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FT 가상자산 적용 가이드라인 수립
콘텐츠 등 수집목적 시 가상자산서 제외
사안별 구체성 부족, 시장 의견 반영해야
[서울=뉴스핌] 정광연 기자 = 오는 7월 가상자산소비자보호법(가상자산보호법) 시행을 앞두고 금융당국이 대체불가능토큰(NFT)에 대한 가상자산 적용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 수집을 목적으로 하는 전자적 증표라는 고유의 목적에 부합할 경우 가상자산에서 제외되지만 사실상 코인과 같은 성격을 지닐 경우에서는 법 적용을 받도록 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정보분석원, 금융감독원 등은 오는 7월 19일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가상자산보호법) 시행을 앞두고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NFT의 가상자산 적용 여부 가이드라인'을 수립했다고 10일 밝혔다.
[사진=금융위] |
◆'대체 불가능한' 경우 가상자산서 '제외'
NFT는 통상 고유한 정보를 갖고 있어 다른 것으로 '대체 불가능한 토큰'을 의미한다. 제한된 수량으로 발행돼 주로 영상·이미지 등 콘텐츠의 수집 목적으로 거래된다.
이런 특성상 보유자수가 제한적이고 2차 거래에도 한계가 있어 가상자산과 달리 다수 이용자의 피해 발생 가능성이 낮다. 블록체인 산업 육성 측면에서 규제 혁신이 필요한 신개념 디지털 자산의 성격도 보유하고 있다는 평가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12월 가상자산보호법 시행령 및 감독규정을 공개하면서 NFT의 법 적용 제외를 이미 언급한바 있다. 이번 가이드라인은 NFT의 성격에 따라 가상자산 여부가 적용되는 구체적인 사례를 세분화해 규정하고 있다.
가상자산 범위에서 제외되는 NFT는 '수집을 주된 목적으로 하는 전자적 증표, 거래 당사자 간의 거래 확인만을 목적으로 하는 전자적 증표 등 단일하게 존재해 다른 전자적 증표로 대체할 수 없는' 경우다. 따라서 특정 재화나 서비스의 지급수단으로 사용될 수 있는 전자적 증표는 제외된다.
가이드라인의 적용 순서는 자본시장법상 증권에 해당하는지를 우선 검토한 후 가상자산보호법상 가상자산 해당 여부를 검토하는 방식이다.
이에 따라 NFT 투자자가 취득하는 권리의 내용이 자본시장법상 증권에 해당한다면 형태나 기술에 관계없이 증권규제가 적용된다.
지난해 2월 '토큰 증권 가이드라인'에서는 ▲채무증권 ▲지분증권 ▲수익증권 ▲파생결합증권 ▲증권예탁증권·집합투자증권 등 5가지 정형화된 증권 외에 투자계약증권에 해당되는지 여부에 대해서도 함께 검토 및 확인하도록 하고 있다.
NFT가 증권에 해당되지 않는 경우에는 가상자산보호법 해당 여부를 판단한다.
금융위원회. [사진=뉴스핌DB] |
우선 NFT가 가상자산에 해당하는 기준은 ▲대량 또는 대규모 시리즈로 발행돼 대체 가능성이 큰 경우 ▲분할이 가능해 고유성이 크게 약화된 경우 ▲특정 재화나 서비스의 직간접적인 지급수단으로 사용이 가능한 경우 ▲불특정인 간에 가상자산으로 교환이 가능하거나 다른 가상자산과 연계해 재화 또는 서비스의 지급이 가능한 경우 등이다.
즉 NFT가 고유의 목적인 '대체 불가능한' 기능이 아닌 비트코인 등 일반적인 가상자산과 유사한 속성을 가지고 있다면 가상자산법 적용을 받게 된다는 의미다.
반면 NFT가 ▲경제적 가치가 아닌 다른 가치·효용을 목적으로 하는 경우 ▲사용처 및 용도 측면에서 경제적 기능이 미미한 경우 ▲거래 또는 이전이 가능한 전자적 증표로 보기 어려운 경우 등은 가상자산에서 제외된다.
◆과세 적용 기준은 모호, 사례별 구체성 강화해야
NFT의 성격을 기준으로 가상자산 적용 가이드라인을 수립하면서 향후 과세 기준도 사례별로 희비가 엇갈릴 전망이다.
내년 1월 시행 예정인 가상자산 과세는 가상자산으로 인한 소득을 기타소득으로 분류해 세금을 적용하는 방식이다. 소득이 연간 250만원을 초과할 경우 지방세를 포함해 22%의 세금이 부과된다. 현재 정치권에서 유예기간 연장 및 공제금액 상향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지만 확정된 내용은 없다.
따라서 코인처럼 수익을 위해 대량 거래되는 NFT의 경우에는 다른 가상자산과 동일한 과세 대상이 될 전망이다. NFT의 고유 목적인 수익이 아닌 순수 수집의 경우에만 과세에서 예외로 한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이번 가이드라인 자체가 실제 시장에서 NFT가 거래되는 개별 사례에 적용하기에는 구체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전요섭 금융위 금융혁신기획단장은 "독일 등 일부 국가는 투자목적 여부를 기준으로 가상자산 분류를 하고 있다"면서도 "꼭 투자목적만을 가상자산 분류 기준으로 하기 보다는 구체적인 성질을 우선적으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은 내달 가상자산보호법 시행에 맞춰 이용자가 안심할 수 있는 시장 여건을 조성하고 향후 필요시 관련 TF 운영, 추가 안내 등을 통해 신속하게 대응해나갈 예정이다.
peterbreak2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