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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살 만하다는 전공의, 그렇지 못한 환자와 국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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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노연경 기자 = 집단 사직 이후 자취를 감췄던 전공의들이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직접 목소리를 내려 나온 그들에게 가장 먼저 물어보고 싶었던 것은 '그동안 무슨 생각을 하며 어떻게 지냈냐'는 것이다.

돌아오는 대답에 적잖이 놀랐다. 시간이 많이 생긴 김에 한국사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이참에 여행도 가고 푹 쉬려고 한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노연경 사회부 기자

옆에 서 있던 의대 교수는 전공의들이 그동안 공부만 하느라 못했던 걸 지금 하는 것 같다며 오히려 좋은 기회가 될 수도 있겠다며 '허허' 웃었다.

사직 전공의인 지인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는 연일 해외여행 사진이 올라온다. 지인을 통해 알게 된 또 다른 사직 전공의는 전문의 자격을 취득하지 않고 일반의로 피부과에 바로 취업할 생각이라고 했다.

연일 행정처분을 운운하던 정부의 으름장에 공포에 떨고 있거나 전문의 자격 취득이 늦어질까 발을 동동 구르고 있을 것이란 예상은 시원하게 엇나갔다. 그들은 생각보다 잘 지내고 있었고, 제 살길을 알아서 잘 찾고 있었다.

그들의 편엔 늘 든든한 지원군이 함께다. 선배인 교수들은 그동안 고질적인 한국 의료 시스템을 방치했던 기성세대로서 책임감을 느낀다며 눈물로 끝까지 그들의 곁을 지켜주겠다고 말했다.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는 정부의 증원 정책에 일조한 대학총장은 민사 소송으로 '쪽박'을 차게 만들겠다며 윤석열 정부의 남은 임기인 3년 내내 투쟁하겠다고 했다. 

형편이 어려운 전공의들을 위해선 수익금이 환원되는 굿즈를 제작하기도 한다. 법적인 도움이 필요한 전공의들은 대한의사협회 차원에서 돕고 있다.

병원을 떠난 전공의들이 이렇게 든든한 비호 아래 자아실현과 자기계발로 시간을 보내고 있는 동안 그들과 또래인 23살 A씨는 굳어가는 심장을 붙잡고 한숨, 한숨을 힘겹게 내쉬어야 했다.

운동신경 세포가 파괴되는 루게릭병 진단을 받은지 불과 몇 달이 지나지 않았지만, 젊은 나이 탓에 진행 속도는 매우 빨랐다.

하루가 다르게 상태가 악화하면서 음식물은커녕 물도 삼키기 어려운 지경이 됐을 때 그와 그의 가족들은 애타게 입원이 가능한 병원을 찾았지만, 봐줄 의료진이 없다는 이유로 입원은 거절당했다. 진단을 내린 병원도 입원 병상이 없다며 입원을 거절했다.

비상진료상황에서 치료가 불가능한 환자보단 응급조치로라도 살릴 수 있는 환자가 우선이었기 때문이다. 어렵게 살던 곳에서 50km 가까이 떨어진 병원에 입원한 A씨는 입원 엿새 만에 가족의 품을 떠났다.

A씨는 입원 상태가 아니었다면 입원 나흘 만에 호흡곤란 상태가 왔을 때 응급조치조차 못 받고, 가족과 작별 인사 나눌 시간도 갖지 못한 채 떠났을 것이다.

그들의 일터인 병원 근처에서 터를 잡고 20년간 장사를 하던 병원 관련 업종 사장님들은 생계를 걱정하고 있다. 

상급종합병원 앞에서 20년간 죽집을 운영해 온 B씨는 그나마 배달로 버틸 수 있었던 코로나 때와는 다르게 배달 주문까지 끊겨버린 요즘, 이렇게 장사하기 어렵긴 처음이라고 한숨지었다. 그러면서 "환자나 피해자로 생각하지, 누가 나를 피해자로 생각이나 해주겠냐"고 하소연했다.

20년간 의료기기를 판매해 온 C씨는 전공의 사직 이후 석 달 내내 적자다. 그는 "그나마 자식들을 다 키워둬서 큰돈 들어갈 일이 없어 직원들 월급은 주고 있다"고 말했다.

전공의들은 언제든 환자 곁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말한다. 그들을 가로막는 건 의사를 악마화하고, 폭압적인 자세로 근거 없는 의대 정원 2000명 증원을 밀어붙이는 정부라고.

마치 사태 해결의 실마리가 전부 정부에 있는 듯 말하지만 평온을 넘어 여유까지 느껴지는 그들의 태도에서 과연 주도권이 정부에 있는가를 되묻게 된다. 정말 선택지가 없는 쪽은 누구일까. 그들일까, 환자일까, 국민일까.

yknoh@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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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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