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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지역의 '소프트파워'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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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람 서경대학교 공공인재학부 교수

지방은 소멸하지 않는다

지방소멸이라는 말이 심심치 않게 들린다. 인구가 감소하게 되면 사회유지기능이 약화되어, 소멸하는 것은 지자체라는 틀일 뿐, 지방 자체가 소멸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지자체라는 기존 틀을 유지하기 위해 요구되는 일정 규모의 거주민이나 사회 인프라가 부족하게 되면 지자체의 합병은 할 수 있겠지만, 그것 자체가 곧 지방소멸은 아니다.

정작 지방소멸이라는 말을 등장시킨 일본을 보더라도, 한때 '지방소멸'이라는 말로 일본 전역에 충격을 안겨주었던 '마스다보고서'를 비웃기라도 하듯, 인구 4000명의 작은 마을이 매해 고향사랑기부금 120억원을 받고, 마을수익금으로 자립경영을 하는 미나미오구니마치를 비롯해 초고령화의 작은 산골마을에서 나뭇잎사업을 해서 연간 수십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 카미카츠쵸, IT업계종사자를 위한 새틀라이트오피스타운을 산골마을에 만들어 도시에서의 유입인구를 늘리고 있는 카미야마쵸, 인구 6만명의 마을이지만 지역기반의 현대예술축제를 통해 연간 50만명이 찾고 500억원의 경제효과를 누리고 있는 에치고츠마리 지역, '작지만 빛나는 지자체포럼'의 활약과 연대 등등, 인구가 적고 규모가 작은 지역이라고 해도 힘과 지혜를 모아 똘똘 뭉쳐 매력적인 지역브랜딩과 지역순환경제, 전국적인 인지도로 지역이 활성화되고 있는 사례들은 너무 많다.

김보람 서경대학교 공공인재학부 교수

젊은 창조인재들을 지역경영의 소중한 파트너로 적극 영입해야

결국 인구감소문제보다도 지방에서 청년층이 유출되는 문제를 더욱 심각하고 진지하게 살펴야 한다. 전 국토의 12%에 불과한 수도권에 52%의 인구가 몰려있어, 비용증가 속 자원경쟁이 심화되어 수도권은 사람은 가장 많지만 출생율은 가장 낮은 곳(0.59명)이 되었으며, 모든 지방은 서울을 정점으로 하는 서열화의 틀에 맞추어져 서울의 말단으로 전락하고 있다.

인구·고용·산업·금융을 빨아들이는 블랙홀같은 수도권의 구심력에 맞설 지방의 역할과 역량강화를 강구하기 위해서는 지금과 같은 중앙기획·예산의존의 균형발전정책으로는 분명한 한계가 있다. 막대한 예산을 투입함에도 불구하고, 불균형과 양극화가 더욱더 심화되고 있다면, 앞으로의 관점과 접근방식은 지금과는 완전히 달라져야 할 것이다.

지역의 활성화 지표를 '인구'라고 하는 양적수치에만 둔다면 마이너스섬게임으로 흘러갈 수 밖에 없다. 지금 지방이 해야할 일은 인구유치경쟁이 아니라, 인구가 줄어도 풍요롭고 안심하며 편리하고 쾌적하게 살아갈 수 있는 지속가능한 지역환경과 생활기반을 위한 지역비전을 구축하는 것이다.

'지방에는 먹이가 없고, 서울에는 둥지가 없다'라는 슬픈 비유를 많이 듣곤 한다. 지방에 일자리가 없다고들 하지만, 일자리가 없는 것이 아니라 지역에서 필요로 하는 일자리와, 누군가가 하지 않으면 안되는 일자리와, 사람들이 희망하는 일자리에서 수요와 공급의 불일치가 발생하는 것이다.

이러한 가운데 '지역의 과제를 내 일로 삼겠다'라고 하는 청년들과, 탈물질주의와 로컬지향의 가치관으로 무장한 청년들이 고향도 아닌 곳으로 이주해서 새로운 일터와 삶터를 꾸리고 있는 모습들이 종종 보이게 되는데, 이들에게서 작은 희망의 씨앗을 발견하게 된다. 대량생산-대량소비가 아닌, 다품종 소량생산과 가치소비를 지향하는 젊은 세대들의 욕구와도 맞물려, 지역에서 다양한 취향과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이 존재하고 존중받으며, 내가 살고 있는 지역에서 내가 아는 사람들이 만든 상품, 농산물, 제품들을 신뢰하고, 얼굴이 보이는 관계를 만들어가면서 돌봄의 문제들까지 함께 해결하고 있는 건강한 지역커뮤니티가 전국 곳곳에서 일궈지고 있다.

지역에 버려진 빈집을 하나씩 사들여 새로운 길은 내고 침체된 지역을 전국에서 찾아오는 핫플레이스로 바꾸고 세계적인 명소가 되기를 꿈꾸는 청년사업가들을 비롯하여, 지역의 물적·인적·역사적 자원을 활용하여 로컬상품을 개발하거나, 골목상권을 활성화하고, 지역브랜딩을 독자적으로 해가는 로컬크리에이터들도 전국 각지에서 활발히 그 업을 이어가고 있다.

위와 같은 지역기반의 로컬벤처들과 로컬커뮤니티들에 대해서 행안부와 중기부 등의 정부부처들이 다양한 정책사업을 통해 북돋고 있지만, 결국은 이러한 생업이자 활동이 지역내에서 자립적이고 지속적으로 이어지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역 또한 젊은 세대들의 일과 삶을 온전히 받아들이고 책임지겠다는 필사적인 각오가 필요하며, 도시와 농촌을 불문하고 젊은 세대가 더욱더 부가가치 높은 일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내는게 무엇보다 우선시 되어야 한다.

지금까지는 상품이 되지 않았던 지역자원을 고부가가치상품으로 만드는 발상의 전환과 아이디어 또한 지역의 중지를 모아야 할 것이다. 지방의 산업전략에 필요한 것은 대기업 본사를 유치하는 경쟁이 아니라, 지역의 특성에 맞고 가장 잘 할 수 있는 산업모델을 발굴지원하는 것과 함께, 로컬기반기업의 주역이자 지역의 새로운 성장의 기회를 만들어 갈 젊은 창조인재들을 지역경영의 소중한 파트너로 적극 영입하는 것이며, 그들이 살고 싶은 지역환경을 만들어가는 것이다.

오리지널리티와 호스피탈리티로 지역의 매력지수를 높여야

한편, 하드웨어 중심의 거대한 대형사업이나 대기업 유치 등의 높은 허들을 넘지 못하면 실패라고 하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작은 생활공간단위를 복원하는 실험의 작은 성공들을 쌓아가는 것들이 중요하다. 일본의 원도심 활성화모델로 정착된 200미터론이 대표적 사례이다. 10개의 거점공간에서 시작된 1개의 거리를 포괄하는 면적범위가 200미터론(공간-지구-거리로 확장)인데, 이에 따르면 지역활성화는 작은 출발과 점진적 개발이 강조되며, 최소단위인 거점공간에 활력을 불어넣는 최초의 실험이 관건이라고 한다.

나아가 그 확장버전인 400미터론은 사람을 불러 모으는 매력지점을 배치할 중점 공간으로서 상권, 공원, 광장, 숙소, 주택가 등도 포함하는데, 지역고유의 매력요소를 녹인 곳들을 배치하면서 직주락의 완성도를 높여간다는 것으로, 이를 적용하여 실제로 지역활성화에 성공한 사례들이 다수 존재한다.

서울따라하기 경쟁이 아니라, 229개의 기초지자체가 있다면, 229개의 로컬모델이 필요할 것이다. 각 지역이 지역의 특수성과 환경에 적합한 성장 방향을 모색해서 독창적인 경제활력으로 독립적인 지역문화를 창출하는 전략을 세워야 한다. 지역의 독특한 강점과 약점을 총체적으로 파악해서 보물찾기 하듯이 지역자산을 발굴하고 구슬을 꿰듯이 매력적으로 엮어내서 고유성을 가시화하고 브랜딩해서 제2의 고향, 제3의 고향이 만들어질 수 있도록 하는 계기를 지속적으로 마련해야 할 것이다.

사람들의 다양하고 내밀한 욕구와 사회의 다원화된 가치를 중심에 두고 생각하지 않는 정책은 긴 호흡으로 이어질 수 없다. 위기를 기회로 전환시킬 작은 혁신실험들부터 시도하면서, 지역을 매력적인 삶의 무대로 만들어가는 것이 '지금 여기서' 필요할 것이다.

▲김보람 서경대학교 교수는= 일본 메이지대학, 호세이대학, 일본체육대학 강사(지역사회교육)를 거쳐, 현재 서경대학교 공공인재학부에 재직중이며 정책디자인센터의 부센터장을 맡고 있다. '지속가능한 도시정책'을 주제로 미국, 일본, 캐나다, 스웨덴, 벨기에, 프랑스, 싱가포르 등의 주요도시에서 연수경험을 쌓고 일본 마츠시타정경숙을 졸업하였다. 대한민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에서 정책자문위원으로 활동했고, 지금은 한국지방자치학회 감사를 맡고 있으며, '지속가능한 도시'와 관련된 지자체 정책연구과제를 다수 수행하고 있다.

※ 외부 필진 기고는 본사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wideope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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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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