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 Z폴드 SE' 3연속 조기 완판에
온라인엔 200만원 웃돈 붙여 소비자 유혹
판매자도 물량 확보 못해 소비자 피해 우려 커
애초 판매량 많지 않아...프리미엄 수요는 확인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삼성전자의 최고가 스마트폰 '갤럭시 Z폴드 스페셜에디션(SE)'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다. 삼성전자 공식 판매처인 삼성닷컴에서 3차례에 걸쳐 판매했는데, 모두 10분 안쪽에서 준비된 물량이 모두 팔렸다. 온라인쇼핑몰에서는 확보도 되지 않은 제품을 60만원에서 200만원까지 웃돈을 얹어 판매하고 있어 소비자들의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한 오픈마켓 판매자가 '갤럭시 Z폴드 스페셜에디션(SE)'을 500만원이 넘는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 이 판매자가 물량을 가지고 있는지 확인할 수 없지만 다음날 배송이 가능하다고 안내하고 있다. 소비자 피해가 우려된다. [사진=온라인 캡처] |
◆'10분 컷' Z폴드 SE를 G마켓에서 판다고?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G마켓, 옥션, 11번가와 같은 오픈마켓에서는 '갤럭시 Z폴드 SE' 자급제 물량을 판매하고 있다. 현재 오픈마켓 판매 가격은 최저 347만원에서 최고 508만원. 출고가(278만9600원) 보다 68만~229만원 웃돈을 얹어 판매하고 있는 셈이다.
문제는 이 판매자들이 현재 물량을 확보하지 못했다는 데 있다. 삼성전자는 'Z폴드 SE' 자급제 상품을 삼성닷컴과 백화점에서만 판매했다. 오픈마켓을 운영하는 개인 판매자들에게는 물량을 공급하지 않았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25일과 이달 4일, 11일 모두 세 차례에 걸쳐 삼성닷컴에서 자급제 물량을 판매했다. 많지 않은 물량을 내놓은 데다 소비자들이 몰리며 모두 10분 안쪽에서 물량을 소진했다. 4차 판매 계획은 미정이다. 오픈마켓 판매자들도 삼성닷컴과 백화점에서 물량을 구해 와야 하지만 이들이 물량을 확보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현재 백화점에서도 물량이 바닥난 상태다.
판매자들은 이 같은 사실을 소비자들에게 정확히 고지하지 않고 있다. 한 판매자는 "물건을 가지고 있냐"는 질문에 "순차적으로 발송된다"고만 답했고, 나머지 판매자들은 답변도 하지 않았다. 오히려 다음날 받을 수 있다며 배송예정일은 올려 놓은 상태다. 삼성이 언제 4차 물량을 풀지 알 수 없는 가운데 300만~500만원을 덜컥 결제해 놓고 제품을 받지 못하는 피해가 생길 수 있다. 업계에서는 '한 명만 걸려라' 식의 판매 행태로 보고 있다.
◆3연속 '조기 완판'에 프리미엄급 폴더블폰 수요는 확인
이 같은 현상은 'Z폴드 SE' 시리즈가 출시 초기 품귀 현상을 보이고 있어서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첫 판매 물량은 100여대 수준이었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정확한 수치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2차 물량은 1차 때보다, 3차 물량은 2차 때보다 더 많았다.
이를 바라보는 시각은 다양하다. 워낙 적은 물량이 풀리다 보니 조기에 소진될 수 밖에 없었다는 의견과 함께 고가 임에도 더 얇은 폴더블폰을 원하는 수요를 확인했다는 평가가 공존하고 있다. 'Z폴드 SE'는 두께와 무게가 각각 10.6㎜, 236g으로 역대 갤럭시 Z 폴드 시리즈 중 가장 얇고 가벼운 제품이다. 2억화소 카메라와 16GB 메모리를 채용해 기능을 개선함과 동시에 S펜 기능은 뺐다. 그러면서 가격은 역대 갤럭시 시리즈 중 최고가로 책정했다.
서울 중구 신세계스퀘어 본관에서 상영 중인 '갤럭시 Z 폴드 스페셜 에디션' 디지털 옥외 광고 [사진=삼성전자] |
업계에선 불과 3개월 전에 'Z폴드6'를 출시하면서 폴더블폰 교체 수요가 많지 않을 것을 고려해 많은 물량을 준비하지 않았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세계 폴더블폰 시장을 장악해 가고 있는 중국업체들에 대응해 삼성의 기술경쟁력을 과시할 필요가 있었다는 것이다. 화웨이가 세계 폴더블폰 시장 점유율에서 삼성을 앞지른 가운데, 샤오미, 아너도 'Z폴드 SE' 보다 더 얇고, 가볍고, 저렴한 스마트폰을 내놓고 있다. 특히 폴더블폴 시장이 중국을 중심으로 성장하면서 중국을 겨냥한 새 시리즈가 필요했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는 오는 15일 'Z폴드 SE'의 중국 버전인 심계천하 'W25′를 출시한다.
출시 첫 날에는 공지했던 오전 9시가 아닌 오후 4시에서야 판매를 시작하는 이슈도 있었다. '품질에 문제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되기도 했으나, 삼성전자는 출시 물량을 제 때 확보하지 못한 단순 공급과정의 문제였다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Z폴드 SE'를 내년 하반기 출시 예정인 'Z폴드7' 일정에 맞춰 출시했다면 이미 폴더블폰 시장을 중국 기업들에게 모두 내 준 다음이었을 것"이라며 "더 얇고 가벼워지는 폴더블폰 시장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신제품 출시 속도를 앞당길 수 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syu@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