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빌 게이츠가 차세대 원자력 발전소 건설 사업에 수조 원을 더 투자하겠다고 16일(현지시간) 밝혔다.
게이츠는 이날 CBS 방송의 '페이스 더 내이션'에 출연해 자신이 설립한 기업 테라파워(TerraPower)에 "나는 10억 달러(약 1조 4000억 원) 넘게 투입했고 수십억 달러를 더 집어넣을 것"이라고 밝혔다.
16일(현지시간) CBS방송 '페이스 더 내이션'과 인터뷰 한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사진=방송 캡처] |
2008년 빌 게이츠가 탄소 연료를 쓰지 않는 안전한 청정에너지를 생산한다는 목표로 설립한 워싱턴주 벨뷰에 본사를 둔 테라파워는 차세대 소형모듈원자로(SMR)의 한 유형인 소듐(나트륨)냉각고속로(Sodium-cooled Fast Reactor·SFR) 설계 기술을 보유한 원전 업계의 혁신 기업이다.
SK㈜와 SK이노베이션이 2022년에 2억 5000만 달러 규모의 지분 투자를 한 기업이기도 하다.
SFR 기술은 물 대신 액체 나트륨을 냉각재로, 고속 중성자를 이용한 핵분열을 통해 발생한 열을 액체 나트륨으로 식혀 발생한 증기로 전기를 생산한다.
이는 현재 가동 중인 3세대 원전보다 안전성이나 경제성에서 더 뛰어난 4세대 원전 기술로 평가받는다.
액체 나트륨은 끊는 점이 880도로 매우 높아 폭발 위험이 거의 없고 더 많은 열을 흡수해 발전 출력을 높일 수 있다.
게이츠는 "이전의 원전 문제는 원자로 운영이 중단돼도 열이 남아 체르노빌이나 후쿠시마 등에서 발생한 문제를 야기했다는 것"이라며 "우리의 (SFR) 설계로 이러한 문제는 사라진다. 액체 나트륨을 사용하여 모든 것을 냉각시키고 모든 열을 흡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10일(현지시간) 미국 와이오밍주 케머러에서 진행된 차세대 소형모듈원자로(SMR) 착공식에서 첫 삽 뜨는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중앙)와 관계자들의 모습. [사진=빌 게이츠 엑스] |
테라파워는 지난 10일 미 와이오밍주 케머러에서 게이츠가 참석한 가운데 차세대 SMR 착공식을 진행했다.
나트륨 원자로 건설 위치는 석탄 화력발전소 인근으로 기존 석탄 화력발전소는 오는 2025년 폐쇄 예정이다.
테라파워 측은 2030년까지 완공 및 가동을 목표로 한다. 차세대 나트륨 원전은 지역 내 25만 가구가 사용할 전력을 생산하게 된다.
본래 회사는 오는 2028년 완공 및 가동을 목표로 세웠지만 미 의회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산 우라늄 수입 금지법을 처리하면서 우라늄 수급에 차질이 생기자 2년 연기했다.
게이츠는 "비(非)러시아산" 우라늄을 들여올 것이라며 "다행히 미국과 캐나다에 꽤 많은 우라늄이 매장돼 있다"라며 자국 내 채굴을 확대하고 우방국들로부터 우라늄을 수급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건설 사업에 최대 40억 달러의 비용을 들 것으로 예상되는 데 미국 에너지부(DOE)가 이 중 절반을 지원할 예정이다.
게이츠는 향후 정권이 바뀌어도 2030년 완공 및 가동 목표 달성을 자신할 수 있느냐는 취지의 질문에 "나는 꽤 확신한다"라며 "나는 많은 공화당과 민주당 의원들을 만난다. 두 정당 모두 원자력 발전에 대한 지지가 매우 인상적이라고 말하고 싶다. 공화당은 에너지 안보와 전력 수출 등에서, 민주당은 청정 에너지원이란 점에서 중요하게 생각한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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