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G7 정상들 우크라에 69조 대출 지원키로
EU는 52조, 캐나다는 5조 책임지겠다고 이미 밝혀
미국과 일본은 아직 공식 입장 드러내지 않아
[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영국이 우크라이나에 22억6000만 파운드(약 4조원) 규모의 대출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지난 6월 주요 7개국(G7) 정상들이 러시아 동결자산을 활용해 총 500억 달러(약 68조 9000억원)에 달하는 대출을 일으킨 뒤 이를 우크라이나에 제공한다고 했던 합의에 따른 것이다.
지난 9월 중순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EU가 우크라이나에 350억 유로(약 52조2000억원) 규모의 대출을 제공하겠다"고 밝혔고, EU 국가들은 최근 이 같은 대출 계획을 승인했다.
캐나다도 36억 달러(약 5조원)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EU와 캐나다에 이어 영국이 구체적인 대출 방침을 밝힘에 따라 서방의 우크라이나 자금 지원 행보가 속도를 내는 양상이다.
아직까지 '500억 달러 대출' 프로젝트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은 나라는 미국과 일본이다.
레이철 리브스 영국 재무장관 [사진=로이터 뉴스핌] |
레이철 리브스 영국 재무장관은 21일(현지시간) "영국은 우크라이나에 22억6000만 파운드를 대출해 주기로 결정했다"면서 "키이우(우크라이나)가 이 돈을 러시아 침략에 맞서 싸우기 위한 무기 구입에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리브스 장관은 이날 존 힐리 국방장관이 함께 한 공동 기자회견에서 그같이 밝히면서 "이번 주말 미국 워싱턴에서 열리는 IMF·세계은행 연차 총회에서 G7 자금 지원의 모든 퍼즐이 맞춰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G7 정상들은 지난 6월 정상회의에서 EU 역내에 묶여 있는 약 3000억 달러의 러시아 금융자산(동결자산)을 이용해 우크라이나에 자금을 지원하는 방안에 합의했다.
동결자산에서 나오는 이자를 담보로 국제금융시장에서 500억 달러 규모의 대출을 일으켜 우크라이나에 제공한다는 것이다. 대출은 미국과 EU가 각각 200억 달러를 맡고 나머지 100억 달러는 영국과 일본, 캐나다가 분담하자고 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러시아 동결자산에서 매년 연 30억 유로 정도의 이자가 나온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이후 실무 협상과정에서 대출 상환에 대한 보다 확실한 보장을 위해 러시아 금융자산에 대한 제재(동결)를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대출 실행이 속도를 내지 못했다.
리브스 장관은 "영국의 대출 제공은 다른 국가들이 (약속을 지키는지 여부에 관계없이) 실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도 최근 200억 달러 대출에 대해 "제공할 의향이 있다"는 뜻을 밝혔지만, 이는 대선 결과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도널드 트럼프가 다음달 미국 대선에서 승리할 경우 그가 취임하는 내년 1월에 우크라이나에 대한 워싱턴의 지원이 중단될 수 있다는 사실을 (G7 다른 국가들이) 알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은 지난 2022년 2월 러시아의 침공 이후 우크라이나에 총 640억 달러 어치의 군사 원조를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영국은 최근 이번 대출 이외에 우크라이나에 연간 30억 파운드(약 5조4000억원)의 군사 원조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