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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지역의 '소프트파워'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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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람 서경대학교 공공인재학부 교수

지방은 소멸하지 않는다

지방소멸이라는 말이 심심치 않게 들린다. 인구가 감소하게 되면 사회유지기능이 약화되어, 소멸하는 것은 지자체라는 틀일 뿐, 지방 자체가 소멸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지자체라는 기존 틀을 유지하기 위해 요구되는 일정 규모의 거주민이나 사회 인프라가 부족하게 되면 지자체의 합병은 할 수 있겠지만, 그것 자체가 곧 지방소멸은 아니다.

정작 지방소멸이라는 말을 등장시킨 일본을 보더라도, 한때 '지방소멸'이라는 말로 일본 전역에 충격을 안겨주었던 '마스다보고서'를 비웃기라도 하듯, 인구 4000명의 작은 마을이 매해 고향사랑기부금 120억원을 받고, 마을수익금으로 자립경영을 하는 미나미오구니마치를 비롯해 초고령화의 작은 산골마을에서 나뭇잎사업을 해서 연간 수십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 카미카츠쵸, IT업계종사자를 위한 새틀라이트오피스타운을 산골마을에 만들어 도시에서의 유입인구를 늘리고 있는 카미야마쵸, 인구 6만명의 마을이지만 지역기반의 현대예술축제를 통해 연간 50만명이 찾고 500억원의 경제효과를 누리고 있는 에치고츠마리 지역, '작지만 빛나는 지자체포럼'의 활약과 연대 등등, 인구가 적고 규모가 작은 지역이라고 해도 힘과 지혜를 모아 똘똘 뭉쳐 매력적인 지역브랜딩과 지역순환경제, 전국적인 인지도로 지역이 활성화되고 있는 사례들은 너무 많다.

김보람 서경대학교 공공인재학부 교수

젊은 창조인재들을 지역경영의 소중한 파트너로 적극 영입해야

결국 인구감소문제보다도 지방에서 청년층이 유출되는 문제를 더욱 심각하고 진지하게 살펴야 한다. 전 국토의 12%에 불과한 수도권에 52%의 인구가 몰려있어, 비용증가 속 자원경쟁이 심화되어 수도권은 사람은 가장 많지만 출생율은 가장 낮은 곳(0.59명)이 되었으며, 모든 지방은 서울을 정점으로 하는 서열화의 틀에 맞추어져 서울의 말단으로 전락하고 있다.

인구·고용·산업·금융을 빨아들이는 블랙홀같은 수도권의 구심력에 맞설 지방의 역할과 역량강화를 강구하기 위해서는 지금과 같은 중앙기획·예산의존의 균형발전정책으로는 분명한 한계가 있다. 막대한 예산을 투입함에도 불구하고, 불균형과 양극화가 더욱더 심화되고 있다면, 앞으로의 관점과 접근방식은 지금과는 완전히 달라져야 할 것이다.

지역의 활성화 지표를 '인구'라고 하는 양적수치에만 둔다면 마이너스섬게임으로 흘러갈 수 밖에 없다. 지금 지방이 해야할 일은 인구유치경쟁이 아니라, 인구가 줄어도 풍요롭고 안심하며 편리하고 쾌적하게 살아갈 수 있는 지속가능한 지역환경과 생활기반을 위한 지역비전을 구축하는 것이다.

'지방에는 먹이가 없고, 서울에는 둥지가 없다'라는 슬픈 비유를 많이 듣곤 한다. 지방에 일자리가 없다고들 하지만, 일자리가 없는 것이 아니라 지역에서 필요로 하는 일자리와, 누군가가 하지 않으면 안되는 일자리와, 사람들이 희망하는 일자리에서 수요와 공급의 불일치가 발생하는 것이다.

이러한 가운데 '지역의 과제를 내 일로 삼겠다'라고 하는 청년들과, 탈물질주의와 로컬지향의 가치관으로 무장한 청년들이 고향도 아닌 곳으로 이주해서 새로운 일터와 삶터를 꾸리고 있는 모습들이 종종 보이게 되는데, 이들에게서 작은 희망의 씨앗을 발견하게 된다. 대량생산-대량소비가 아닌, 다품종 소량생산과 가치소비를 지향하는 젊은 세대들의 욕구와도 맞물려, 지역에서 다양한 취향과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이 존재하고 존중받으며, 내가 살고 있는 지역에서 내가 아는 사람들이 만든 상품, 농산물, 제품들을 신뢰하고, 얼굴이 보이는 관계를 만들어가면서 돌봄의 문제들까지 함께 해결하고 있는 건강한 지역커뮤니티가 전국 곳곳에서 일궈지고 있다.

지역에 버려진 빈집을 하나씩 사들여 새로운 길은 내고 침체된 지역을 전국에서 찾아오는 핫플레이스로 바꾸고 세계적인 명소가 되기를 꿈꾸는 청년사업가들을 비롯하여, 지역의 물적·인적·역사적 자원을 활용하여 로컬상품을 개발하거나, 골목상권을 활성화하고, 지역브랜딩을 독자적으로 해가는 로컬크리에이터들도 전국 각지에서 활발히 그 업을 이어가고 있다.

위와 같은 지역기반의 로컬벤처들과 로컬커뮤니티들에 대해서 행안부와 중기부 등의 정부부처들이 다양한 정책사업을 통해 북돋고 있지만, 결국은 이러한 생업이자 활동이 지역내에서 자립적이고 지속적으로 이어지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역 또한 젊은 세대들의 일과 삶을 온전히 받아들이고 책임지겠다는 필사적인 각오가 필요하며, 도시와 농촌을 불문하고 젊은 세대가 더욱더 부가가치 높은 일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내는게 무엇보다 우선시 되어야 한다.

지금까지는 상품이 되지 않았던 지역자원을 고부가가치상품으로 만드는 발상의 전환과 아이디어 또한 지역의 중지를 모아야 할 것이다. 지방의 산업전략에 필요한 것은 대기업 본사를 유치하는 경쟁이 아니라, 지역의 특성에 맞고 가장 잘 할 수 있는 산업모델을 발굴지원하는 것과 함께, 로컬기반기업의 주역이자 지역의 새로운 성장의 기회를 만들어 갈 젊은 창조인재들을 지역경영의 소중한 파트너로 적극 영입하는 것이며, 그들이 살고 싶은 지역환경을 만들어가는 것이다.

오리지널리티와 호스피탈리티로 지역의 매력지수를 높여야

한편, 하드웨어 중심의 거대한 대형사업이나 대기업 유치 등의 높은 허들을 넘지 못하면 실패라고 하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작은 생활공간단위를 복원하는 실험의 작은 성공들을 쌓아가는 것들이 중요하다. 일본의 원도심 활성화모델로 정착된 200미터론이 대표적 사례이다. 10개의 거점공간에서 시작된 1개의 거리를 포괄하는 면적범위가 200미터론(공간-지구-거리로 확장)인데, 이에 따르면 지역활성화는 작은 출발과 점진적 개발이 강조되며, 최소단위인 거점공간에 활력을 불어넣는 최초의 실험이 관건이라고 한다.

나아가 그 확장버전인 400미터론은 사람을 불러 모으는 매력지점을 배치할 중점 공간으로서 상권, 공원, 광장, 숙소, 주택가 등도 포함하는데, 지역고유의 매력요소를 녹인 곳들을 배치하면서 직주락의 완성도를 높여간다는 것으로, 이를 적용하여 실제로 지역활성화에 성공한 사례들이 다수 존재한다.

서울따라하기 경쟁이 아니라, 229개의 기초지자체가 있다면, 229개의 로컬모델이 필요할 것이다. 각 지역이 지역의 특수성과 환경에 적합한 성장 방향을 모색해서 독창적인 경제활력으로 독립적인 지역문화를 창출하는 전략을 세워야 한다. 지역의 독특한 강점과 약점을 총체적으로 파악해서 보물찾기 하듯이 지역자산을 발굴하고 구슬을 꿰듯이 매력적으로 엮어내서 고유성을 가시화하고 브랜딩해서 제2의 고향, 제3의 고향이 만들어질 수 있도록 하는 계기를 지속적으로 마련해야 할 것이다.

사람들의 다양하고 내밀한 욕구와 사회의 다원화된 가치를 중심에 두고 생각하지 않는 정책은 긴 호흡으로 이어질 수 없다. 위기를 기회로 전환시킬 작은 혁신실험들부터 시도하면서, 지역을 매력적인 삶의 무대로 만들어가는 것이 '지금 여기서' 필요할 것이다.

▲김보람 서경대학교 교수는= 일본 메이지대학, 호세이대학, 일본체육대학 강사(지역사회교육)를 거쳐, 현재 서경대학교 공공인재학부에 재직중이며 정책디자인센터의 부센터장을 맡고 있다. '지속가능한 도시정책'을 주제로 미국, 일본, 캐나다, 스웨덴, 벨기에, 프랑스, 싱가포르 등의 주요도시에서 연수경험을 쌓고 일본 마츠시타정경숙을 졸업하였다. 대한민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에서 정책자문위원으로 활동했고, 지금은 한국지방자치학회 감사를 맡고 있으며, '지속가능한 도시'와 관련된 지자체 정책연구과제를 다수 수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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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deope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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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인가 '조선'인가 호칭 논쟁 [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 최슬아 숭실대 교수는 29일 "북한이라는 호명이 상대방을 한반도의 일부처럼 위치시킨다면 조선이라는 호명은 하나의 독립된 행위자로 인정하는 방향으로 작동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최 교수는 "북한을 인정해야 된다는 주장은 어떤 온정적인 제안이 아니라 상대를 인정함으로써 불안을 낮추고 관계를 보다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굉장히 중요한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정치학회(회장 윤종빈)는 이날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평화 공존을 위한 이름 부르기:북한인가 조선인가' 주제로 특별학술회의를 열었다. 통일부는 관련 논의를 공론화한다는 취지에서 이번 학술회의를 후원했다. 사회를 맡은 권만학 경희대 명예교수는 "호칭은 기본적으로 식별 기능을 갖지만 정치적 호칭이 되는 순간 이데올로기를 담게 된다"고 말했다. 권 교수는 "북한은 '대한민국'을 공식 명칭으로 부르며 남쪽을 외국으로 재정의했다"면서 "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북한' '북측'이라는 표현을 사용한다"며 토론 필요성을 강조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지난 20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 들어서며 도어스태핑을 갖고 최근 북한 '핵시설' 발언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뉴스핌DB] ◆ 김성경 "호칭은 분단 산물…'조선' 관계 전환 출발점" 김성경 서강대 교수는 "북한이라는 호명은 비공식적·약칭적 표현이지만 분단 80년 동안 누적된 정치적 의미를 가진 것"이라면서 "북한을 계속 북한이라고 부르는 한 우리 안에 북한이 계속 갇힐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김 교수는 "학계에서는 (북한을) 조선, 북조선으로 부르는 경향이 좀 있었다"며 "남과 북의 국가 정체성이 이미 상당히 공고화돼 있는 현 상황에서 국가와 국가 사이의 관계 맺기를 본격적으로 시작할 수 있는 시기가 도래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 교수는 "북한을 계속 유지한다는 것이 평화공존이나 통일에 더 도움이 된다는 논리적 근거를 찾기 어렵다"면서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통일은 남북이 서로를 인정 존중하고 그 맥락 안에서 관계를 맺고 남북 주민이 통일을 선택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방안"이라고 제시했다. ◆ 권은민 "국호 사용, 국가 승인 아냐…정치가 먼저, 법은 따라간다" 권은민 김앤장법률사무소 변호사는 "북한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또는 'DPRK'라고 부른다고 해서 그것이 꼭 국가 승인이나 정부 승인을 구성하지는 않는다"면서 "국가 승인은 정치적 행위이고 국가 의사 표시다. 그렇게 부르더라도 국가 승인과는 무관하다라고 선언을 하면 정리가 되는 문제"라고 진단했다. 권 변호사는 "남북관계는 법률의 영역이라기보다는 정치의 영역에 가까운 것 같다"면서 "과거에도 정치가 큰 틀을 규정하고 법과 제도가 따라가는 변화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권 변호사는 "남북 기본합의서 제1조는 '상대방의 체제를 인정하고 존중한다'고 돼 있다"면서 "이름을 제대로 불러주는 것이 그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권 변호사는 "국호 사용은 상호 주권을 존중하는 취지의 기존 합의를 계승하는 것"이라면서 "당사자 표기는 상대방이 원하는 공식 국호를 불러주고 그것이 국가 승인은 아니다라는 것을 전제로 하면 된다"고 제언했다.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북한전문기자 =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이 군수공업을 담당하는 제2경제위 산하 중요 군수공장을 방문했다고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12일 보도했다. 사진은 김정은이 이 공장에서 생산된 권총으로 사격하는 모습. [사진=북한매체 종합] 2026.03.12 yjlee@newspim.com ◆ 이동기 "독일도 경멸적 호칭 쓰다 공식 국호 전환…출발은 이름" 이동기 강원대 교수는 "서독은 동독을 경멸적 표현으로 불렀지만 긴장이 격화되면서 더 큰 평화 정치에 대한 구상이 폭발했다"면서 "국제 환경이 좋지 않을수록 평화 화해 논의가 공존에 대한 요구나 필요를 폭발할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이 교수는 "독일 정치권에서는 헤르베르트 베너 전독문제부(통일부) 장관이 가장 먼저 동독 공식 국호를 사용했다"며 "당시에는 언론의 융단 폭격을 받았지만 시간이 해결해줬다. 국제법적으로는 여전히 인정하지 않았지만 실질적으로는 국가로 승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원칙을 고수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인내만으로도 부족하다"면서 "결국 원칙 고수와 실용주의가 결합하는 모든 출발은 국호의 제대로 된 호명이고, 동시에 장기적으로는 근본 전환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 "호칭 변경, 굴복 아닌 공존 가능성 넓히는 정치적 전략" 패널 토론에서 전문가들은 조선 호명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제시했다. 김태경 성공회대 교수는 "젊은 세대에는 '둘의 우리'가 상식적으로 받아들여지는 시점"이라며 "우리가 조선을 일종의 주권 국가로서 인정하는 과정은 결국 우리에 대한 자기 인정과 그들에 대한 인정이 같이 결합되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김주희 국립부경대 교수는 "핵심은 인정과 통일 사이의 균형을 어떻게 접근할 것인가에 대한 부분"이라면서 "실질적으로 가는 데 있어서는 담론과 제도, 정치 차원에서의 접근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 교수는 "호칭을 바꾸는 것은 굴복이 아니라 적대를 줄이고 공존의 가능성을 넓히는 하나의 정치적 전략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hyun9@newspim.com 2026-04-29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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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알發 쇼크에 리츠업계 초긴장 [서울=뉴스핌] 정영희 기자 = 국내 1호 해외 부동산 공모 리츠인 제이알글로벌리츠가 자산 가치 하락과 유동성 위기를 견디지 못하고 결국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상장 리츠 가운데 사실상 첫 디폴트 사례가 발생하면서 시장에 적잖은 충격을 주고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번 사안을 개별 리츠의 리스크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며, 전체 시장으로 확산되는 시스템 리스크 가능성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정부는 관련 시장에 대한 긴급 점검에 착수하는 한편, 필요 시 유동성 지원과 함께 구조 개선을 병행하는 등 시장 안정화 대책을 추진할 방침이다. [AI 그래픽 생성=정영희 기자] ◆ 무너진 해외 부동산 가치…유동성 위기 예견됐나 30일 리츠업계에 따르면 제이알투자운용의 기업회생 절차 돌입으로 인해 투자자들의 긴장감이 시장 전반으로 확산하는 모양새다. 국내 대형 독립계 리츠 자산관리회사인 제이알투자운용이 2020년 국내 최초로 유가증권시장에 안착시킨 해외 부동산 공모 리츠다. 벨기에 브뤼셀 중심부에 위치한 파이낸스타워와 미국 뉴욕 맨해튼의 498세븐스애비뉴 등 대형 상업용 오피스 빌딩을 기초 자산으로 편입해 운용해 왔다. 그러나 금리 상승 등의 영향으로 벨기에 브뤼셀 파이낸스타워 가치가 떨어지면서, 단기사채 400억원을 상환하지 못해 지난 27일 서울회생법원에 회생 절차 개시를 신청했다. 한국거래소는 전일 매매 거래를 정지하고 관리종목으로 지정했다. 이번 사태는 어느 정도 예견된 수순이었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제이알글로벌리츠는 지난 1월 12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공시했으나 해외 자산의 감정평가서 수신 지연 등을 이유로 한 달 만인 2월 이를 자진 철회했다. 핵심 자산인 벨기에 파이낸스타워의 감정평가액이 급락하면서 현지 대주단과 약정한 담보인정비율을 초과했다. 임대료 등으로 발생한 현금 흐름을 대출 상환에 우선 충당하도록 묶어두는 캐시트랩(Cash Trap, 현금 동결)이 발동되더니 기업회생으로 이어졌다.  박광식 한국기업평가 수석연구원은 "올 들어 차입 만기 도래에 따른 차환 부담이 지속되는 가운데 환헤지(환율 고정 상품) 정산금 명목으로 약 1000억원의 추가적인 자금 조달이 시급하다"며 "캐시트랩 해소를 위해서는 약 7830만유로(한화 약 1354억원)의 현지 차입금 상환을 위한 추가 재원 조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일제히 꺾인 리츠주…시스템 리스크 확산은 기우? 이 같은 악재에 상장 리츠 전체에 대한 투자 심리가 급격히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고개를 든다. 실제로 한국거래소 거래 동향을 살펴보면 이날 리츠 종목들은 일제히 곤두박질쳤다. 마스턴프리미어리츠가 큰 폭으로 미끄러진 것을 비롯해 한화리츠, 삼성FN리츠, SK리츠, 코람코라이프인프라리츠 등이 급락세를 면치 못하며 시장의 불안감을 드러냈다. 뚜렷한 성장 가도를 달리던 리츠 업계는 발을 동동 구르는 처지가 됐다. 한국리츠협회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종가 기준으로 국내 증시에 상장된 25개 리츠의 시가총액은 9조7778억원을 기록했다. 리츠 시장은 지난해 1월 8조103억원 수준에서 같은 해 9월 9조2048억원을 돌파했고 5개월 만인 지난 2월에는 10조원을 넘어서는 등 몸집을 불려왔다. 그동안 일반 주식에 밀려 상대적으로 소외됐지만, 최근 코스피 강세장 속에서 안정적인 피난처로 주목받은 결과다. 법적으로 배당 가능 이익의 90% 이상을 의무적으로 배당해야 하는 구조적 특성 덕분에 확실한 현금 흐름을 선호하는 투자 자금이 대거 몰린 것도 호재 원인 중 하나로 제시됐다. 그러나 이번 사태의 파장이 전체 금융 시장으로 퍼질 것이란 예측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국내 상장 리츠 22개사 중 해외 자산을 보유한 비중은 14.3%이지만, 전체 자산 기준으로 환산하면 해외 자산 비중은 1.2%에 불과하다. 국내 상장 리츠의 총투자 자산 대비 해외 자산이 차지하는 파이가 극히 작아 전이 가능성이 낮다는 뜻이다. 지난달 말 자산 구성 및 투자 유형별 포트폴리오 비중을 보면 주택이 44.0%로 가장 컸다. 오피스는 35.3%에 머물렀으며 리테일 6.4%, 물류 6.4%, 혼합형 3.6%, 기타 3.2%, 호텔 1.1% 순으로 나타나 이번 위기의 진원지인 해외 오피스 리스크와는 거리를 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수희 LS증권 연구원은 제이알리츠의 최근 기준 발행 잔액이 약 4000억원으로 전체 크레딧 시장 규모와 비교하면 찻잔 속의 태풍 수준이라고 일축했다. 일반 크레딧물과 달리 리츠가 발행한 회사채는 개인 투자자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아 기관 투자자 중심으로 굴러가는 국내 크레딧 시장 심리에 타격을 주기는 구조적으로 어렵다는 판단이다. 김은기 삼성증권 연구원 역시 이번 이벤트가 단기사채 미상환으로 불거진 만큼 단기 자금 시장 경색이 회사채 시장으로 파급될까 우려하는 시각이 존재하지만 최근 풍부한 단기 자금을 바탕으로 기업어음 금리가 안정적으로 낮게 유지되고 있어 과거의 신용 위기와는 양상이 완전히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 국토부 방화벽 구축 총력전…상장리츠, 자산 다각화 과제로 다만 해외 부동산 자산에 직간접적으로 투자하는 리츠 종목들은 당분간 위축된 행보를 보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현재 해외 부동산 자산에 투자하는 상장 리츠는 KB스타리츠, 미래에셋글로벌리츠, 마스턴프리미어리츠, 신한글로벌액티브리츠, 디앤디플랫폼리츠, 이지스레지던스리츠 등이다. 이 중 해외 자산 구성 비중이 100%인 곳이 3개사, 50% 이상이 2개사, 50% 미만이 3개사로 파악됐다. 대표적으로 디앤디플랫폼리츠는 일본 소재 아마존 물류센터에 간접 투자 중이며 이지스레지던스리츠는 미국 소재 임대주택 및 대학 기숙사에 자금을 투입하고 있다. 이은미 나이스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해외 자산의 장부 가치 비중이 각 리츠 총자산의 5~30% 수준에 그쳐 전반적인 쏠림 현상은 없다"면서도 "해외 자산을 보유한 개별 리츠의 경우 현지 대출 약정 위반에 따른 현금 흐름 통제와 국내 채무 차환 부담이라는 이중고를 동시에 겪을 수 있어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글로벌 부동산 시장의 한파도 부담이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주요 도시 상업용 부동산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4.7% 떨어졌다. 고점을 찍었던 2022년과 15%나 증발했다. 런던과 베를린 등 유럽 주요 도시의 상업용 부동산 가격은 30% 넘게 폭락했다. 정부도 사태의 엄중함을 인지하고 발 빠르게 방화벽 구축에 나섰다. 국토교통부는 이날 오후 김이탁 제1차관 주재로 금융위원회, 한국부동산원, 금융감독원 등 관계 부처를 긴급 소집해 점검 회의를 열었다. 리츠 시장 전반의 현황을 점검하는 한편, 투자자 보호를 위한 대응 방향을 집중적으로 논의하기 위한 자리다. 국토부 관계자는 "제이알글로벌리츠의 부실화 과정에서 불거진 각종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전일 합동 검사에 착수했으며, 불법 행위가 적발될 경우 엄정 대응할 방침"이라며 "시장 안정을 위해서 대기업이나 공기업이 최대주주가 되는 앵커리츠를 공급하고, 변동성이 통제 수준을 넘어설 경우 채권 및 자금 시장 안정 프로그램 규모를 즉각적으로 늘릴 수 있도록 비상 대응 체계를 가동하겠다"고 말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사태 수습을 넘어 리츠 시장의 근본적인 체질 개선과 신뢰 회복이 시급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상장 리츠의 주가를 궤도에 올려놓고 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투자자의 신뢰를 되찾는 것이 급선무라고 지적했다. 김필규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정보의 투명성이 담보된 상태에서 시장 상황에 맞게 자금 조달의 유연성을 높여주고, 우량 자산 편입과 리츠 간 합병을 통해 자산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는 정책이 뒤따라야 한다"며 "자산관리회사 역시 수동적인 태도에서 벗어나 운용 현황과 배당 전략 등을 공개하고, 적극적으로 소통함으로써 정보 비대칭으로 인한 불신을 거둬내야 한다"고 제언했다. chulsoofriend@newspim.com 2026-04-3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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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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