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가스·수도 물가 지수 3.3%↑
[서울=뉴스핌] 신수용 기자 =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3년 5개월 만에 가장 낮았지만 소비자들이 느끼는 체감 물가는 여전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 배 가격 120% 올라
한복을 입은 어린이들이 송편 빚기 체험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핌DB] |
17일 통계청 소비자 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 물가지수는 114.54(2020년=100)로 전년 동월보다 2.0% 올랐다.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지난 5월(2.7%), 6월(2.4%), 7월(2.6%)에 이어 2%대 물가 상승률을 유지했을 뿐 아니라 2021년 3월(1.9%)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농·축·수산물도 지난해 같은 달보다 2.4% 상승하는 데 그쳤다. 지난 7월(5.5%)과 비교해 크게 상승 폭이 축소됐다.
신선식품 지수 상승률은 지난 7월(7.7%)보다 상승 폭이 많이 축소된 3.2%를 나타냈다. 특히 지난달 21.3% 올랐던 신선과실 상승률이 9.6%로 둔화했다.
다만 배(120.3%)와 사과(17.0%)는 여전히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신선 채소 물가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1.7% 하락했다. 하지만 지난 7월 보다는 16.5% 올랐다.
정부는 배추와 무 등 20대 성수품을 역대 최대 규모인 17만t을 공급하고 700억 원 규모의 할인 지원에 나선다. 이달 말 만료될 예정인 수입 과일 할당관세 적용 기간도 연말까지 연장해 공급을 확대하기로 했다.
◆ 외식·에너지 사용 비용 '껑충'
시민들이 제수용품과 특산물 등을 구경하고 있다. [사진=뉴스핌DB] |
다만 소비자들의 체감 물가는 여전히 높다. 특히 추석 차례상 비용이 폭염으로 채소 가격이 높아지면서 증가했다. 한국물가협회에 따르면 4인 가족 기준 추석 차례상 비용은 28만 7100원 수준으로 전년 대비 9.1% 증가했다.
외식비도 올랐다.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 사이트 참가격에 따르면 7월 서울 지역 냉면 1그릇 평균 가격은 1만1923원으로 3년전인 2021년 7월 9577원 대비 24.4% 올랐다.
7월 기준 서울 지역 김치찌개 백반과 김밥의 평균 가격은 8192원, 3462원이다. 3년 전과 비교하면 18.33%, 26.76% 가격이 올랐다. 자장면은 3년 전 5462원에서 7308원으로 33.8% 가격이 뛰었다.
에너지 공기업들이 공공요금을 올리면서 에너지 물가도 오르고 있다. 한국지역난방공사가 7월 지역난방 요금을 9.53% 올렸다. 한국가스공사도 지난달 도시가스 주택용 도매 요금을 6.8% 인상하면서 지난달 전기·가스·수도 물가지수는 3.3% 상승했다.
임상민 물가협회 생활물가팀장은 "30도를 웃도는 더위가 이어지면서 작황 부진과 추석 수요 집중으로 채소류 가격 강세가 지속되고 있다"며 "정부가 추석 성수기 장바구니 물가 안정을 위해 성수품 수급 안정 대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소비자들이 느끼는 체감 물가는 여전히 높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aaa2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