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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문일답] 추경호 "22대 국회 열리면 민생 법안 최우선 처리"

기사입력 : 2024년05월29일 11:35

최종수정 : 2024년05월29일 11:35

"거대 야당인 민주당 때문에 상임위·본회의 정상 진행되지 못해"
"민주, 얼토당토않은 정쟁적 법안 일방적으로 밀어붙여…책임져야"
"입법 폭주 강행되면 재의요구권 행사 강력 건의"
"법사위·운영위는 與에서 하는 것…협상에 있어서 출발점"

[서울=뉴스핌] 김가희 기자 =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9일 "22대 국회가 본격적으로 열리기 시작하면 민생 법안, 특히 사실상 합의 수준에 이른 법안들은 최우선으로 신속히 처리하겠다"라고 밝혔다.

추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거대 야당인 민주당 때문에 각종 상임위, 본회의가 정상적으로 진행되지를 못했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을 열고 있다. 2024.05.29 leehs@newspim.com

추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얼토당토않은 정쟁적 법안들을 일방적으로 밀어붙이고 국회를 정쟁의 장으로 만들었다"면서 "그 책임은 오롯이 거대 야당인 민주당이 져야 한다"라고 맹폭했다.

또 그는 "여야의 합의, 상임위의 진지한 논의·합의 없이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는 입법 폭주가 강행되면 그것은 헌법이 부여한 저희의 견제·균형의 장치를 작동시킬 수밖에 없다"라며 "그런 법안이 결국 또 국회에서 밀어붙여서 일방적으로 통과된다면 저희는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를 강력히 건의하면서 맞설 수밖에 없다"라고 강조했다.

추 원내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와 관련된 비판을 두고는 "거대 야당이 제대로 된 국회 논의도 없이, 합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밀어붙인 입법 폭주의 결과가 바로 거부권으로 나타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앞으로 (거부권) 행사의 숫자는 곧 거대 야당의 입법 폭주의 가늠자가 된다"면서 "정쟁의 수단으로 밀어붙이기 하는 입법 폭주의 행태부터 지양이 돼야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추 원내대표는 22대 국회 원 구성 협상에 대해서는 "법사위는 국회의장하고 다른 당이, 그래서 국회의장이 보통 관례상 1당이 하면 법사위는 당연히 2당인 정당에서 차지하는 것이고 운영위는 여당에서 하는 것"이라면서 "이게 가장 중요한 입장이고, 상임위 배분에 있어서, 협상에 있어서 출발점"이라고 설명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을 열고 있다. 2024.05.29 leehs@newspim.com

다음은 추 원내대표와의 일문일답.

-민주당에서는 쟁점법안 외 구하라법·모성보호3법 등은 국민의힘에서 법사위를 넘는데 협조했으면 충분히 통과했을 거라고 지적하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다음 국회에서 어떻게 추진할 생각인가

▲ 방금 말씀하신 여러 법을 포함해서 여야 간 상당히 쟁점이 좁혀진 부분도 있고 사실상 거의 합의 수준에 이르렀던 법들도 있다. 이런 민생 법안들을 저희도 정말 심도있게 논의를 마무리하고 처리하고 싶었다. 근데 민주당은 얼토당토않은 정쟁적 법안들을 일방적으로 밀어붙이고 국회를 정쟁의 장으로 만들었다. 그래서 바로 거대 야당인 민주당 때문에 각종 상임위, 본회의가 정상적으로 진행되지를 못했다. 그 책임은 오롯이 거대 야당인 민주당이 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국민들께 저희도 송구스럽다는 말씀을 드리고 앞으로 22대 국회가 본격적으로 열리기 시작하면 조금 전에 말씀드린 대로 민생 법안, 특히 사실상 합의 수준에 이른 법안들은 최우선으로 신속히 처리하겠다. 민주당도 적극 함께해주실 것을 당부드린다.

-세월호 특별법 관련해서 재의요구권 안 하겠다고 했는데 어제 표결은 불참했다. 갑자기 입장 선회한 이유는

▲ 어제는 의사일정 자체를 합의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국회의장과 민주당이 강행해서 의사일정을 진행했기 때문에 저희가 참여를 할 수 없었다.

-연금 개혁을 22대 첫 정기국회에서 여야정 협의체 통해서 처리하겠다고 했는데 종부세·상속세·금투세 등 세제개편이나 저출생 관련해서도 여야정 협의체 꾸리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보나

▲ 우선 연금은 여러 가지 전체 국민에 미치는 영향 등 때문에 국회에서도 연금개혁특위가 별도 구성돼서 논의를 해왔고 21대 회기가 종료되기 때문에 22대가 시작되면 지금까지 논의를 바탕으로 해서 여야정 협의체를 통해서 신속하게 진행하겠다 이런 말씀을 지난번에도 드렸고. 그래서 가급적 정기국회 내 처리를 목표로 여야가 함께 움직이면 성과를 낼 수 있지 않을까 이렇게 기대도 해본다.

그리고 말씀하신 종부세, 상속세 등에 관해서는 소관 상임위가 있다. 그래서 저희는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민주당에서 종부세 개편, 일부는 종부세가 폐지돼야 하는 거 아니냐 또는 1세대 1주택의 실거주 경우에는 사실상 종부세 부담을 줄여야 한다, 없애야 한다는 종부세에 관해서 개편 문제 제기가 있기 때문에 저희는 적극 환영한다는 말씀을 드렸다.

지금까지 선거 때 되면 '종부세를 개편해야 한다. 부담 완화를 해야 한다' 민주당이 이렇게 주장해 놓고 선거 끝나고 나면 정부·여당이 그것을 하고자 하면 부자 감세로 밀어붙이던 곳이 민주당이다. 이제 제발 왔다 갔다 말 바꾸기 하지 말고 기왕에 문제제기 했으니까 국민들 부담을 줄이고 징벌적 과세 형태로 부동산을 잡겠다는 발상에서도 제발 벗어나시길 바란다. 종부세 개편 논의를 적극 환영한다.

그리고 상속세 등과 관련해서는 소관 상임위가 있다. 소관 상임위에서 집중적으로 논의하면 충분히 진전을 이뤄낼 수 있다고 생각하고 그 과정에서 상임위에서 난항을 거듭하면 정책위의장도 계시고 또 원내 지도부도 있기 때문에 막판 최종협의를 하면 된다. 기본적으로는 상임위에서 충분히 논의하면서 진전시켜 나갈 수 있다. 또 그렇게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민주당에서는 22대 1호 법안으로 채상병 특검법 추진한다고 하는데 국민의힘에서는 1호 법안으로 어떤 법안을 추진할 건가. 22대 국회는 정치지형도 많이 바뀌는데 민주당에서 밀어붙이면 어떤 식으로 대응할 건가. 실제로 독소조항 뺀 수정안도 준비하고 있나

▲ 우선 1호 법안, 22대 1호 법안 아닌가. 22대 시작되면 저희가 말씀드리겠다. 열심히 저희도 구상하고 있다는 말씀을 드린다.

그다음에 민주당이 또 다수당의 힘으로 밀어붙일 때 어떻게 할 것인가, 구체적인 전략에 관해서 지금 말씀드릴 자리는 아닌 것 같다. 다만 이렇게 여야의 합의, 상임위의 진지한 논의·합의 없이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는 입법 폭주가 강행되면 그것은 헌법이 부여한 저희의 견제·균형의 장치를 작동시킬 수밖에 없다. 그런 법안이 결국 또 국회에서 밀어붙여서 일방적으로 통과된다면 저희는 대통령의 재의요구권 행사를 강력히 건의하면서 맞설 수밖에 없다.

그런데 이런 국회가 되면 안 되는 것 아니겠나. 국민들이 계속 서로 여야가 대치하고 갈등하고 이렇게 정쟁처럼 국회가 민생을 챙기지 않고 하는 모습은 정말 바람직하지 않기 때문에 저는 민주당도 대화·타협하는 협치의 정신, 의회정치의 본령으로 돌아오길 정말 간곡히 당부드리고. 22대는 그런 마음가짐, 자세로 민주당에서도 출발하지 않겠나 그렇게 기대해 본다.

그다음에 채 상병 특검법 등과 관련해서는 저희가 늘 말씀드렸다시피 공수처 등의 수사가 지금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빨리 수사기관에서는 신속하고 공정하게 그리고 엄정한 수사를 통해서 그 결과를 국민들께 내놓기를 기대하고 저희도 그 결과를 지켜보면서 그다음 대응에 관해서 말씀드리도록 하겠다.

-어제 통신자료 조회 결과에서 작년 8월 2일에 경찰에 해병대 수사단이 사건을 이첩한 이후에 당일날 윤석열 대통령과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이 세 차례 통화했다는 결과가 나왔다. 그 사안에 대해 어떻게 보나. 그리고 채상병 특검에 대해 통과해야 한다는 여론이 아직 높은데 어떻게 보나. 이종섭 전 장관을 호주대사로 임명한 것이 총선 패배 요인이라는 내부 평가가 있는데 어제 표결 결과는 '그런 민심에 반하는 표결이 아니었나'라는 평가도 나오는데

▲ 첫 번째 질문은 현재 제가 사실 유무 자체를 확인하기도 어렵고, 공수처에서 수사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공수처 수사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 어제 특검법에 관한 여론 그리고 저희의 의사 표시에 관련해서 질문을 주셨지만, 특검법에 관한 입장은 벌써 여러 차례 설명드렸다. 그걸로 대신하겠다.

-민주당 최고위에서 이재명 대표가 민생 회복 지원금 관련해서 차등 지원도 수용하겠다고 밝혔는데

▲민생 지원금과 관련한 입장은 저희가 여러 차례 말씀드렸다. 그걸로 대신하겠다.

-이번에 대통령이 4개 법안 거부권 행사하면 최대 15개 거부권인데 야당에서는 '정권 몰락만 앞당길 것'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22대 국회 때 (국민의힘 의석이) 108석으로 줄어들면 거부권 요청이 더 많아질 걸로 예상되는데 이런 비판에 대해 어떻게 보나

▲ 저는 거부권 행사 숫자에 여러분이 그걸 가지고 아까 일부에서 해석하시고 '이러면 부담이 되지 않겠나' 이런 시각도 있는데, 그걸 정확히 보자고 하면 그 앞이 문제다. 거대 야당이 제대로 된 국회 논의도 없이, 합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밀어붙인 입법 폭주의 결과가 바로 거부권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즉 앞으로 (거부권) 행사의 숫자는 곧 거대 야당의 입법 폭주의 가늠자가 된다, 이렇게 생각한다. 정상적으로 합의되고 진행되면 거부권 행사할 일이 아마 없지 않을까 생각하고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이렇게 여당의 의견을 무시하고 사회적으로 충분한 논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면 그 결과는 계속 국민들께서 걱정하시는 그런 양태로 나타난다. 이것을 뻔히 알면서 정쟁의 수단으로 밀어붙이기 하는 입법 폭주의 행태부터 지양이 돼야 한다.

-민주당에서 다음 달 7일까지 원 구성 마무리해야 한다고 하고, 안 되면 18개 상임위원장을 독식하겠다는 주장인데

▲ 이제 여야 간의 여러 대화를 시작하고 있기 때문에 일단 대화 진행 상황을 좀 보자. 저희 입장은 분명히 말씀드렸지만 원 구성과 관련된 그동안 국회의 관행, 관례, 그것이 다 역대로 의회 민주주의를 성숙시켜 나가기 위해서, 발전시켜 나가기 위해서 확립돼 온 관례이다. 그런 관례들이 존중되면서 대화가 됐으면 좋겠다는 기대다. 대화를 좀 지켜봤으면 좋겠다.

-연금 개혁 관련해서 당내에서 소득대체율 44%부터 좀 받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데,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부담이 될 거다. 국민의힘은 모수개혁과 구조개혁 다 한다는 입장인데 그대로 변함없이 가나 아니면 모수개혁이라도 받을 용의가 있나

▲ 연금 개혁에 관해서는 제가 여러 차례 상세히 설명을 드렸고 22대 국회가 시작되면 의원님들과 함께 심도있게 논의하고 또 여야정 협의체를 통해서 방안 찾아보도록 하겠다. 이재명 대표를 포함한 야당에서 국민들께 분명히 약속하셨다. 일단 '(보험료율) 13%·(소득대체율) 44%'까지는 전향적으로 받을 용의가 있다, 그런 취지의 말씀 해주신 거 아닌가. 저는 그 부분은 국민들께 기왕에 약속을 하신 부분이니까 거기서 더 후퇴한다, 이런 아마 말씀은 하시지 않을 거 같고.

저희는 그 숫자에 집착할 문제가 아니고 숫자 플러스 구조개혁이 필요하다는 얘기고, 숫자에 관해서도 당 내부에서도 전문가들과 더 심도있는 논의가 필요하다. 개인적으로는 사실은 '과연 그것이 개혁인가'하는 생각이 없지 않지만, 그 부분에 관해서는 모수개혁·구조개혁 포함해서 함께 심도있게 논의해 나가겠다. 지금까지 말씀드린 저희 입장에서 변화가 없다.

-채상병 특검법 관련해서 재발 방지나 추가 입법 위해서 국정조사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는데

▲ 지금 야당에서 국정조사를 또 요구하고 있나. 아직 당에서 구체적으로 그런 논의가 성숙돼있진 않다.

-채상병 특검법 관련해서 표결이 무산됐고 추가로 대통령 관련된 이야기들이 나오면서 그걸 명분 삼아 다시 추진하겠다고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 내세우고 있는데 이 부분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나

▲ 채상병 특검법은 어제도 우리가 설명을 드렸고 그다음에 상세 자료 가지고도 국민들께 말씀드렸고 하기 때문에 저희 입장은 일관되게 같다는 말씀을 드린다. 똑같은 얘기를 제가 다시 반복하지는 않겠다.

-어제 채상병 특검 표결 마친 후에 '찬성표 던졌다'고 말한 의원들이 있는데, 의원총회에서 당론으로 정한 걸 위반한 결과다. 이분들에 대해 소명을 듣거나 징계 검토하나

▲ 나중에 보자. 그건 당내 문제니까

-채 상병 특검법이나 전세사기 특별법은 사실 야당이 여론을 듣고 추진하는 게 큰데 세부적인 내용을 여야 간 따지는 걸 떠나서 '국민의힘이 여론의 힘을 입어야 하는 거 아니냐'는 지적이 있는데

▲ 늘 정부도 마찬가지고 정당·정치 영역은 더 그렇다. 국민이 모르는 정책은 정책이 아니다 하듯이 저희가 아무리 좋은 법안 또 취지를 국민들께 소상히 알리고 국민들의 공감을 얻지 못하면 사실 힘을 받기 쉽지 않다. 일부 저희가 이해를 구하는데 부족했고 또 홍보 방법에도 되돌아봐야 할 부분이 있다고 생각하고, 앞으로 국민들께 더 많이 소상히 설명드리고 이해를 구하는 노력을 강화하도록 하겠다.

-원 구성 협상 관련해서. 관행 관례에 따라 법사위 말고 꼭 가져와야 하는 상임위는

▲ 기본적으로 법사위는 국회의장하고 다른 당이, 그래서 국회의장이 보통 관례상 1당이 하면 법사위는 당연히 2당인 정당에서 차지하는 것이고 운영위는 여당에서 하는 것이다. 운영위가 여당이 아닌 곳에서 한 적이 한 번도 없다. 이게 가장 중요한 입장이고, 상임위 배분에 있어서, 협상에 있어서 출발점이다.

rkgml925@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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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싣는 순서] 트럼프 100일의 승부1. 규제 대못 뺀다…AI·자율주행·은행업 '더 쉽고 빠르게'2. 압도적 격차를 향한 전격전...MAGA 휘날리며3. 우크라 전쟁 100일 만에 끝내고 북미 대화 실마리4. 에너지 패권을 향해 '드릴, 베이비 드릴'5. 만능 치트키 관세...역대급 중국 압박6. 뉴욕증시 지진계 '경고음 요란'...2018년의 기억7. 증시 불확실성 MAGA 수혜주로 돌파..끝판왕은8. 관세와 달러, 복잡한 함수 관계9. 높아지는 미국의 만리장성...反이민 장애물도 산적 현재 뉴욕증시 여건과 시장이 직면한 위험은 당시와 닮았다. 시장에서 2018년을 반추하며 올해 뉴욕증시도 유사한 길을 걷지 않을까 하는 우려섞인 관측이 대두하는 이유다.특히 2018년 급락장에 앞서 출현한 충격파의 전조가 이번에도 포착되고 있다. 그 지진계의 수치가 이례적인 수준으로 치솟아 불안감은 더 크다. 바로 '블랙스완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의 스큐지수다. 1. 3주 전 신호 스큐지수는 S&P500의 극단적인 하락 가능성에 대한 옵션시장의 우려를 보여주는 지표다. 개략적으로 말하면 주가 폭락에 대비한 풋옵션 수요가 높을수록 그 값은 올라간다. 주가가 크게 하락하는 시나리오에서만 가치가 있는, 그래서 당장은 가치가 없어 싼값에 거래되는, 즉 '외가격 풋옵션'이 높은 가격에 사들여진 결과다. 외가격 중에서도 가치의 무의미함이 큰 풋옵션 수요가 클수록 상승한다. 평소에는 헐값에 팔렸던 우산이 폭풍우가 예상되자 비싸져도 수요가 생기는 현상과 비슷한 셈이다. *스큐지수는 단순히 OTM 풋옵션뿐 아니라 OTM 콜옵션도 산출 대상에 포함된다. 구체적으로는 양자의 프리미엄 시세를 역산해 산출한 내재변동성이라는 개념을 통해서다. 다만 실제 산출 과정에서는 OTM 풋옵션의 내재변동성의 비중이 더 크다. 급격한 시세 변동을 염두에 둔 헤지 상품의 수요는 가파른 가격 상승을 기대한 콜옵션보다 가파른 하락에 대비하려는 풋옵션에 집중되기 떄문이다. 따라서 산출 과정에서 자연스레 OTM 풋옵션의 내재변동성이 더 큰 영향을 미친다.   통상 스큐지수는 100~135 사이에서 변동한다. 135를 넘어서게 되면 옵션시장 참가자들이 급격한 하락 가능성에 대해 종전보다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얘기가 되고 150이 넘어가면 극단적인 하락 가능성을 매우 심각하게 보고 있다는 뜻이다. 현재 스큐지수는 154다. 지금부터 3주 전인 지난달 24일에는 180으로 솟구쳤다. 두 달 전부터 수위를 높이더니 급기야 180이라는 새로운 기록을 썼다. 지금은 이때보다 낮아졌지만 추세의 층위는 과거보다 훨씬 높은 곳에서 형성돼 있다. 옵션시장 참가자들이 들어 올린 '가드'의 높이가 한층 더 올라갔다는 얘기다. 스큐지수의 수치에 내재된 '극단적인 폭락' 가능성은 대략 30일 내 실현을 상정한다. 스큐지수를 산출하는 데 사용되는 옵션의 잔존만기 대부분이 30일 안팎이기 때문이다. 예로 잔존만기가 20일인 근월물과 48일인 차근월물이 있다면 관련 만기의 옵션에 내재된 변동성(옵션의 프리미엄 시세를 역산해 산출)을 소위 보간하는 방법을 통해 30일치를 구한다. 그렇다면 현재 옵션시장에서는 2월 중순 안에 폭락장이 올 것으로 보고 있다는 이야기가 된다. 정말 그렇게 될까. 2. 2018년의 잔상 2018년 여름이 앞을 내다볼 수 있는 거울이 될지도 모른다. 2018년을 문두에 꺼낸 것은 당시와 현재 상황이 유사해서다. 2018년은 올해와 마찬가지로 전년도 주가 상승률이 19%가 넘어 주식시장이 활황을 보였던 해의 이듬해다. 트럼프의 법인세 감면이나 규제 완화책, 인프라 투자 확대책을 반영한 결과다. 트럼프의 고율관세 공약은 '엄포' 정도로만 생각했다. 이듬해 경제도 좋았다.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정책금리 인상과 시장금리 상승 우려가 부담됐지만 강한 경제가 버텨주리라는 믿음이 더 컸다. 전형적으로 '우선 먹고 배아픈 건 나중에 생각하자'는 식의 장세였다. 2018년 스큐지수는 꾸역꾸역 고도롤 높여갔다. 당해 3월 트럼프 행정부가 국가 안보상의 이유로 철강·알루미늄 수입품에 관세를 부과한 것을 시작으로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 수위를 끌어올리며 중국과 무역전쟁을 벌였다. 2018년 3월 하순 120이 채 안 됐던 스큐지수는 7월 150을 넘어서더니 8월 160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올라섰다. 한 달 뒤 급격한 시세 하락을 예상한 스큐지수의 경고는 적중했다. 9월 2900선을 기록했던 S&P500은 11월 2600대까지 하락해 10% 떨어졌고, 그 뒤 하락세를 재개해 12월 2300선까지 추가 하락했다. 석 달 만에 20%가 무너졌다. *S&P500은 2018년 1~2월 당시 10% 떨어져 조정 국면에 진입한 적이 있다. 주가 하락의 발단은 고용통계 호조에 따른 장기금리 상승과 연준의 정책금리 인상 우려였다. 다만 그 떄 주가 하락은 빠른 시차를 두고 격렬하게 전개됐는데 그 배경에는 당시 시장에서 인기를 끌었던 변동성 하락 베팅 관련 상품(크레디트스위스의 VIX 선물 가격 역추종 상품<XIV>)가격이 붕괴해 시세 변동성을 증폭시킨 일이 있었다. 소위 '볼마게돈'으로 불리는 일이다. 공교롭게도 당시에도 스큐지수는 한 달 전 135를 넘어 시세 하락을 예고했었다. 3. 진짜 '오싹'할 떄는 스큐지수의 경보음이 격렬해지는 순간은 그 수치가 오히려 지금처럼 하락할 때다. 주가 하락이 시작하면 스큐지수 산출 대상에 있던 외가격 풋옵션 비중이 자연스레 작아져 스큐지수의 값은 하락한다. 흔히 '공포지수'로 알려진 VIX는 주가가 떨어져야 그제서야 반응한다. VIX는 주로 ATM(등가격) 부근 옵션의 프리미엄 시세를 바탕으로 산출되기 떄문에 이미 멀찍이 있던 외가격에서 경보음을 낸 스큐지수보다 한발 늦다. ATM 옵션은 현재 주가와 행사가격이 '거의 같은' 상태를 의미하는 것으로 당장 옵션시장의 주가 상승과 하락에 대한 '양방향 베팅' 상황을 보여준다. 스큐지수가 건물의 '화재감지기'라면 VIX는 화재가 난 뒤에 내부 온도를 보여주는 '온도계'와 같은 셈이다. '스큐지수의 하락→S&P500의 급락+VIX 급등'의 순서는 2018년 8월의 급락장에서도 동일하게 실현됐다. 최근 스큐지수가 최고치를 찍고 하락한 것은 주식시장이 이 패턴을 따르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떠올리게 한다. VIX는 스큐지수가 최고치를 찍었던 지난달 24일 14를 기록했다가 현재 19.5로 올라선 상태다. 아직은 주식시장의 높은 변동성을 예고한다는 '20'을 넘어선 단계는 아니지만 방향성 자체가 위를 향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S&P500도 지난달 6일 사상 최고가에서 4% 떨어지는 등 상기의 연쇄 흐름에 동참한 모습이 역력하다. 물론 스큐지수가 과거의 폭락장이나 거친 시세 흐름을 항상 예견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연준의 정책금리 인하 지연 우려와 시장금리의 급등, 위안화 약세, 주식시장의 높은 밸류에이션, 조만간 출범하게 될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의 관세 염려 등 주가 하락을 시사하는 퍼즐들이 짜맞춰지고 있다는 점에서 급격한 시세 변동 위험이 현실화될 개연성을 높인다. 특히 위안화 약세의 파급력은 2015년 갑작스러운 평가절하나 2018년 중반 급격한 약세, 2019년 '7위안 돌파' 등의 사례를 통해서 목도한 바 있다. 옵션시장의 우려가 단순한 기우가 아닐 수 있음을 뒷받침하는 재료들이다. 4. 실질금리의 중력장 1월 중순에 진입한 현재는 불안감이 들불처럼 번지기 쉬운 시기라는 점에서 스큐지수 경고에 담긴 의미를 배가시킨다. 과거 통계상 계절적으로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는 구간의 초입이다. 페퍼스톤에 따르면 2000년부터 2023년까지 VIX 추이를 월별로 평균해 연중 추이로 그려본 결과 1월 중순부터 3월 중순까지 상승세가 두드러진다. 연초에는 기관투자자가 새로운 투자 전략을 실행하거나 기존 포지션을 조정하고, 또 관련 기간에는 기업의 결산 보고가 맞물려 있어 시세가 각종 재료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우가 많다. 모든 위험자산군의 시세를 주무르다시피하는 '실질금리'가 뜀박질을 재개한 점은 계절성의 현실화 가능성에 무게를 더한다. 미국 물가연동국채 10년물 금리로 본 실질금리는 지난달 초순 1.89%에서 중순 2.25%로 급히 올라섰다가 이달 초 숨고르기를 거친 뒤 최근 7일여만에 2.32%로 '레벨업'했다. 지난달 초순부터보자면 한 달 만에 43bp가 오른 셈이다. 통상 장기국채의 명목 금리가 오른다고 해도 대게 인플레 전망을 반영해 상승한 결과여서 실질금리 상승폭은 상쇄되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실질금리 변동성이 작은 편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한 달 만에 43bp라는 상승폭은 상당하다고 할 수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마이클 하트넷 전략가의 표현을 빌려쓰자면 최근의 금융시장 상황은 '터너(전환점)' 임박을 시사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앞서 하트넷 전략가는 실질금리 2.5%를 주시해야 할 지점으로 꼽은 적이 있는데 2.5%에 도달하면 금융시장의 위험자산 회피 성향이 더 강해질 것으로 봤다. 2.5%는 2023년 10월 하순에 기록한 최근 10년 기준 전 고점에 해당한다. 당시 실질금리는 같은 해 7월 1.48%에서 2.5%까지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같은 기간 S&P500의 시세를 10% 떨어뜨린 배경이 됐다. 하트넷 전략가에 따르면 현재 실질금리는 이미 지난달 중순부터 2%대로 올라섰음에도 불구하고 종전까지 주식시장의 시세가 어느 정도 방어가 됐던 것은 '강한 경제 펀더멘털이 실질금리 상승의 부정적 영향을 상쇄할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이었다. 종전의 고점을 넘어서는 새로운 영역으로 진입하면 내성 역할을 해왔던 투자자들의 믿음에 균열이 가해질 수 있다고 봤다. 스큐지수의 급등과 급락이라는 전조가 보여준 경고는 실질금리 2.5% 돌파와 함께 현실화될지도 모를 일이다. bernard0202@newspim.com 2025-01-13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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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샤오훙수 열풍에 고무된 중국매체 [베이징=뉴스핌] 조용성 특파원 = 이른바 미국의 '틱톡(TikTok) 난민'들이 대거 샤오훙수(小紅書)에 가입하는 현상이 지속되자 중국 매체들이 고무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미국의 제재로 인해 틱톡이 오는 19일부터 미국 내 서비스를 종료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오면서, 미국 내 틱톡 유저들이 중국의 또 다른 SNS인 샤오훙수의 글로벌 버전 '레드노트(RedNote)' 앱을 다운로드해 신규회원으로 가입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데이터 조사기관인 센서타워의 조사에 따르면 1월 8일부터 14일까지 미국 내 사오훙수 앱 다운로드 건수는 전주에 비해 20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중국 메이르징지신원(每日經濟新聞)이 17일 전했다. 전년 대비로는 30배 증가했다. 이달 들어 샤오훙수의 다운로드량 중 22%가 미국에서 이뤄졌다. 이 수치는 전년 동기에는 2%에 불과했다. 미국 내 틱톡 난민들이 샤오훙수로 대거 이동하면서 샤오훙수의 다운로드 수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셈이다. 또한 중국은행보험보는 이날 샤오훙수 앱은 현재 미국, 캐나다, 호주, 영국, 이탈리아 등 87개 국가에서 다운로드 수 1위를 차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39개 국가에서도 10위 이내의 수위권에 분포하고 있다. 특히 14일과 15일 이틀 동안 신규 가입자가 70만 명을 넘어섰다. 이같은 소식에 중국 증시에서는 샤오훙수 관련주가 연일 급등하고 있다. 현재 샤오훙수는 글로벌 유저들을 위해 원클릭 번역 기능을 개선하고 있다. 샤오훙수 열풍이 이어지자 중국 매체들은 이를 대대적으로 보도하고 있다. 매체들은 미국이 2018년 이후 반중 정책 수위를 지속 높이고 있지만, 민간에서는 활발한 소통과 교류가 이뤄지고 있다며 높은 평가를 내리고 있다. 17일 환구시보는 논평기사에서 "미국의 많은 유저가 자신들을 틱톡 난민이라고 자칭하며 샤오훙수로 몰려들고 있고, 이는 뜻하지 않게 미중 양국 국민의 새로운 소통의 장으로 부상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매체는 "미국 유저의 후기를 보면, 이들은 낯선 중국어 플랫폼에 접속하는 것에 대해 불안해했지만, 중국인의 친절한 응대에 놀라워했고, 중국인의 개방적인 태도에 경계를 풀게 됐다"며 "양국 네티즌의 교류 열기가 폭발적으로 높아졌고, 대화 주제는 다양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매체는 "미국의 정치인들은 지속적으로 중국을 비방해 오고 갖가지 부정적인 표현을 쏟아내고 있지만, 양국 국민 간에는 교류 협력을 심화하려는 의지가 강해지고 있다"고도 평가했다. 이어 "샤오훙수 현상이 미국의 대중국 정책을 수립할 때 좋은 참고가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중국의 SNS인 샤오훙수 자료사진 [사진=바이두 캡처] ys1744@newspim.com 2025-01-17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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