 대중 디스플레이 규제 강화 가능성↑
미국의 중국 디스플레이 규제 가능성도 내년 양사의 수익성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중국 공산당 전략 경쟁 특별위원회'는 지난 9월 미국의 방위산업에서 중국 업체들이 위협이 될 수 있다며 미국 국방부에 BOE 등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를 규제 대상으로 등록해줄 것을 요청했다. 또 현재 중국 업체들이 국가 보조금을 토대로 글로벌 LCD의 72%,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인 OLED의 51%를 점유하고 있어 향후 산업적으로 큰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이규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LCD뿐만 아니라 OLED에서도 중화권 업체들의 출혈 경쟁이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컸으나 미국의 규제가 현실화될 경우 리스크는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양사는 OLED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강화를 위해 지속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2026년까지 4조1000억 원을 투자해 8.6세대 IT용 OLED 생산 라인을 구축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LG디스플레이는 중국 광저우의 대형 LCD 패널 공장을 매각하고, OLED 사업에 집중하는 등 사업 구조를 고도화하고 있다.
kji0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