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사서비스·관광 등 서비스 분야 소비 진작 강조
수출 호조에도 성장률 기대치 밑돌자 서비스 소비 중심 내수 진작
[방콕=뉴스핌] 홍우리 특파원 =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진 중국이 서비스 소비 활성화 카드를 꺼내들었다. 지난달 열린 중국공산당 제20기 중앙위원회 제3차 전체회의(20기 3중전회)와 정치국 회의에서 소비 진작 및 내수 확대를 강조한 뒤 세부적인 후속 정책을 마련한 것으로 풀이된다.
4일 중국 관영 신화사(新華社) 등에 따르면, 중국 국무원은 3일 '서비스 소비의 고품질 발전 촉진에 관한 의견(이하 의견)'을 발표했다. '의견'은 서비스업 소비에 초점을 맞춰 내수를 확대하겠다는 명확한 신호를 내보낸 것이라고 매체는 전했다.
'의견'에는 ▲요식·숙박업과 가사서비스·노인 및 영유아 돌봄 등 기초형 소비 잠재력 발굴 ▲문화·엔터테인먼트와 관광·스포츠·교육 등 개선형 소비 활력 활성화 ▲디지털·녹색·헬스케어 등 신형 소비 강화 ▲소비환경 개선 등 6개 분야에 걸친 20개 주요 임무가 담겼다.
이번 '의견'은 특히 관광 업계의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입국 정책과 소비 환경을 개선하고 항공편 복원을 가속화할 것"이라면서 "다양한 결제방식 등을 제공하고 비자 면제 국가 범위 확대를 연구하며 문화 관광의 해 활동을 심화할 것"이라는 내용이 담겼기 때문이다.
중국은 관광객 등 입국 외국인 수를 늘리기 위해 노력 중이다. 프랑스·독일·이탈리아·네덜란드·스페인·말레이시아 6개국의 일반 여권 소지자가 15일 이내로 중국에 체류하는 경우 비자를 면제해 주는 정책을 작년 12월부터 1년 간 시행하기로 한 뒤 기한을 1년 연장했고, 스위스·아일랜드·헝가리·오스트리아·벨기에·룩셈부르크 6개국에 대해서도 15일 이내 체류자에 대한 비자 면제 정책 시행 기간을 당초 1년에서 내년 12월 말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싱가포르·태국 등과는 상호 비자 면제 정책 시행에 기한을 두지 않았다.
베이징 자금성을 찾은 중국 관광객들 [사진=블룸버그] |
중국 정부의 이 같은 조치는 상당한 효과를 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1분기 중국을 방문한 외국인은 전년 대비 3배 이상 늘어났다. 비자발급 건수는 118.8% 증가한 46만 6000건, 비자면제 입국 외국인 수는 266.1% 증가한 198만 8000명으로 집계됐다.
한편, 중국 경제를 둘러싼 내외부의 우려의 목소리에 중국 지도부도 긴장하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달 말 시진핑 국가주석 주재로 열린 정치국 회의는 "외부 환경으로 인해 부정적인 영향이 증가하고 있고, 국내 내수가 여전히 불충분하다"며 "중점 분야에 리스크가 많고 산업 업그레이드가 어려움에 처해 있다"고 현 경제 상황을 평가했다.
올해 2분기 경제성장률이 시장 전망치(5.1%)를 크게 밑돈 4.7%에 그치면서 올해 성장률 목표치 달성에 '경고등'이 들어온 가운데, 경제 성장 동력 유지를 위한 내수 진작의 필요성이 더욱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상반기 수출 호조 효과를 내수가 잠식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성장 잠재력이 큰 서비스 소비의 견인차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이달 2일 "서비스업은 중국에서 아직 충분히 활용되고 있지 않은 성장 동력"이라며 투자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서비스 소비를 활성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IMF는 "중국 경제 중 서비스업 비중이 50%까지 늘었지만 선진국의 75%에 비하면 여전히 낮은 수준으로 성장 공간이 크다"며 "스비스업은 실업률, 특히 청년 실업률을 낮추는 데 유리하고 저탄소 실현 목표에도 도움을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가통계국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서비스 소매액은 전년 동기 대비 7.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상품 소매액의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보다 4.3%p 높은 것이다.
상무부연구원 유통 및 소비연구소 둥차오(董超) 소장은 "현재 중국 국내 유효수요가 부족한 가운데 서비스 소비가 소비 성장을 견인하는 주요 동력이 됐다"며 "이번 '의견'이 서비스 소비 잠재력을 이끌어 내수 확대 및 경제 성장에 보탬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hongwoori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