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당대표, 정의화 전 국회의장과 회담
"보수의 가치" 언급하며 여당의 역할 강조
[서울=뉴스핌] 조준경 기자 =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이 최근 들어 보수 계열 정치 인사들과의 만남을 늘리며 연대를 도모하는 모양새다.
지난 26일 오후 박 비대위원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보수의 가치는 무엇인가?"라고 물으며, "개인의 자유를 지지하고, 점진적인 변화를 주장하며, 정부의 역할은 최소화하는 것 아니었나?"라고 지적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전공의 사직 공모 혐의를 받는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대위원장이 21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에서 참고인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며 취재진 질문을 듣고 있다. 2024.08.21 mironj19@newspim.com |
박 비대위원장은 그러면서 한동훈 국민의힘 당대표와 여당의 정체성이 무엇인지 따져 물었다.
이날 박 비대위원장은 부산에서 의사 출신 국회의원이었던 정의화 전 국회의장을 만나 3시간 동안에 걸쳐 대화를 나눴다고 밝혔다. 정 전 의장은 5선 국회의원 출신으로 현재는 국민의힘 상임고문단 회장을 맡고 있다.
박 비대위원장에 따르면 정 전 의장은 장기적으로 지속되는 의정 갈등을 두고 "국민들이 대혼란에 빠지지 않을까 걱정된다"라며, "지난 수년 동안 우리 의료 생태계는 점점 붕괴해 왔다. 20년 전 의료보험을 하나로 통합해 건강보험으로 만든 이 제도에 근본적 및 근원적 문제가 있다"고 한 것으로 전해진다.
박 비대위원장은 지난 20일 서울 모처에서 한동훈 대표와 1시간가량의 비공개 만남 자리에서도 의정 갈등과 관련해 "당이 역할을 해달라", "이슈화시켜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어 21일 전공의 사퇴 공모 혐의 입증을 위한 참고인 자격으로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에 출석한 자리에서는 "대한민국에선 언젠가부터 공정과 상식이 무너지고 독재와 탄압만 남은 것 같다"며 윤석열 대통령과 현 정부에 대한 비판적 표현을 사용하기도 했다.
일각에선 박 비대위원장이 보수 계열 정치 인사들과 만나 지원을 요청하며 '보수의 가치'를 주문하는 것은 윤 대통령을 향한 압박을 다각화하려는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움직임이 실효성이 있을지는 미지수다. 한 대표는 박 비대위원장과의 만남에서 여당이 중재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전공의 측도 7대 요구안에 대해 협상 공간을 만들어 줄 필요가 있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진다.
또 2025학년도 의대 정원은 이미 확정돼 수정이 어렵다는 뜻도 함께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능시험 역시 불과 두 달여 앞으로 다가온 시점이라 의료계가 주장하는 의대 증원 '원점 재검토'는 정부 측에서도 받아들이기 힘든 요구사항이라는 지적이다.
국민의힘은 최근 대통령실에 올해 모집하는 내년도 의대 정원을 최대 1509명 확대하기로 한 정부 결정을 유지하되, 2026학년도 의대 정원 증원은 유예하는 방안을 제안했으나 대통령실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26일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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