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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정치' 의 셈법에 갇혀버린 국민연금 개혁

기사입력 : 2024년05월28일 17:45

최종수정 : 2024년05월28일 17:46

국회 절차 다 끝난 막판에 정치목적 위한 보조수단으로 연금개혁 공방
野, 회기 막판 연금 개혁 급제안…'특검법' 통과로 '탄핵 스케줄' 완성 위해
與, 방어 위해 '자기 부정', '구조 개혁' 걸어 대통령 임기 내 완성 어려워져

[서울=뉴스핌] 온종훈 정책전문기자 = 국민연금개혁 법안의 21대 국회 처리가 물건너 가는 분위기다.

국회의 국민연금특별위원회가 지난 7일 여야의 이견으로 '사실상 활동 종료'를 선언한 데다 윤석열 대통령도 9일 2주년 취임기자회견에서 "22대 국회로 넘기고 제 임기 내에 확정하겠다"고 밝혀 다음 국회로 '공'이 넘어가는가 했던 것을 급반전시킨 인물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다.  

그는 21대 국회 회기를 불과 일주일 앞둔 지난 23일 페이스북에 "우리 사회의 최대 과제인 국민연금 개혁안 문제는 아직도 처리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라며 "정부·여당이 결단만 하면 28일 본회의에서 연금개혁안 처리될 수 있다"며 이와 관련한 윤 대통령과 영수회담 개최를 제안했다. 민주당 22대 국회의원 당선자 워크숍에서 거대 야당의 '당선자로서 책무'를 강조하고 난 다음날 갑자기 연금개혁법안 여야 합의와 21대 회기내 처리를 주장한 것이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와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76주년 국회개원기념식에서 악수를 하고 있다. 2024.05.28 leehs@newspim.com

이 과정에서 그는 모수개혁방안(보험료율과 소득대체율)에 대해 "보험료율 13%, 소득대체율 45% 상향은 원래 국민의힘이 제안했던 것"이라고 해 국민의힘 측으로부터 즉각 "거짓말을 늘어놓는다" 등으로 강한 반발을 샀다. 

21대 국회 국민연금특위에서는 국민의힘과 민주당 모두 보험료율을 현행 9%에서 13%에서 올리는 것에 동의했으나 소득대체율에서는 국민의힘 43%, 민주당 45%로 2%포인트(p) 차이로 합의 도출에 실패했다. 협상과정에서 국민의힘이 막판 소득대체율을 1%p 양보해 44%로 수정 제안했으나 민주당의 반대로 이마저 불발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는 24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연금개혁을 타결해야 한다"며 막판 양당간 의견차였던 소득대체율 44%~45%는 "열려 있다"며 여지를 뒀다. 

이 대표는 또 토요일인 25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여당이 제안한 44%를 전적으로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시간의 촉박성'을 강조하고 "불가피하게 민주당이 양보하겠다"며 윤 대통령을 향해 제안을 "받아달라"고 촉구했다. 국민의힘을 향해서도 "이마저도 회피한다면 애당초 연금개혁의 의지가 없었다고 국민이 판단할 것"이라며 경고했다. 

반면 야당의 이런 공세에 비해 가뜩이나 윤 대통령이 거부한 '채상병특검법'의 28일 본회의 통과를 부결시키기 위해 이탈표 방지에 촉각을 곤두세웠던 국민의힘과 대통령실 등 여권은 대체로 수세적이었다. 그러나 당내 중진과 경제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이 대표의 제안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돌출하면서 진화에 부심하기도 했다. 

여권은 이 대표가 연금개혁안의 21대 국회 처리를 처음 주장할때는 '모두 거짓말'과 '꼼수정치'라고 비판했다가 '국민의힘 제안 소득대체율 44% 수용' 발언 이후에는 구조개혁을 강조하면서 대응했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이 대표의 '국민의힘 제안 44% 수용' 발언이 나온 다음날 26일(일요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모수개혁 문제는 구조개혁문제에 따로 놀수 없다"며 국민연금 구조개혁 필요성을 강조했다. 27일에도 당내 비상대책위에서 "국민적 합의없이 졸속 추진하면 거센 저항에 직면할 것"이라며 "22대 국회에서 진짜 연금개혁을 하자"고 말했다. 

국민연금 구조개혁은 국민연금과 기초연금, 각종 특수직역연금을 통합하거나, 연금의 지속 가능성을 보장하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등 연금의 구조 자체를 바꾸는 것을 뜻한다.

지난 한주간의 국민연금을 둘러싼 여야간 공방은 민주당은 29일까지인 21대 국회에서 '보험료율 13%·소득대체율 44%'를 담은 모수개혁을 먼저 처리하고 다음 국회에서 구조개혁을 하자는 입장이지만, 여당인 국민의힘은 국민적 합의를 전제로 모수개혁과 구조개혁을 차기 국회에서 함께 논의해야 한다고 것으로 정리된다.  

그러나 이같은 입장차는 21대 국회의 국민연금개혁특위가 발족한 이래 지난 18개월 동안 계속돼 온 연금개혁에 대한 논의의 주된 흐름이었다. 여야 정치권과 각 진영와 전문가집단 내에서도 31년후(2055년) 고갈되고 매년 50조원의 손실이 예고되는 국민연금을 개혁하는 방안을 놓고 모수개혁이냐 구조개혁이냐, 아니면 동시냐를 놓고 다양한 스펙트럼의 의견들이 노출됐었다.

문제는 여야 모두 '국가와 국민의 미래를 위한다'는 명분을 내세웠지만 국민연금개혁 제안과 반박, 역제안과 재공박 과정에서 '여의도 정치 셈법'에 매몰하면서 본(本)과 말(末)이 뒤바꼈다는 점이다. 결국 국민연금개혁을 위한 '진정성'을 찾아 볼수 없었다는 것이다. 

야당 대표가 국회 연금특위라는 절차가 끝난 후에 국회 회기 막판에 임박해서야 국민연금합의 제안을 한 것은 야권 일부에서 공공연히 제기되는 '윤 대통령 탄핵 스케줄'을 완성하기 위한 특검법 처리를 위한 보조 수단으로 활용됐다는 의혹을 지우기 어렵다.

또 이를 방어해야 했던 여권도 스스로 한 제안을 부인하는 '자기 부정'과 아직도 논의의 진전과 사회적 합의에 한 발짝도 나가지 못한 '구조 개혁'을 국민연금개혁의 주된 변수로 고정하면서 22대 국회 내, 특히 윤 대통령 임기 내 '국민연금개혁'을 더욱 어렵게 만드는 자기 모순의 함정에 빠져들고 있다.

 ojh1111@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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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부부 공천개입 수사 급물살 타나 [서울=뉴스핌] 박서영 기자 = 윤석열 전 대통령이 탄핵심판 선고에서 헌법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파면된 가운데 이른바 '명태균 의혹' 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가 윤 전 대통령 부부에 속도를 낼지 이목이 집중된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헌법재판소는 4일 오전 11시 윤 전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기일을 열어 윤 전 대통령의 파면을 결정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에 이은 헌정 사상 두 번째 파면이다. 사진은 윤석열 전 대통령. [사진=뉴스핌 DB] 검찰은 지난 2월 17일 윤 전 대통령 부부 공천개입 의혹, 여론조사 조작 의혹, 여론조사 비용 대납 의혹 등 명씨 관련 사건을 창원지검에서 중앙지검으로 이송했다. 이후 검찰은 해당 사건과 관련한 연이은 소환조사 및 강제수사 등에 착수하면서 잔여 수사에 속도를 내 왔다. 검찰은 명씨가 실질적으로 운영한 여론조사업체 미래한국연구소가 당시 대선 후보였던 윤 전 대통령을 돕고자 총 81차례에 걸쳐 불법 여론조사를 해 주고, 그 대가로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이 2022년 6·1 보궐선거에서 경남 창원 의창 선거구 공천을 받았다는 의혹을 받았다고 보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는 이와 관련, 보궐선거와 지난해 4월 22대 총선 당시 국민의힘 공천 과정에 개입한 의혹을 받는다. 이날 헌재의 결정으로 윤 전 대통령은 현직 대통령으로서 가졌던 '불소추특권'을 잃게 됐다. 기존 수사 대상이던 내란 혐의뿐 아니라 공천 개입 의혹 수사도 피할 수 없게 된다는 의미다. 법조계 안팎은 조기 대선을 앞두고 윤 전 대통령 부부를 향한 공천 개입 의혹 사건 수사가 급물살을 탈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계 출신 법조인은 "박 전 대통령도 파면된 다음에 소환조사가 바로 이뤄졌다"며 "곧바로는 아니겠지만 민주당 측에서 신속한 수사를 압박할 텐데 검찰도 조만간 협의를 해 윤 전 대통령 부부의 소환 일정 등을 잡으려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 2016∼2017년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 사건 때, 박 전 대통령의 탄핵안이 국회에서 가결되고 3개월 만에 헌법재판소가 파면 결정을 내렸다. 당시 검찰과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수사는 박 전 대통령이 자연인 신분이 된 이후 급물살을 탔다. 박 전 대통령은 파면 11일 만에 검찰에 소환됐고, 이후 열흘 만에 구속됐다. 양홍석 변호사(법무법인 이공)는 "윤 전 대통령이 파면됐으니 명태균 수사의 경우 검찰이 좀 더 가열차게 할 것 같고,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도 있는데 이 또한 바로 착수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며 "다만 전직 대통령이기 때문에 신병 문제는 바로 결정하기는 쉽지 않을 수 있다"고 예상했다. 검찰의 신속한 수사는 진행되겠지만, 윤 전 대통령의 소환조사 등은 조기 대선이 끝난 후 이뤄질 것이란 분석도 있었다. 부장검사 출신 변호사는 "대통령이 파면됐으니 적극적으로 윤 전 대통령 부부를 조사하려고 들긴 하겠지만 소환조사의 경우 조기 대선 이후가 될 것 같다"며 "정치적 파장이 큰 사안이라 검찰이 속도를 내서 수사 한다 해도 대선 정국에서 전 대통령 부부를 직격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4일 탄핵심판 선고에서 헌법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파면된 가운데 이른바 '명태균 의혹' 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가 윤 전 대통령 부부를 향할지 이목이 집중된다. 사진은 명태균 씨가 지난해 11월 8일 오전 경남 창원시 창원지방검찰청에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스핌 DB] seo00@newspim.com 2025-04-05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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