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22일(현지 시간) 뉴욕 시장에서 미국 국채 금리는 3달 만에 최고로 올랐다. 미 대선을 2주 앞두고 미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공격적 금리 인하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더욱 줄어든 탓이다.
최근 일부 여론조사에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의 대통령 당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트럼프의 관세와 불법 이민 정책이 인플레이션을 키울 것이라는 전망이 강화되었고, 이로 인해 금리 인하가 지연될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리며 채권 가격을 압박했다.
미 달러화.[사진=블룸버그통신]2021.10.29 mj72284@newspim.com |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이날 뉴욕 채권 시장 오후 10년 만기 미국 국채 수익률은 전 거래일보다 2.2bp(1bp=0.01%포인트) 오른 4.204%에 거래됐다. 장중 한때 4.222%로 올라 7월 26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금리에 더 민감한 2년물 수익률도 1bp 상승한 4.035%를 나타냈다. 이로써 미 2년과 10년물 국채 수익률 격차는 16.7bp로 가팔라졌다.
TD증권의 제너디 골드버그 전략가는 "채권 시장의 급격한 매도는 부분적으로 트럼프 승리 가능성을 가격에 반영한 예측으로 인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암호화폐 기반 예측 시장인 폴리마켓(Polymarket)에서 트럼프의 대선 승리 확률은 66%로, 카말라 해리스의 34%를 크게 앞서고 있다.
골드버그는 "관세 인상과 이민 단속은 미 경제에 스태그플레이션적인 충격을 줄 것"이라며, "이는 데이터에 빨리 반영되기 때문에 인플레이션 효과를 가져올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덧붙였다.
또한 트럼프와 해리스 중 누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미국의 예산 적자가 악화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내년 미국 재무부 채권 공급 증가(가격 인하)로 이어질 수 있다.
내주 미국의 10월 비농업 고용 보고서 발표를 앞두고, 전문가들은 강력한 고용 수치가 나올 경우 연준이 금리 인하 가능성을 재고할 수 있으며, 이는 미 국채 수익률 상승에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RJ 오브라이언 앤드 어소시에이츠의 매니징 디렉터인 톰 피츠패트릭은 "연준이 11월에 (금리 인하) 움직임을 재고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보지 않으며, 시장이 그렇게 생각할 가능성이 분명히 있다"면서 "(국채)수익률 상승이 현실적인 위험처럼 보인다"고 덧붙였다.
미 재무부는 오는 24일 20년물 국채 130억 달러어치, 이어 25일에는 5년물 국채 230억 달러어치 입찰에 나선다.
미 달러화도 강세를 이어갔다. 뉴욕 시장 오후 거래에서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 인덱스(달러화 지수)는 전장보다 0.12% 오른 104.08을 기록했다. 이로써 이날 달러화 지수는 2개월 반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 달러화는 지난 3주 연속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예상보다 강력한 경제 데이터에 미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가 대폭 줄어든 탓이다.
CME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 선물 시장 투자자들은 연준이 11월에 25bp 금리 인하를 단행할 확률을 89.6%로 보고 있으며, 금리를 동결할 확률은 10.4%로 보고 있다.
티어리 위즈만 맥쿼리 글로벌 FX 및 금리 전략가는 "미국의 데이터가 강하지 않았다면, 연준과 주요국 중앙은행 간의 방향성 차이가 이렇게 클 수 없었을 것"이라며 "이는 달러 상승을 이끄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의 경제성장률을 실시간으로 추정하는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의 'GDP 나우(now)' 모델은 최근 미국의 3분기 GDP 성장률을 3.4%로 상향 조정했다.
지난주 유럽중앙은행(ECB)의 금리 인하로 미국과 유럽 간 금리 차이가 벌어지며 유로/달러 환율은 1.0798달러로 전장보다 0.15% 떨어졌다. 달러/엔 환율도 엔화 약세에 장중 일시 151.19엔까지 올랐다. 일본은행(BOJ)의 적극적 금리 인상 기대가 후퇴하며 달러/엔 환율은 최근 2개월여 만에 150엔을 다시 돌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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