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각 가격 격차 커…1분기 실적도 뒷걸음
車보험 손해율도 상승해 수익성 악화
[서울=뉴스핌] 한태희 기자 = 우리금융그룹이 롯데손해보험 인수전에서 발을 뺀 배경으로 롯데손해보험의 성장세 지속에 의문이 들고 몸값도 높았다는 점이 작용했을 것으로 분석된다. 롯데손해보험은 최근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상승하고 지난 1분기 실적이 뒷걸음 하는 등 경영 지표가 매각 작업에 날개를 달아주지 못했다.
우리금융지주는 28일 공시를 통해 롯데손해보험 인수를 포기한다고 밝혔다. 우리금융지주는 "그룹의 비은행 경쟁력 강화 방안 일환으로 롯데손해보험 지분 인수를 검토했으나 인수를 추진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우리금융그룹이 롯데손해보험 인수를 포기한 요인으로 높은 몸값이 꼽힌다. 롯데손해보험 최대주주인 JKL파트너스는 롯데손해보험 지분(77%) 매각을 추진 중이다. JKL파트너스는 매각 가격으로 2조~3조원을 희망한다고 알려졌다. 반면 우리금융그룹은 과도한 금액을 지불하며 보험사를 인수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서울=뉴스핌] 한태희 기자 = [사진=롯데손해보험] 2024.01.26 ace@newspim.com |
우리금융그룹이 JKL파트너스보다 롯데손해보험 가치를 낮게 본 이유는 롯데손해보험 실적 변동성이 크다는 데 있다.
롯데손해보험은 2022년 992억원 순손실을 냈다가 지난해 3016억원 순이익을 기록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서는 실적이 뒷걸음 했다.
지난 1분기 순이익은 409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564억원) 대비 27.6% 감소했다. 이 기간 영업이익은 760억원에서 511억원으로 32% 줄었다.
탄탄한 실적 성장세를 보여줘야 하나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되레 뒷걸음 하며 시장에 의구심만 키운 상황이다. 지난 1분기 지표만 보면 롯데손해보험이 앞으로도 성장세를 이어갈지 낙관하기 어려운 것이다.
롯데손해보험은 자동차보험 수익성도 악화하고 있다.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지난 5월 롯데손해보험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86.1%로 전년 동월(78.7%)과 비교해 7.4%포인트(p) 상승했다. 지난 1~5월 누계 손해율은 82.3%로 전년 동기(78.4%) 대비 3.9%p 상승했다.
손해율은 보험사에 들어온 보험료 중에서 가입자에게 지급한 보험금 비율을 보여주는 지표다. 손해율이 오를수록 보험사가 그만큼 보험금을 더 많이 지급했고 자동차보험 수익성이 나빠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보험업계에서는 자동차보험 손익 분기점 손해율은 80% 초반으로 보는데 롯데손해보험은 상반기에 80%를 초과했다. 곧 장마철이 돌아오며 자동차 침수 피해도 늘어날 전망이라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지금보다 더 오를 가능성이 높다.
롯데손해보험은 지난해 자동차보험에서만 87억원 손실을 냈다. 2022년(-36억원)보다 손실 규모가 늘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올해는 장마철에 기록적인 폭우가 예보돼 있어 손해율이 더 오를 수 있다"며 "손해율이 상승하면 보험료를 올려야 하지만 상생금융 분위기상 보험료를 쉽게 올리지 못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우리금융그룹이 롯데손해보험 인수전에서 발을 빼면서 롯데손해보험 새 주인은 외국계 자본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날 마감된 본입찰에서 국내 기업이 아닌 외국계 투자자만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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