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사회 법원·검찰

속보

더보기

[기고] '한국형 주거 정의' 모델 찾아야

기사입력 : 2024년08월24일 08:00

최종수정 : 2024년08월24일 08:00

심준섭 법무법인 심 파트너변호사

2020년 7월, 이른바 '임대차 3법'이 시행된 지 어느덧 4년이 지났다. 세입자의 주거 안정을 위해 도입된 이 법은 과연 우리 사회에 '정의'를 가져왔을까? 아니면 새로운 불균형을 만들어냈을까? 오늘은 임대차 3법이 던진 윤리적 딜레마를 파헤쳐 보겠다.

첫 번째 사례다. 강남에 거주하는 김모씨(42세)는 연봉 1억의 고소득 전문직이다. 그는 임대차 3법 덕분에 4년간 5%의 임대료 상승만으로 호화 아파트에 살 수 있게 됐다. 반면 임대인 이모씨(68세)는 퇴직 후 유일한 수입원이었던 임대료를 제대로 올리지 못해 생활고를 겪고 있다. 과연 이것이 '주거 정의'일까?

하지만 다른 측면도 있다. 서울 외곽의 소형 아파트에 사는 최모씨(35세) 가족은 임대차 3법 덕분에 아이들의 학업을 중단하지 않고 같은 동네에서 4년을 더 살 수 있게 됐다. 이전에는 2년마다 이사를 다니며 큰 스트레스를 받았지만, 이제는 안정적인 주거 환경에서 미래를 계획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서울=뉴스핌] 심준섭 법무법인 심 파트너변호사 [사진=법무법인 심]

임대차 3법은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다. 이는 '누구의 권리를 더 중요하게 볼 것인가'의 문제다. 임차인의 주거 안정권과 임대인의 재산권, 둘 중 어느 것이 더 중요할까? 사회 정의는 과연 다수의 이익을 위해 소수의 희생을 정당화할 수 있을까?

해외 사례를 살펴보면 더욱 복잡해진다. 독일은 임차인 보호에 중점을 둔 정책으로 주거 안정을 이뤄냈다. 특별한 사유 없이는 임대차 계약을 해지할 수 없고, 임대료 상승도 엄격히 제한된다. 그 결과 독일의 주거 안정성은 매우 높지만, 동시에 임대 주택 공급 부족과 베를린 같은 대도시의 만성적인 주택난이라는 부작용을 겪고 있다.

프랑스는 좀 더 균형 잡힌 접근을 취하고 있다. 임차인에게 최소 3년의 거주 기간을 보장하면서도, 임대료 상승률을 물가상승률과 연동시켜 임대인의 이익도 고려한다. 하지만 여전히 파리 등 대도시의 주택난은 심각한 수준이다.

반면 영국은 1988년 임대료 규제를 대폭 완화했다. 그 결과 임대 주택 공급은 늘었으나 임대료도 함께 크게 상승했고, 임차인의 주거 불안정성이 심화됐다. 최근에는 다시 임차인 보호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선회하고 있다.

미국의 뉴욕시는 또 다른 모델을 보여준다. '임대료 안정화' 제도를 통해 특정 조건의 주택에 대해서만 임대료 상승을 제한하고 있다. 이는 서민 주거 안정과 시장 원리의 절충안이지만, 임대료 안정화 대상 주택을 둘러싼 논란이 끊이지 않는다.

임대차 3법은 단기 안정과 장기 지속가능성 사이의 줄타기이기도 하다. 당장의 임차인 보호는 이뤄냈을지 모르지만, 장기적으로 임대 시장을 위축시켜 결국 임차인에게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다. 반대로 임대인의 이익만을 고려한다면 주거 불안은 사회 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겠다.

우리는 '한국형 주거 정의' 모델을 찾아야 한다. 임대차 3법은 그 과정의 시작일 뿐이다. 임차인과 임대인, 청년과 노년, 현재와 미래 세대의 이해관계를 모두 고려한 균형 잡힌 정책이 필요하다. 이는 단순히 법률의 문제가 아닌, 우리 사회가 추구해야 할 주거 가치에 대한 근본적인 논의를 요구한다.

임대차 3법을 둘러싼 논쟁은 우리에게 묻고 있다. 과연 '정의로운 주거'란 무엇인가? 그리고 그것을 위해 우리 각자는 어떤 책임을 져야 하는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 과정이야말로 진정한 '주거 정의'를 향한 첫걸음일 것이다.

 

심준섭 법무법인 심 파트너변호사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법학 석사 졸업
제10회 변호사시험 합격
서울변호사협회 형사법 연수 수료
서울변호사협회 조세법 연수 수료
대한변호사협회 등기경매아카데미 수료
대한변호사협회 등기·부동산 특별연수 수료(369기)
서울변호사협회 건설부동산 연수 수료

現) 법무법인 심 파트너변호사
前) 법무법인(유한) 바른 소속변호사
現) 리즌아이 주식회사 사외이사
現) 대한변호사협회 전세사기 피해사건 대책TF(구 빌라왕 피해사건 대책TF) 위원
現)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전세피해지원센터자문변호사
現) 대한변호사협회 법률구조재단 법률구조수행변호사
現) 대한변호사협회 기획위원회 위원
現) 서울지방변호사협회재정위원회 위원
現) 서울지방변호사협회청년변호사특별위원회 위원

※ 외부 필진 기고는 본사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peoplekim@newspim.com

CES 2025 참관단 모집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단독] '농기계 임대'로 지원한다더니…정부, 내년 예산 17% 싹뚝 [세종=뉴스핌] 이정아 기자= 농기계 구입이 어려운 농가에 농기계를 임대해 구입 부담을 경감해주는 '농기계 임대 지원사업' 예산이 17% 삭감된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윤준병 의원실이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내년 농기계임대 지원사업 예산은 올해(327억4000만원) 대비 17% 줄어든 271억200만원으로 편성됐다. 농기계임대 지원사업은 농가가 쉽게 구입하기 어려운 고성능·고가격 농기계를 정부가 임대함으로써 농작업 효율화와 농업경영비를 절감하기 위해 지난 2003년 도입됐다. 특히 농식품부는 농촌이 고령화되면서 일손 부족 현상이 심해지자 농기계를 활용해 농사를 수월하게 지을 수 있도록 노후농기계 교체, 여성친화형 농기계 지원 등을 지속 추진해 왔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전국 141개 시군에서 농기계임대 지원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이 외 6개 시군에서는 농기계임대 수요가 많아 지자체 재원을 통해 자체적으로 농기계임대 지원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2022년 기준 농기계임대사업소가 보유하고 있는 농기계(부속기 포함)는 총 9만3765대로 임대사업소 당 평균 647대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3개년간 지속 증가하는 추세다. 농촌경제연구원은 '농기계 임대사업 평가 및 컨설팅' 용역보고서에 "신규 농기계가 폐기 농기계보다 많아 연평균 5.6%의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며 "임대농기계에 대한 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분석한 바 있다. 이번 예산 삭감으로 농기계에 대한 수요 대비 공급이 원활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농식품부는 농기계임대 지원사업 예산이 삭감된 이유가 평가 타당성에서 미흡을 받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2022년 기준 농기계 대당 임대일수가 평균 11.3일로 조사되면서 이용률이 저조했다는 설명이다. 다만 농촌경제연구원은 임대일수 5일 이하의 농기계 비율이 24.6%로 높은 비율을 보여 임대실적이 개선되고 있다고 봤다. 또 임대실적이 저조한 이유를 조사한 결과 '신형 농기계 대체' 응답이 전체의 29.4%로 나와 사업의 평가성과는 무관한 것으로 나타났다. 윤준병 의원은 <뉴스핌>과 통화에서 "농촌의 경우 고령화, 여성화 현상으로 힘이 드는 노동력을 행사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며 "농업기계의 기계화를 적극적으로 하되 농가가 농기계를 장만하는 데 부담이 들지 않도록 임대 사업이 활성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농기계임대 지원사업 예산이 줄어들면서 농촌 일손 부족을 해결하는 데 걱정이 된다"며 "농기계임대 지원사업의 예산 뒷받침이 이뤄질 수 있도록 국회 예산 심의과정에서 점검·보완하겠다"고 전했다. 더불어민주당 윤준병 국회의원 [사진=윤준병 의원실] 2024.09.02 plum@newspim.com plum@newspim.com 2024-09-25 06:00
사진
이스라엘, 헤즈볼라 사령관 잇따라 제거…이번엔 미사일 고위급 [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이스라엘이 레바논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에 대한 대대적 공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헤즈볼라의 최고위급 지휘관들이 잇따라 폭사하고 있다. 부대를 지휘하고 전투를 이끌어야 할 수뇌부가 계속 제거되면서 헤즈볼라의 전투 역량도 약화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될 수 있는 대목이다.  로이터 통신 등 외신은 24일(현지시간) 레바논의 보안 소식통 두 명을 인용해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남부 교외 지역에 대한 이스라엘 공습 때 헤즈볼라의 한 지휘관이 사망했다"며 "그는 헤즈볼라의 미사일 부대 사령관인 이브라힘 쿠바이시"라고 말했다.  23일(현지시간) 이스라엘군 공습을 받은 레바논 남부 접경지 두로 지역. [사진=로이터 뉴스핌] 이스라엘방위군(IDF)도 성명을 통해 "베이루트 남부 교외 다히예 지역에 대한 공습으로 6명이 사망하고 15명이 다쳤다"면서 "사망자 중에는 이브라힘 쿠바이시가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IDF는 쿠바이시와 함께 헤즈볼라 미사일 부대의 고위 장교 여러 명도 폭사시켰다고 말했다. IDF는 이어 "지난 하루 동안 레바논 내 1500여 곳의 헤즈볼라 목표물에 약 2000개의 미사일·폭탄을 발사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이스라엘군은 지난 20일 헤즈볼라의 정예부대인 라드완 부대 지휘관 이브라힘 아킬을 족집게 공습으로 죽였다.  아킬은 지난 7월 사망한 푸아드 슈크르에 이어 헤즈볼라의 2인자급 지휘관이었다. 이스라엘은 공격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 헤르지 할레비 이스라엘군 참모총장은 이번 작전을 '북쪽의 화살'로 명명하면서 "우리는 헤즈볼라에 대한 작전을 더욱 가속화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들에게 휴식을 주지 않겠다"고 했다. 레바논 지역의 인명 피해도 빠르게 늘고 있다. 피라스 아비아드 레바논 보건부 장관은 "월요일 이후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어린이 50명을 포함해 사망자가 총 558명에 달하고 부상자는 1835명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한편 유엔(UN) 총회 참석을 위해 미국을 방문한 이란의 마수드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CNN과 인터뷰에서 "서방 지원을 받으며 첨단 무기로 무장한 이스라엘을 헤즈볼라 혼자서 상대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레바논이 제2의 가자지구가 되지 않게 해야 한다"면서 "이슬람 국가들이 모여 대응 방안을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인권 수호를 자처하는 미국과 유럽 국가들은 이스라엘의 공격 행위를 중단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ihjang67@newspim.com   2024-09-25 00:32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