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 비용 위험 이미 반영...공식 보증 영향 미미"
"장기적 재정 안정화 필요...정부 구조개혁 추진"
[세종=뉴스핌] 이경태 기자 = 국제신용평가사가 우리나라의 국민연금 지급보장 명문화에 대해 신용등급에 영향이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
국제신용평가사인 피치(Fitch)는 <뉴스핌>의 '국민연금 지급보장 법제화에 대한 국가신용등급 악영향 여부'에 대한 질의에 대해 11일 "피치는 미적립 연금 부채가 정부의 직접 보증 여부와 관계없이 정부의 우발 부채로 간주하고 있다"며 "이런 의미에서 피치는 이미 한국의 현재 신용등급에 연금 비용의 위험을 반영하고 있으며, 공식적인 보증의 채택이 신용등급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낮다"고 답했다.
영국 런던 금융 중심지 카나리 워프에 위치한 신용평가기관 피치 건물 [사진=로이터 뉴스핌] |
이는 정부가 국민연금의 지급보장을 법적으로 명문화하는 방안을 추진하려는 데 오히려 힘을 실어주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9일 기자간담회에서 "국민연금 충당부채와 관련해서는 국가통화기금(IMF)의 공공부문 부채통계 지침에 따라 판단할 수밖에 없다"며 "국민연금 충당부채는 국가부채에 포함되지 않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9개국 중 사회보장급여를 연금 충당부채로 선정한 사례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기재부는 한국 경제의 리스크를 관리하고 신용등급이나 경제의 리스크를 관리하는 그런 책무를 지면서 또 한편으로는 재정을 담당하는 부서"라며 "연금 개혁안을 정부가 제시한 것은 장기적인 시각에서 모수(전체 규모) 개혁도 있지만 구조개혁을 포함해 지속가능성에 대한 우려에서 나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만큼 정부 입장에서는 장기적으로 국민연금의 구조개혁이 필요하다는 데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서도 피치는 "고령화 인구 통계로 인한 한국 재정의 장기적 과제를 고려할 때, 연금 비용을 포함해 신중한 재정 관리와 부채 억제를 중요한 신용등급 요인으로 본다"며 "이는 이러한 장기적 압박을 수용할 재정적 여력을 유지하는 맥락에서 중요하며 연금 시스템의 자금 조달 전망을 개선하기 위한 개혁도 장기적인 비용 위험 관리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여전히 국민연금 충당부채가 정부의 채무와 부채 등을 표기하는 D1~D4 가운데 D4에 포함될 수 있어 재정 부실화 속도를 높일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
기재부 한 관계자는 "부채에 포함되지 않지만 장기적으로 재정적인 안정화 방안을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biggerthanseoul@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