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면접 교섭도 22%에 그쳐
복지부, 지자체 협조 어렵다 평가
원가정복귀 골든타임 6개월~1년
보호 종료 후 보호 기간은 11.8년
보사연 "사례에 따른 지원 강화해야"
[세종=뉴스핌] 신도경 기자 = 아동학대로 인해 가정에서 분리보호된 아동 2787명 중 원가정(가족)으로 복귀된 아동은 494명으로 17.7%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동의 원가정 복귀에 대한 국가의 다각적인 노력이 요구된다.
보건복지부가 작년 발간한 '2022 아동학대 주요통계'에 따르면 아동학대로 인해 가정에서 분리보호된 아동 중 원가정 복귀 비율은 17.7%에 불과하다. 나머지 2293(82.3%)는 지속적으로 원가정과 분리돼 분리보호되는 중이다.
◆ 원가정 복귀 아동 17.7% 불과…면접교섭도 22%에 그쳐
아동의 원가정 복귀는 법적으로 국가 책임이다. 아동복지법4조는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아동이 태어난 가정에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아동이 태어난 가정에서 성장할 수 없을 경우 가정과 유사한 환경에서 성장할 수 있도록 조치해야 한다고 명시했기 때문이다. 또 아동을 가정에서 분리해 보호할땐 신속히 가정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그러나 복지부가 아동학대 통계로 가장 최근에 발간한 '2022 아동학대 주요통계'에 따르면 가정과 분리보호된 이후 아동 80% 이상은 가정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다만 분리보호 후 가정으로 복귀된 아동이 17.7%에 불과한 이유는 아동학대 사례의 경우 분리 보호되지 않은 사례 비중이 크기 때문이다.
2022 아동학대 주요통계(학대아동 분리보호 후 보호 상황) (단위: 건, %) [자료=보건복지부] 2024.08.09 sdk1991@newspim.com |
보건사회연구원(보사연)은 "2022년 기준 학대로 판단된 경우가 2만8000건인데 그중 90%가 원가정에서 보호받으면서 학대에 대한 사례 관리를 받고 있다"며 "10%만 분리보호되기 때문에 숫자 자체가 작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보사연은 "그러나 분리된 10%를 전체로 놓고 봤을 때 가정으로 복귀된 경우가 17.7%인 것은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보사연은 아동의 원가정 복귀에 대해 한국이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복지부는 분리보호된 아동의 조속한 원가정 복귀와 보호종료 후 가족과 아동의 지속적인 만남인 면접교섭을 지원한다. 원가정이 없거나 원가정 복귀가 어려운 아동의 경우는 조부모, 형제, 자매 등과 지속적인 관계를 유지하도록 지원하게 돼 있다.
국민의힘 김미애 의원실이 같은 해 복지부로부터 받은 '보호아동 면접교섭 현황(1분기~2분기)'에 따르면 전체 보호아동 3만3983명 중 면접교섭 대상 아동은 1만4379명(42.3%)이다. 이중 실제 면접이 이루어진 사례는 7442명(51.7%)으로 이는 전체 보호아동 중 약 22%에 불과하다.
◆ 미국은 사례에 따른 지원 다양한데…한국은 교육·상담만 의존
복지부는 면접교섭이 잘 이뤄지지 않은 원인에 대해 면접교섭을 위해 부모의 정보를 지자체에 요구할 경우 개인정보보호를 이유로 협조되지 않는 구조적인 문제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 위탁가정과 다르게 시설보호는 중·장기 보호를 전제로 보호조치가 이뤄져 양육자의 양육의무를 희석하는 한계도 있다고 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면접교섭체계를 구체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보사연에 의하면 가족재결합의 골든타임은 6개월~1년이다. 그런데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에 따르면 보호종료아동 3104명을 조사한 결과 평균 보호기간은 11.8년으로 골든타임을 훌쩍 넘는다. 면접교섭을 지원해 가족과 유대를 지속할 필요성이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보사연은 "한국은 원가정 복귀를 위해 학대 가해자를 대상으로 교육과 상담을 받는다"며 "그런데 상담으로 바뀔 수 있는 사례도 있고 아닌 사례도 있는데 추가적인 지원이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경우 아동이 가정에서 분리보호될 경우 원가정으로 복귀시점을 정한다. 시점까지 가족의 위험 요인을 없애는 방향으로 부모에 대한 교육뿐 아니라 회복 프로그램을 시행한다. 경제적 어려움으로 방임이 우려되는 가정은 아이돌보미 등을 지원한다. 사례에 따른 지원으로 가정 기능을 회복하고 재결합을 촉구한다.
보사연은 "만일 원가정 복귀 시점을 넘어가면 친권을 박탈당하는 등 심각한 조치가 시행된다"며 "변화를 도모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보사연은 "한국은 재결합과 관련된 기간이 설정돼 있다든지 등 제도상으로 포함돼 있지 않다"며 원가정 복귀를 위한 지원을 촉구했다.
sdk199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