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경제 경제일반

속보

더보기

갈길 바쁜 최저임금위 '반쪽 회의'…내년 최저임금 결정 난항

기사입력 : 2024년07월04일 16:23

최종수정 : 2024년07월04일 16:23

4일 제8차 전원회의 개최…사용자위원 9명 전원 불참
경영계 '보이콧' 선언으로 내년 최저임금 심의일정 촉박
노동계 사과나 공익위원 설득 없이는 향후 논의 불투명

[세종=뉴스핌] 정성훈 기자 = 내년 최저임금 논의가 경영계의 '보이콧' 선언으로 난항을 빚고 있다. 노동계의 업종별 차등적용 투표 방해 행위에 대한 강력한 항의 표시다. 

이미 내년 최저임금 법정 기한(6월 27일)을 넘긴 상황에서 경영계의 보이콧 선언으로 일정은 더욱 빠듯해졌다. 경영계의 복귀가 늦어지면 늦어질수록, 내년 최저임금 심의 종료 이후에도 '졸속 심의'에 대한 뒷말이 얼마든지 터져 나올 수 있다.  

◆ 8차 회의에 사용자위원 9명 전원 불참…'반쪽 회의' 전락

4일 최저임금위원회(최임위)에 따르면, 이날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제8차 전원회의에 사용자위원 9명 전원이 불참했다. 이에 따라 이날 회의는 근로자위원들과 공익위원들만 참석하는 '반쪽 회의'로 전락했다.

경영계의 보이콧 선언은 지난 2일 열린 '제7차 전원회의' 당시 업종별 구분 적용 표결 과정에서 발생한 일부 근로자위원의 투표 방해에 반발의 성격이 짙다. 

[세종=뉴스핌] 정성훈 기자 = 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최저임금위원회 제8차 전원회의가 열리고 있다. 2024.07.04 jsh@newspim.com 2024.07.04 jsh@newspim.com

최임위와 경영계에 따르면, 당시 최저임금의 업종별 구분 적용을 놓고 노사 합의에 실패해 표결이 이뤄졌는데, 일부 근로자위원들이 표결을 저지하는 과정에서 물리적 충돌이 벌어졌다. 

이에 경영계는 '최저임금 사업종류별 구분적용 결정에 대한 입장문'을 내고 "의사결정과정에서 민주적인 절차를 무시하고 막무가내로 의사봉을 뺏고, 공익위원과 사용자위원들을 상대로 협박을 하고, 투표용지를 탈취해 찢는 등 물리적인 방법까지 동원해 표결 진행을 방해한 민주노총 추천 근로자위원들의 행태는 민주적 회의체에서 결코 일어날 수 없는 행태"라고 비판했다. 

당시 회의에 참석했던 한 사용자위원은 "민주노총 측에서 강압적이고 공포적인 분위기가 만들어져 투표에 영향을 받았다고 생각한다"면서 "이에 대해 공익위원도 부담감을 느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경영계의 보이콧 선언으로 갈길 바쁜 내년 최저임금 논의는 난항에 빠졌다. 최저임금 법정 시한을 이미 한참이나 넘긴 상황에서 논의에 속도를 내고 있지 못해서다. 경영계는 추후 상황을 지켜보며 참석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인데, 업종별 차등적용이 경영계의 숙원이었던 만큼, 노동계 사과나 공익위원들의 설득 등 추가적인 조치 없이는 복귀 결정을 내리기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 노동계 강경 대응 여전…공익위원, 노사 양측에 '감정의 골'

이날 열린 8차 전원회의에서도 노동계의 강경 대응은 이어졌다.  

근로자위원을 대표해 모두발언에 나선 이미선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사용자의 지불능력에 따른 차등적용은 법 취지를 훼손하는 것"이라며 "그동안 차등적용 논의를 종결해 줄 것을 요구했지만, 회의 시작 후 바로 표결로 이어져 유감을 표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고물가와 고금리로 인해 저임금 노동자들의 생활이 매우 어려워진 상황에서 2025년 최저임금 수준이 현실을 반영해 결정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류기섭 한국노총 사무총장은 최임위 결정구조의 근본적 개선을 요구했다. 류 총장은 "지난 7차 전원회의에서 내년도 최저임금은 전산업 단일 적용으로 결정됐지만, 매년 표결로 결정되는 관행에는 근본적인 변화를 요구한다"고 언급했다. 이어 "사용자위원들은 빠르게 회의에 복귀해 구체적인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세종=뉴스핌] 정성훈 기자 = 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최저임금위원회 제8차 전원회의가 열리고 있다. 2024.07.04

공익위원들은 여론을 의식한 듯 작심 발언을 내뱉었다. 

공익위원을 대표해 발언한 권순원 숙명여대 교수는 "일부 근로자위원의 의사진행 방해 행위는 폭력이며, 이는 최저임금위원회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라며 "앞으로 유사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사용자위원 측 성명과 이를 인용한 일부 언론에서 투표 진행 방해 행위 과정에서 공익위원이 영향을 받았을 것으로 주장하고 있는데 이는 사실이 아니다"라며 "공익위원은 일부 근로자위원의 방해 영향을 받은 바 없고 앞으로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인재 최임위원장도 한마디 거들었다. 이 위원장은 "사용자위원들이 불참한 데 대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심의기한이 임박한 만큼 사용자위원들이 회의에 적극 참여해 주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사용자위원들이 전원 불참하며 의결정족수는 충족되지 못했다. 최저임금법상 안건 의결을 위해서는 근로자위원과 사용자위원 각각 3분의 1 이상이 출석해야 한다.

만약 내주 9일과 11일 예정된 제9차·제10차 회의에도 사용자위원들이 불참해 파행될 경우, 여파가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임위에 대한 여론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최임위 존폐 위기에 직면할 수도 있다. 

최저임금위 공익위원으로 활동했던 한 전문가는 "노사 간 감정싸움에 공익위원들도 합세하면서 분위기가 더 험악해졌다"면서 "어느 한쪽에서 감정의 골을 풀어내지 않으면 다시 얼굴을 맞대고 논의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세종=뉴스핌] 정성훈 기자 = 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최저임금위원회 제8차 전원회의가 열리고 있다. 2024.07.04 jsh@newspim.com 2024.07.04 jsh@newspim.com

jsh@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한덕수, 대선 출마 여부에 "노코멘트" [서울=뉴스핌] 이나영 기자=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는 미국의 관세 부과 조치에 대해 "맞대응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한 대행은 20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양측이 모두 윈-윈(win-win)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한국을 지금의 모습으로 만드는 데는 미국의 역할이 매우 컸다"며 "한국전쟁 이후 미국은 원조, 기술이전, 투자, 안전 보장을 제공했다. 이는 한국을 외국인에게 매우 편안한 투자 환경으로 만드는 데 도움이 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 대행은 미국과의 통상 협상에서 한국의 대미 무역 흑자 축소 방안을 논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이길동 기자 =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 2025.03.24.gdlee@newspim.com 한 대행은 "협상에서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와 상업용 항공기 구매 등을 포함해 대미 무역 흑자를 줄이기 위한 방안을 논의할 수 있다"며 "조선업 협력 증진도 미국이 동맹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FT는 "비관세 장벽을 낮추는 방안도 논의될 수 있다"고 한 대행이 언급했다고 전했다. 한 대행은 협상 과정에서 "일부 산업이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면서도, 양국 간 무역의 자유가 확대되면 "한국인의 이익도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FT는 방위비 분담금 재협상 여부에 대해서는 사안에 따라 재협상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했다고 전했다. 한편, 한 대행은 6·3 대통령선거 출마 여부에 대해 "아직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며 "노코멘트"라고 답했다. nylee54@newspim.com 2025-04-20 13:43
사진
호미들 중국 한한령 어떻게 뚫었나 [베이징=뉴스핌] 조용성 특파원 = 중국의 '한한령'(限韓令, 중국의 한류 제한령)이 해제되지 않은 상황에서 우리나라 가수가 중국에서 공연을 한 사실이 알려지며 그 배경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18일 베이징 현지 업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3인조 래퍼 '호미들'이 지난 12일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시에서 공연을 펼쳤다. 반응은 상당히 뜨거웠다. 중국인 관객들은 공연장에서 호미들의 노래를 따라 부르기도 하고, 음악에 맞춰 분위기를 만끽했다. 공연장 영상은 중국의 SNS에서도 퍼져나가며 관심을 받고 있다. 우리나라 국적 가수의 공연은 중국에서 8년 동안 성사되지 못했다. 세계적인 성공을 거둔 BTS도 중국 무대에 서지 못했다. 때문에 호미들의 공연이 중국 한한령 해제의 신호탄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호미들 공연이 성사된 데 대해 중국 베이징 현지 문화콘텐츠 업계 관계자들은 공연이 소규모였다는 점과 공연이 성사된 도시가 우한이었다는 두 가지 요인을 지목했다. 호미들이 공연한 우한의 우한칸젠잔옌중신(武漢看見展演中心)은 소규모 공연장이다. 호미들의 공연에도 약 600여 명의 관객이 입장한 것으로 전해진다. 중국에서 800명 이하 공연장에서의 공연은 정식 문화공연 허가를 받지 않아도 된다. 중국에서는 공연 규모와 파급력에 따라 성(省) 지방정부 혹은 시정부가 공연을 허가한다. 지방정부가 허가 여부를 판단하지 못할 경우 중앙정부에 허가 판단을 요청한다. 한한령 상황에서 우리나라 가수의 문화공연은 사실상 금지된 상황이었다. 호미들의 공연은 '마니하숴러(馬尼哈梭樂)'라는 이름의 중국 공연기획사가 준비했다. 이 기획사는 공연허가가 아닌 청년교류 허가를 받아서 공연을 성사시킨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와 함께 우한시의 개방적인 분위기도 공연 성사에 큰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우한에는 대학이 밀집해 있으며 청년 인구 비중이 높다. 때문에 우한에는 다양한 문화 콘텐츠에 대한 수요가 높다. 게다가 젊은 층이 많은 만큼 우한에서는 실험적인 정책이 시행되어 왔다. 우한시는 중국에서는 최초로 시 전역에서 무인택시를 운영하게끔 허가하기도 했다. 리스크를 감수하면서 파격적인 정책이 발표되는 우한인 만큼, 한한령 상황임에도 호미들의 공연이 성사됐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베이징의 한 문화업체 관계자는 "우한시가 개방적이라는 점에도 불구하고, 호미들의 공연은 소극적인 홍보 활동만이 펼쳐지는 한계를 보였다"며 "공연기획사 역시 한한령 상황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현지 문화콘텐츠 업체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한국의 최정상급 가수가 대규모 콘서트를 개최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어서 빨리 한한령이 해제되기를 기대하고 있지만, 한한령이 해제될 것이라는 시그널은 아직 중국 내에서 감지되고 있지 않다"고 언급했다. 호미들의 중국 우한 공연 모습 [사진=더우인 캡처] ys1744@newspim.com 2025-04-18 13:10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