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홈 정치 국회·정당

속보

더보기

[최연혁 교수의 '이제는 정치혁신'] 아이스크림, 팥빙수, 커피 중 무엇을 선택해야 할까?

기사입력 :

최종수정 :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비합리적 선택의 역설

투표할 때도 가성비를 따진다. 문제는 내가 좋아하는 정당이나 후보자가 없다면 복잡해진다. 이 경우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는 전제조건에서는 제일 가성비가 높은 투표행태는 바로 내가 가장 싫어하는 대상을 먼저 배제하고 선택하는 방법이 있다. 즉 차선 혹은 차악을 선택하는 방법이다. 두 개 중 하나를 선택할 때 좋은 것이 없다면 더 싫은 것을 배제하고 선택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두 개다 싫다면 기권하거나 투표소에서 무효표를 만드는 방법도 있다.

선거제도를 적용할 때 비합리적 선택행위의 문제, 혹은 하나의 선택으로 정확히 유권자의 뜻을 알 수 없을 때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 무엇이 있을까? 나아가 선거제도를 개혁하고자 할 때, 무엇을 우선 고려해야 하고 어떻게 진행을 해야 할까?

선택지가 하나 밖에 없을 때의 아쉬움

매운탕 식사 후 아이스크림과 커피 중 꼭 하나를 선택하는 상황이라고 가정해 보자. 입을 정리하고 싶어 아이스크림을 선택했는데 동이 났다는 답이 돌아왔다. 그럼 어떻게 할 것인가? "그냥 커피를 마실까?" 고민하다가 다시 메뉴를 보니 팥빙수가 눈에 들어왔다. 팥빙수와 커피 중 무엇이 좋을까?" 다시 고민에 빠진다.

그런데 팥빙수는 양이 조금 많을 것도 같고, 조금 비싼 것도 마음에 걸린다. 그래서 커피를 골랐다. 맛있게 마시고 사무실에 들어가는데, 아이스크림 가게를 지나가다가 결국 아이스콘 하나를 집어 들고 나왔다.

이 같은 상황에서는 사실 텁텁한 입 정리를 위해 단 것이 먹고 싶었는데, 일행들 때문에 결국 그 자리에서 커피를 선택한 결과다. 커피는 단지 대체재일 뿐이지 결국 원했던 것은 아이스크림이었기 때문이다. 몸에서는 단 것이 더 당긴다는 신호를 줄기차게 보내고 있었다. 팥빙수가 그 다음 대안이었지만 머뭇거리다 결국 커피를 선택하게 되었다.

결과를 놓고 따져 보면 아이스크림 > 팥빙수 > 커피 순으로 기호순위를 정리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세 개 중 커피를 선택했지만, 끝까지 아쉬움이 남는 선택이었다. 그래서 다시 처음 의도대로 아이스크림의 아쉬움을 아이스콘이라는 대체재로 달랠 수 있었다.

여기서 선거라는 현실로 설명해 보자

평상시에는 A라는 정당의 당정체성과 이상, 그리고 가치가 마음이 들어 지지하고 있는 중이다. 그런데 현재 당의 모습이 너무 마음에 들지 않아 어떻게 할까 고민하고 있다. B라는 정당의 대안은 한 번도 생각하지 않았었기 때문에 새로 생긴 C나 D 정당을 두고 고민에 빠진다. D 정당은 B와 정체성이 비슷해 C를 선택할까 심각하게 고민한다. 그런데 마음 한켠에는 차라리 B를 선택해 A에게 자극을 주고 싶은 마음도 있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 끝에 B를 선택하기로 했다.

이 유권자의 선택은 결과적으로 B였지만 기호순위에서는 A > C > B > D 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서울=뉴스핌] 최지환 기자 =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일인 10일 오전 서울 광진구 자양3동 제7투표소에서 시민들이 투표를 하고 있다. 2024.04.10 choipix16@newspim.com

유권자들의 복잡한 기호의 순, 1개의 선택 대안으로 불가능해

위에서 설명한 아이스크림, 팥빙수, 커피를 12명이 시켜 먹는다는 상황으로 다시 생각해 보자. 부서원 전체가 3가지 중 좋아하는 것을 각자 하나씩 선택하라고 해 배달해 먹는 방식이 일반적인 방법이다. 그런데 간단하게 하나만 선택해야만 된다는 상황이 된다면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가장 일반적인 상황에서는 투표로 이렇게 진행된다.

아이스크림: 3표
팥빙수: 4표
커피: 5표

커피는 5표를 얻어 전체 12명의 의사를 대표해 선택되었다. 커피는 5표를 얻어 다른 7표를 압도해 선택된 셈이다. 그런데 아이스크림과 팥빙수를 원했던 사람들은 다수(7 대5)였던 자신들의 기회가 무시된 것 같아 못내 아쉽다.

이것이 민주주의 선거에서도 그대로 적용되고 있다.

12만 명의 유권자를 가진 선거구에서 A, B, C 세 정당 중 B는 42퍼센트를 얻어 58퍼센트를 얻은 A와 C의 합을 이겨 승리하게 된다. 이 방법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단순다수대표제(simple majority 혹은 plurality)다. 다른 표현으로 제일 먼저 결승선을 통과하는 육상선수가 이긴다고 해서 1등 결승선 통과제 (First-Passed-the-Post, FPTP system)라고도 한다.

한 개만 뽑을 때 기호투표제를 적용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아이스크림과 팥빙수는 상호 대체가 가능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절대로 커피는 두 제품 중 하나를 이길 수가 없게 된다. 결선 투표제를 선택했을 때도 마찬가지다. 아이스크림과 팥빙수를 좋아했던 사람들은 대체재가 있기 때문에 결선투표에서 절대로 커피가 둘의 합을 이길 수 없게 된다.

합리적 선택이론(rational-choice theory)에서는 내가 가장 선호하는 것으로부터 최대의 효용(maximum utility)을 얻을 수 있는 것을 선택하게 된다. 즉 효용은 요즘 말로 치면 가성비라 할 수 있다. 치르는 비용과 노력으로 가장 만족감을 느낄 수 있는 선택 대상이라는 말이다.

그런데 하나만을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서는 비합리적 선택의 결과가 되기 때문에 공정한 게임의 룰이 아니라고 비난 받고 있다. 비합리적 선택의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선거제도의 발명, 1인 단순선택의 문제점 해결책으로 연구시작

1770년 프랑스 왕립협회 회원이었던 장 샤를르 보다(Jean Charles de Borda, 1733-1799)는 다수의 지지를 받지 않은 사람이 한 조직을 대표하는 것이 불합리하다고 보고 개선할 방법이 없는가 고민하다가 종합점수제를 고안하게 되었다. 수학자였던 보다는 전체 후보들 (n명)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순으로, n점, n-1점, n-2점, …. 이렇게 회원들이 후보자들에게 점수를 주게 한 후 합산하면 가장 합리적 제도라 생각했다. 방법은 이랬다.

Borda 방식 선거제도

<표1>에서 단 한판으로 한 명을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회원X와 회원Y의 최고점을 받은 A후보가 선택되어야 한다. 처음 두 사람에게는 2위를 기록했지만, 마지막 회원Z에게서 1위를 받은 후보 B는 2위에 머물러 있게 된다.

Borda는 1인 대표를 뽑을 때 1등을 지지한 사람이 많다고 해도 각 후보의 회원들은 후보들의 타고난 능력, 재능, 업적을 알고 있기 때문에 이를 점수화 하면 합산된 점수는 기호(혹은 혐오)의 합이므로 대표선출의 가장 합리적인 방법이라 생각했다. 이 투표방식은 유럽가요대항전 (Eurovision Song Contest)에서 채택해 사용하고 있다. 각국의 대표들이 준비한 노래경연이 끝난 후 각국의 심사위원들이 돌아가며 심사위원단에서 뽑은 후보마다 점수를 발표하는 모습은 긴장감을 한층 끌어올려 TV 앞에 있는 시청자들의 흥미를 더하게 하는 요소다.

하지만 기호의 합(sum of preferences)이 대표선출의 핵심요소가 아니라 모든 후보들을 한 명씩 상대하게 해 가장 많이 이긴 후보가 승리하는 방식이 더 합리적인 판단을 한 수학자가 있었다. 콘도셋 후작(Marquis de Condorset)은 보다(Borda)와 함께 프랑스 왕립협회 회원으로 동시대에 활동하면서 후보들 중 가장 능력 있는 사람을 뽑으려면 다른 후보들과 경쟁해 가장 많은 승리를 한 후보가 가장 적임자라고 주장했다. 즉 뽑는 사람이 주가 되는 것이 아니라, 경기하는 사람이 주도적으로 잘 할 수 있는 것을 결과로 보여주게 하는 것이 가장 좋은 선출방법으로 본 것이다.

예를 들어 영국축구의 프리미어리그를 생각해 보자. 리버풀, 아스널, 맨체스터시티, 토트넘 중 누가 더 잘할 것인가를 축구팬들이 투표하는 것이 아니라, 잘 한다는 것을 승리로 보여줘 입증해야 한다는 논리와 같다. 가장 많은 승수를 챙기는 팀이 승리를 하는 것과 같은 결과를 맺는다. 즉 콘도셋은 자신의 능력을 보여줘 이기는 사람이 승리를 할 수 있도록 해 선출하는 방식이 기호투표보다는 훨씬 낫다고 본 것이다.

콘도셋 선거제도의 문제점은 출전하는 팀 수가 홀수일 때 동률의 승자가 나올 수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이를 콘도셋 패러독스(Condorset paradox)라 한다. 또한 투표라는 상황 속에서 후보자들 간에 공개경쟁을 시켜 평가하는 방식은 후보가 난립할 경우 경쟁기간이 너무 길어 관리하기가 쉽지 않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 이를 수학적으로 가능하게 한 것이 단기이양식 기호투표제다.

결선방식을 단 한 번에 끝나는 방식

보다 방식(Borda count method)은 커다란 장점에도 불구하고 선거라는 방식에는 폭넓게 선택을 받지 못했던 이유는 바로 복잡한 점수 환산과 합산의 번거로움에 있었다. 즉 10명의 후보가 난립할 경우 10점부터 1점까지 환산해 점수화 한 후 각 후보에게 부여하기 때문에 1000명 이상의 유권자가 참여하는 선거에서는 여간 복잡한 것이 아니다. 이를 극복할 수 있는 방법으로 점수 대신 기호 순을 적용한 제도가 바로 단기이양식투표 방식이다.

투표자와 후보자 수에 따라 결정되는 쿼터를 얻지 못한 후보들을 하나씩 탈락시키는 과정에서 최고선호 후보자들만 남게 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1만 명의 유권자가 있을 때 2명을 한 선거구에서 선출한다고 하며 5000명의 표를 얻은 후보는 1석을 차지하게 하는 구조다. 이 때 5000명의 표를 얻지 못한 후보들은 가장 낮은 선호를 후보부터 한 사람 씩 탈락시키면서 탈락한 후보가 1위로 선택한 후보 그 다음 후보가 표를 양위 받으면서 획득한 표를 다시 합산하게 된다. 이런 방식으로 한 사람 씩 탈락시키면서 진행하다 보면 5000표에 가장 먼저 근접한 후보들이 선택을 받게 된다.

단기이양식 투표방식 (Single Transferable Vote System) [그림=위키피디아]

위의 그림에서는 어느 호텔에서 7개의 음식 중 파티에 참여하는 23명의 손님이 선호하는 3개를 순서대로 고르게 하는 절차를 따른다. 23명의 손님 (즉 유권자) 수를 3개의 음식 (즉 후보)를 나누면 7.6표가 나온다. 이를 반올림하면 8표를 얻은 음식이 선택 받게 된다. 쿼터를 초과하여 얻은 잉여표는 그 만큼 그 다음 선호음식에 이양한다. 이 쿼터제를 영어권에 처음 적용한 토마스 헤어(Thomas Hare)의 이름을 따 헤어쿼터(Hare quota)라 한다. 헤어쿼터제는 현재 브라질에서 사용하고 있으며 홍콩에서도 최근까지 사용한 제도다. (위에서 소개된 음식 수 (n) 에 1을 더해 모수를 높여주는 경우, 즉 n+1 위의 경우를 다시 사용하면 3+1= 4를 모수로 정해 나눠주면 23/4 = 5,75가 되어 반올림 6표를 쿼터로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이를 드룹쿼터(Droop quota)라 하며 연구결과에 따르면 큰 정당에 더 우호적인 방식으로 알려져 있다. 드룹쿼터는 아일랜드, 북아일랜드, 말타와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적용되고 있다. n+2를 제수로 사용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를 임페리알리 쿼터(Imperiali quota) 방식이라 하며 체코가 세계에서 유일하게 적용하고 있다).

위에 소개한 음식을 비유해 23명이 참가한 투표에서 드룹쿼터제를 적용해 보면 배, 케이크, 햄버거 순으로 선택 받게 된다. 그 과정을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1단계: 배는 6표로 확정. 쿼터 6을 넘은 나머지 2는 이양. 배를 선택한 손님은 두 번째로 딸기를 선호.
2단계: 배의 잉여 2표는 딸기에 이양되어 딸기는 합 3표.
3단계: 가장 낮은 2표를 얻은 초콜릿은 제거. 초콜릿에서 제거된 한 표는 그 다음 선호인 케이크로 이양. 케이크는 원래 받은 3표에 1을 더해 합 4표를 얻음
4단계: 그 다음 낮은 3표를 받은 딸기는 제거됨. 이 표는 케이크로 이양되어 케이크는 총합 6표를 받아 쿼터가 충족되어 확정.
5단계: 그 다음 낮은 표는 3표를 얻은 닭다리는 제거됨. 이 표는 햄버거로 이양. 햄버거는 닭다리에서 온 3표를 더해 원래 4표와 함께 7표를 획득. 쿼터가 6표이기 때문에 햄버거 확정.

이렇게 해서 기호투표제가 적용된 투표방식으로 배, 케이크, 햄버거의 순으로 차례로 선택받게 된다. 5단계로 나누어진 전 단계를 거치며 선택되고 탈락한 음식을 순서대로 표시해 보면 아래 그림과 같이 표시할 수 있다.

단기이양식 투표 결과 [그림=위키피디아]

이를 정당에 적용하면, 좋아하는 정당들에게 출마한 후보들의 순위를 정해 가장 낮은 선호도를 받은 정당들부터 탈락시켜 가면서 이양을 통해 쿼터를 채운 후보들을 선택하는 방식은 현재 아일랜드에서 적용되고 있다. 아일랜드는 1922년 영국으로부터 독립 이후 사용해 오고 있으며, 1959년과 1968년 두 번에 걸쳐 영국과 같은 단순대표제(FPTP)로 개혁을 시도했으나 국민들은 단기이양식 투표제도를 버리지 않고 102년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수학자였던 영국의 토마스 라이트 힐 (Thomas Wright Hill)에 의해 1819년 최초로 고안되고, 덴마크의 칼 안드레 (Carl Andræ)가 덴마크 상원선거에 적용했으며, 영국의 토마스 헤어(Thomas Hare)가 단기이양식 선거방식을 1857년에 소개하면서 뉴질랜드에 적용되어 세계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한 이 제도는 유권자들이 후보들에 대한 선호에 따라 순위를 정해 이를 투표에 반영한다는 점에서 매우 현실적이고 정확한 선거제도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오랜 전통에도 불구하고 세계에서 아일랜드와 몰타, 두 나라만 적용하고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그 대답은 단점에서 찾을 수 있다.

단기이양식 선거제도는 높은 유권자들의 정치지식과 관심을 전제로 한다. 이 제도 하에서는 유권자들이 선거구에 출마하는 모든 정당들의 의회활동을 항상 모니터링해야 하기 때문에 다른 선거제도 하에서 보다 투표율이 낮다. 정치적 관심 뿐 아니라 낮은 문맹률이 필수적이다. 최근 들어 유권자들의 정치적 관심도가 갈수록 낮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투표율이 다른 비례대표 선거제를 적용하고 있는 국가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다. 최근 2020년 선거에서 62.9%의 투표율을 기록하고 있고, 2016년 선거에서 64.5%, 2011년 69.2%로 최근 들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는 추세에 있다. 다른 비례대표제 선거의 경우 75%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현저히 낮음을 알 수 있다.

또 한가지 이유로 정당내 (internal party)와 정당간 (inter-party) 비교의 대상을 선호도에 따라 순위를 메기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같은 당의 후보들과 다른 당 후보들을 비교해 가면서 후보를 순서대로 선택한다는 것이 유권자들에게는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기 때문에 이 제도가 유권자들의 높은 정치적 관심과 후보선택 능력을 요구하고 있다는 점에서 다른 선거제도에 비해 많은 여러가지 장점에도 불구하고 많은 나라들에게서 외면받고 있는 이유다.

선거제도의 2+2 변수

옥스포드 선거제도 핸드북 (The Oxford Handbook of Electoral Systems)에서 선거제도는 국가의 숫자만큼 존재한다고 할 만큼 복잡하고 다양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간단하게 요약한다면 2개의 변수를 고려해야 한다. 첫째는 선거공식(electoral formula)라고 불리는 두 가지 분류방식이다. 그 두가지는 바로 다수제와 비례제다. 다수제 안에도 단순다수제와 절대다수제로 나뉘고, 비례제 안에서도 정당명부식 최대잉여제(largest remainer)와 최대평균제(highest average) 방식으로 나뉘어 쿼터제와 제수방식 등을 적용하고 있다. 쿼터제는 위에서도 지적했듯 헤어식, 드룹식, 임페리알리식이 있고, 제수방식에는 동트방식(d'Hondt method)과 상라게방식(Sainte-Laguë method) 방식, 수정상라게방식(modified Sainte-Laguë method) 등 이 두 가지만 비교해도 쉽게 이해하기 어려울 만큼 복잡하고 다양해 깊은 이해가 필요하다.

두 번째 변수는 투표용지 구성방식(ballot structure)에 따른 구분이다. 투표용지에 정당과 후보자를 동시에 선택하게 할지, 아니면 정당과 후보자들 선택하게 한 다음 선호하는 순서대로 번호를 적게 할 것인지, 원하지 않는 후보의 이름을 지우게 할 것인지 등 수많은 방법이 사용될 수 있다. 위에서 언급한 선거공식과 함께 두 번째의 요소를 더하면 수도 셀 수 없을 만큼의 투표방법을 고안해 낼 수 있다.

이와 함께 두개의 요소를 더 추가할 수 있다. 선거구의 크기(size of electoral districs)와 최소득표율(threshold)제다. 선거구에서 1명만 뽑을 것인지, 2명 이상 다수를 뽑을 것인지로 구분해 소선거구, 중선거구 (2-5인), 대선거구 (6인 이상부터 전국을 한 단위로 보고 투표) 등을 적용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최소득표율은 비례대표 배분에 참가할 수 있는 정당의 범위를 정할 때 적용되는 기준이다. 최소득표율이 낮을수록 더 많은 정당이 의회에 진출할 수 있고, 높을수록 신생정당과 소수정당들에게는 배분의 기회를 박탈한다. 네덜란드는 배분참여를 위한 최소 한 석을 요구하고 이는 실질적으로 최소득표율 0.66퍼센트에 해당되며, 튀르키예의 경우 7퍼센트를 적용해 소수정당의 난립을 방지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비례석의 배분에 참여하려면 지역구 5석 혹은 정당 전국득표율 3퍼센트를 요구하고 있어 신생정당에게는 의회에 진출하는 것이 쉽지 않은 편이다.

선거제도를 개혁하기 전에 고민해야 할 것들

21대 선거 막판까지 병립형, 연동형, 준연동형을 놓고 줄다리기만 하다가 결국 지역구 한 석을 늘리고, 준연동형을 유지하기로 결정한 것이 4.11 총선 한 달 전이다. 정개특위의 구성으로 선거제도를 근본적으로 손본다는 약속과 국회의장 주도로 전체의원이 참여하는 선거법 개정논의를 완성하겠다는 약속은 지켜지지 못한 채 야당대표에게 결정권이 주어지는 비민주적 방법으로 결정된 선거제도로 22대 총선이 치러졌다.

한국에서 선거제도개혁에 대한 연구를 가장 심도 있게 진행해온 학자들이 참여해 여러 차례 정개특위와 함께 토론회를 거치며 많은 노력을 기울였으나, 실패는 미리 예견되어 있었던 셈이다. 그만큼 두 거대 정당은 소선거구제 중심의 비례대표제가 그리 나쁘지 않다는 인식이 저변에 깔려 있기 때문이다.

정당들이 선거개혁에 대한 의지가 매우 낮은 상황에서 캐나다와 네덜란드가 시도했던 시민참여모델을 제안해 본다. 2005년 출범한 네덜란드 연립정권은 선거제도 개혁을 위한 시민포럼을 구성하기 위해 5만4400명의 유권자에게 서신을 보내 회신한 4000여 명 중 설명회에 참여한 시민은 2107명에 달했다. 시민포럼에 참가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1700명 중 140명을 최종 선발해 정식 출범했다. 워킹그룹별로 나눠 매주 금-토요일 오후 동안 선거제도 학습, 공청회, 워크숍 운영, 유권자들과 대화를 통한 의견청취 등 8개월간의 대장정 끝에 만든 개혁안을 자체 투표를 통해 결정한 최종안을 발표했다. 정부에 전달된 건의안을 국민투표에 붙이지는 못했지만, 정당과 의회에서는 더 이상 선거제도 개혁에 소극적으로 임할 수 없는 압박을 가한 것은 사실이다.

유사한 방식으로 진행된 캐나다의 브리티쉬 콜롬비아주 선거개혁시민의회(The British Columbia Citizens' Assembly on Electoral Reform, 2004년 1-12월 활동)와 온타리오 주 선거개혁 시민의회(Citizens' Assembly on Electoral Reform, 2006년 9월-2007년 5월 활동)의 선거제도 개혁을 위한 노력도 눈여겨 볼만 하다. 캐나다의 경우 두 독립주에서 추진한 시민의회의 활동결과를 통해 도출된 제안이었기 때문에 주민투표에 부쳐 모두 부결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시민이 주도적으로 선거제도 개혁을 위해 적극적으로 참여해 개혁여론을 주도해 왔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깨어 있는 중립적 시민들이 필요할 때

두 거대 정당들이 선거제도 개혁의지가 많지 않은 상황에서 정치적으로 편향되지 않은 시민포럼을 만들어 의논을 시작해 보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다. 결국 국회에서 선거법을 개정해야 성공하는 것이기 때문에 헛수고로 끝날 수도 있겠지만, 이 같은 과정을 통해 국민들이 더 깊게 선거제도에 대한 문제점을 인식하고 학습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고,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와 노력이 결국 정당들을 선거제 개혁 논의의 장으로 이끌어 내는 기폭제를 제공할 수도 있다. 정치인들의 무능과 무관심을 탓하기 이전에 깨어 있는 시민들이 모여 커피를 선택하고 난 후 후회하거나, 가성비 없는 정당을 선택해 한탄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변화를 주도했으면 한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최연혁 교수. 2024.01.15 mironj19@newspim.com

*필자 최연혁 교수는= 스웨덴 예테보리대의 정부의 질 연구소에서 부패 해소를 위한 정부의 역할에 관한 연구를 진행했다. 스톡홀름 싱크탱크인 스칸디나비아 정책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다. 매년 알메랄렌 정치박람회에서 스톡홀름 포럼을 개최해 선진정치의 조건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그 결과를 널리 설파해 왔다. 한국외대 스웨덴어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정치학 석사 학위를 받은 후 스웨덴으로 건너가 예테보리대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고 런던정경대에서 박사후과정을 거쳤다. 이후 스웨덴 쇠데르턴대에서 18년간 정치학과 교수로 재직했으며 버클리대 사회조사연구소 객원연구원, 하와이 동서연구소 초빙연구원, 남아공 스텔렌보쉬대와 에스토니아 타르투대, 폴란드 아담미키에비취대에서 객원교수로 일했다. 현재 스웨덴 린네대학 정치학 교수로 강의와 연구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저서로 '우리가 만나야 할 미래' '좋은 국가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민주주의의가 왜 좋을까' '알메달렌, 축제의 정치를 만나다' '스웨덴 패러독스' 등이 있다.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주식 팔면 다음 날 입금된다고? [서울=뉴스핌] 이정아 기자 = 국내 증권시장의 주식 결제주기가 50여 년 만에 단축된다. 현재 주식 매매 후 2영업일이 걸리는 결제 기간을 1영업일로 줄여 투자자가 주식을 판 다음 날 매도대금을 인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한국거래소와 한국예탁결제원, 한국증권금융, 금융투자협회는 2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증권시장 결제주기 단축 로드맵'을 발표했다. 이번 로드맵은 ▲청산결제 인프라 개편 ▲금융회사와 외국인 투자자의 이행 기반 마련 ▲결제주기 단축 전 투자자 편익 확대 등 8대 분야 22개 과제로 구성됐다. 관계기관은 2027년 10월까지 시장 인프라를 개편하고 최소 6개월간 통합 테스트를 거쳐 최종 시행 시점을 확정할 계획이다. ◆ 월요일 주식 팔면 화요일 입금…반대매매도 하루 빨라져 결제주기가 단축되면 개인투자자가 가장 먼저 체감하는 변화는 주식 매도대금의 인출 시점이다. 현재 국내 증시에서는 주식을 매도한 뒤 2영업일이 지나야 매도대금을 인출할 수 있다. 월요일에 주식을 팔았다면 수요일에 현금을 찾을 수 있다. 그러나 T+1 체계로 전환하면 월요일 매도한 주식의 대금을 화요일에 인출할 수 있다. 주식을 사고파는 주문 방식은 그대로 유지한다. 다만 실제 주식과 현금이 오가는 결제 시점이 하루 앞당겨진다. 투자자는 주식 매도대금을 더 빨리 확보해 생활자금이나 다른 투자에 활용할 수 있다. 반면 주식을 매수하는 투자자는 결제대금을 하루 일찍 준비해야 한다. 특히 보유 현금보다 많은 주식을 매수하는 미수거래 투자자는 자금 납부기한이 기존 T+2일에서 T+1일로 단축된다. 미수금을 제때 납부하지 못했을 때 증권사가 보유 주식을 강제로 처분하는 반대매매 시점도 T+3일에서 T+2일로 앞당겨진다. 매수대금 확보에 주어지는 시간이 줄어드는 만큼 미수거래 투자자의 자금 관리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착오로 체결한 주식 매매를 정정할 수 있는 시간 역시 하루 줄어든다. 거래소와 예탁결제원은 결제주기 변경에 맞춰 착오매매 정정과 대규모 착오구제 제도, 증권거래세 징수 절차 등을 정비할 예정이다. ◆ 11월부터 매도대금담보대출 금리 인하…연 150억 절감 기대 결제주기 단축에 앞서 개인투자자의 자금 조달 부담을 줄이기 위한 조치도 시행한다. 한국증권금융은 증권사에 저금리 자금을 공급하고 증권사는 이를 활용해 중·저금리 매도대금담보대출 상품을 출시한다. 매도대금담보대출은 투자자가 주식을 매도한 뒤 실제 결제일이 도래하기 전에 매도대금을 미리 빌려 쓰는 상품이다. 현재 증권사들은 매도대금담보대출에 연 7.5~10% 수준의 금리를 적용하고 있다. 대출 기간이 1~2일로 짧고 거래소가 결제이행을 보증해 상환 위험이 상대적으로 낮은데도 금리가 높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관계기관은 대출금리를 연 5% 중·후반 수준으로 낮출 경우 투자자당 이자비용이 약 25% 감소할 것으로 추산했다. 해당 상품을 취급하는 증권사가 12곳으로 확대되면 전체 투자자의 연간 이자비용은 약 150억원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서울=뉴스핌] 김현우 기자 = 코스피가 전장 종가보다 92.97포인트(1.62%) 내린 5637.77으로, 코스닥은 전장 종가보다 92.97포인트(1.62%) 내린 5637.77로 거래가 시작된 가운데 2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을지로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9시경 기준 1333.70원에 거래되고 있다. 2026.11.02 khwphoto@newspim.com 미래에셋증권은 2일부터 관련 상품을 출시하고 키움증권은 오는 20일 출시할 예정이다. 이후 참여를 희망하는 증권사로 취급 대상을 순차적으로 확대한다. 구체적인 대출금리는 각 증권사가 출시 시점에 안내한다.. ◆ "2027년 10월 인프라 개편 완료…2028년 전환 목표" 결제주기 단축은 단계적으로 추진한다. 우선 올해 12월까지 증권사와 자산운용사 등 업권별 업무표준안과 이행점검표를 마련한다. 금융회사들이 새로운 결제체계에 맞춰 전산시스템과 업무 절차를 개편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기준을 제공하는 것이다. 2027년 1분기에는 금융당국을 중심으로 관계기관 태스크포스(TF)와 전문 사업관리조직(PMO)을 출범시킨다. 이를 통해 금융회사별 시스템 개발과 테스트 일정, 제도 개선 진행 상황 등을 통합 관리할 예정이다. 한국거래소와 예탁결제원 등 증권유관기관은 2027년 10월까지 청산결제 인프라 개편을 완료한다는 목표다. 국내외 금융회사와 외국인 투자자는 2028년 1분기까지 전산개발과 업무체계 정비를 마칠 계획이다. 이후 최소 6개월 이상의 통합 테스트를 거쳐 2028년 중 T+1 결제체계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다만 최종 시행일은 확정하지 않았다. 금융당국과 국내외 금융회사, 외국인 투자자의 준비 상황과 아시아 주요국의 전환 일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할 예정이다. 관계기관은 오는 12월 18일까지 시장 참여자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공청회와 토론회 등을 통해 추가 개선 과제를 발굴할 방침이다. 이번 개편은 1972년 T+2 결제제도를 도입한 이후 50여 년 만에 추진하는 결제주기 체계 변경이다. 관계기관은 결제주기 단축으로 미결제 상태에 놓이는 거래 규모와 위험 노출 기간이 줄어들고 증권사의 거래증거금 부담도 완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동시에 결제업무의 자동화와 표준화를 통해 국내 증권시장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plum@newspim.com 2026-11-02 10:30
사진
[단독] 조현범, 징벌 2회 받고도 가석방 [서울=뉴스핌] 김영은 기자 = 조현범 한국앤컴퍼니그룹 회장이 수감 중 외부 물품을 반입해 두 차례 징벌 처분을 받고도 가석방된 사실이 확인됐다. 법무부 지침상 징벌 기록이 남아 있는 수형자는 일반 수형자보다 엄격한 기준으로 가석방 심사를 받는다. 과거 가석방 심사 회의록에서는 같은 조항 위반 등으로 징벌을 받은 수형자가 적격 안건에 올랐다가 부적격 처리된 사례가 확인돼 심사 기준의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 음료·간식 반입에 금치…심사 땐 '징벌 기록' 그대로 조현범 한국앤컴퍼니그룹 회장이 수감 중 외부 물품을 반입해 두 차례 징벌 처분을 받고도 가석방된 사실이 확인됐다. 조 회장 모습. [사진=뉴스핌 DB] 2일 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실이 법무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조 회장은 수용 생활 중 '형의 집행 및 수용자의 처우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 제214조 제15호 위반으로 징벌 처분을 받았다. 해당 조항은 '허가 없이 물품을 지니거나 반입·제작·변조·교환 또는 주고받는 행위'를 금지한다. 법무부는 징벌의 구체적인 시기와 종류 등은 개인정보라며 공개하지 않았다. 앞서 조 회장은 지난 7월 22일 열린 법무부 가석방심사위원회에서 '적격' 판정을 받아 같은 달 30일 경기 화성직업훈련교도소에서 출소했다. 형기 만료일(9월 5일)을 한 달여 앞둔 시점이었다. 뉴스핌 취재를 종합하면, 조 회장은 지난해 5월 법정구속된 이후 접견 과정에서 외부에서 들여온 음료를 마시다 적발돼 지난해 말 금치 처분을 받았다. 올해 3월 초에는 간식을 먹다 다시 적발돼 두 번째 금치 처분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두 차례 모두 금치 기간은 9일 이하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금치는 수용자를 징벌실에 가두는 처분으로, 형집행법상 가장 무거운 징벌이다. 법무부 예규인 '가석방 업무지침' 제10조는 징벌 처분 후 시행규칙이 정한 실효기간이 가석방 기준일까지 지나지 않은 수형자를 '제한사범'으로 분류한다. 징벌 기록이 아직 효력을 잃지 않은 수형자라는 뜻이다. 형집행법 시행규칙상 9일 이하 금치의 실효기간은 1년이다. 징벌을 받고 1년이 지나야 기록이 효력을 잃는다. 지난해 말과 올해 3월 초에 받은 징벌이라면 가석방 기준일인 7월 30일에는 두 건 모두 이 기간이 지나지 않은 셈이다. 두 번째 징벌은 가석방 심사를 불과 4개월여 앞둔 시점이었다. 법무부는 "제한사범은 일반사범보다 강화된 심사기준을 적용하고 있다"면서도 조 회장의 제한사범 분류 여부와 실효기간 경과 여부는 공개하지 않았다. ◆ 2021년엔 '금치 9일' 한 번에도 부적격…"형평 어긋나" 정성호 전 법무부 장관이 과거 경기 화성직업훈련교도소 중앙통제실을 방문해 업무 실태를 점검하던 모습. [사진=법무부 제공] 과거 심사 사례와 비교하면 이례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법무부가 공개한 2021년 9월 정기 가석방심사위원회 회의록을 보면, 당시 위원회는 '미허가 물품 소지' 등으로 금치 9일 처분을 받은 수형자를 적격 안건에서 부적격으로 돌렸다. 한 위원은 "최근 징벌처분을 받았기 때문에 기관 내 질서유지 등을 위해서라도 부적격 처리해야 한다"고 했고, 나머지 위원 전원이 동의했다. 같은 해 3월 회의에서는 징벌위원회 개최를 앞둔 수형자가 남은 형기가 한 달도 안 되는데도 부적격 결정을 받았다. 즉, 조 회장이 위반한 것과 같은 조항 위반 등으로 금치 9일 처분을 한 차례 받은 수형자가 가석방 적격 안건에서 부적격으로 바뀐 것이다. 징벌위원회 개최를 앞둔 수형자 역시 실제 징벌 처분이 내려지기 전이었고 남은 형기가 한 달도 채 되지 않았지만 부적격 판단을 받았다. 조 회장이 두 차례 징벌 처분을 받고도 가석방된 것과 대비되는 대목이다. 법조계에서는 위법은 아니더라도 형평성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상민 법무법인 베테랑 변호사는 "금치 처분 2회만 놓고 보면 이례적"이라며 "제한사범이라도 심사 대상은 될 수 있어 위법하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부당하다고 볼 여지는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징벌 이력이 있는 제한사범도 예비심사에는 오르지만 보통은 가석방심사위원회에서 부결된다"며 "징벌이 실효되지 않았다면 부결되는 것이 보통이고, 그것이 형평에 맞다"고 했다. 이에 법무부는 "징벌의 실효 여부만으로 가석방 허가 여부가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가석방심사위원회에서 범죄 내용, 형 집행 경과, 피해 회복 여부, 출소 후 생활환경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적격 여부를 결정한다"고 해명했다. 조 회장은 형기의 약 95%를 채운 상태였다. ◆ 가석방 30% 늘렸지만…'엄격 심사' 확인할 길 없어 경기 과천시 법무부 청사 모습. [사진=뉴스핌DB] 조 회장의 가석방은 정부가 교정시설 과밀 해소를 위해 가석방 규모를 크게 늘린 시기에 이뤄졌다. 법무부는 '2026년 가석방 확대안'을 통해 월평균 가석방 인원을 지난해 1032명에서 올해 1340명 수준으로 30% 늘리기로 했다. 지난 6월에는 1627명이 가석방 적격 판정을 받아 최근 3년 사이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 월평균 가석방 인원(1299명)은 2020년(656명)의 두 배에 육박한다. 그러나 법무부는 징벌 기록이 남은 채 가석방된 수형자가 얼마나 되는지는 파악하지 않고 있다. 박 의원실이 2022년부터 올해 9월까지 가석방 적격 결정자 가운데 징벌 실효기간이 지나지 않은 제한사범 인원을 요구하자, 법무부는 "별도로 작성·관리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조 회장과 비슷한 조건에서 가석방된 사례가 얼마나 되는지 확인할 길이 없는 셈이다. 박 의원은 "교정시설 과밀화 해소를 이유로 가석방 규모를 확대하면서 심사 기준까지 사실상 완화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며 "가석방은 수형자의 교정 성적과 재범 위험성 등을 엄격하게 따져 결정해야 하는 제도이지, 교정시설의 수용 여건을 개선하기 위한 수단이 돼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특히 징벌 기록이 남아 있는 수형자에게 어떤 기준을 적용했는지조차 제대로 관리하지 않는다면 가석방 심사의 공정성과 형평성을 담보하기 어렵다"며 "법무부는 가석방 확대에 의존할 것이 아니라 교정시설 과밀화의 원인을 진단하고 시설 확충과 교정 인력 개선 등 근본적인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조 회장은 법인카드를 개인 용도로 쓰거나 회삿돈으로 개인 차량 리스비를 내는 등 회삿돈을 사적으로 유용한 혐의로 2023년 3월 구속기소됐다. 같은 해 11월 보석으로 풀려났다가 지난해 5월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항소심에서 징역 2년으로 감형됐고, 올해 5월 대법원에서 형이 확정됐다. 검찰이 기소한 횡령·배임 규모는 200억원대였지만 법원이 최종 인정한 금액은 약 20억원이다. yek105@newspim.com 2026-11-02 08:47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