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48만9000마리→2023년 81만5000마리 늘어
주요 월동지 보호 노력…번식지 먹이 공급량 증가
[세종=뉴스핌] 양가희 기자 = 매년 봄과 가을 한국을 찾는 도요새가 9년 만에 67%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도요새 개체수 증가는 호주와 뉴질랜드 등 주요 월동지의 도요새 보호 노력이 거둔 성과인 한편, 지구온난화로 인한 이상기온의 결과이기도 하다.
도요새가 주로 번식하는 지역인 러시아 시베리아에서는 최근 이상기온으로 인해 곤충 수가 증가했다. 번식지에서 안정적으로 먹이를 확보하면서 개체수가 증가했다는 것이다.
국립생물자원관은 지난 2015년부터 2023년까지 전국 갯벌과 연안습지 20곳에서 진행된 도요새 관찰 현황을 8일 밝혔다.
조사 결과 도요새 56종의 개체수는 2015년 48만9000마리에서 2023년에는 81만5000마리로 늘었다.
지역별 평균 도래 개체수는 유부도가 15만8000마리로 가장 많았고, 아산만 5만9000마리, 남양만 5만8000마리, 장항해안 4만7000마리 등이었다.
연도별 도요새 국내 도래 개체수 추이(2015~2023) [자료=국립생물자원관] 2024.05.07 sheep@newspim.com |
도요새는 해안습지환경을 대표하는 지표종이다. 가재가 살면 물이 맑고, 붕어나 잉어가 살면 물이 탁하다고 알아보는 것처럼 지표종의 번영 여부는 해당 지역의 환경상태를 집약적으로 보여준다. 먹이사슬 상위종인 도요새의 번영은 곤충이나 조개 등 먹이사슬 하위종이 충분히 서식하고 있다는 의미가 된다.
국내 도래 도요새 조사는 2015년부터 시작해 매년 봄과 가을 각각 약 4~5차례에 걸쳐 진행된다. 1살 이상의 도요새 한쪽 다리에 가락지를 부착한 뒤 세계 각국에서 도요새 조사를 진행할 때 해당 가락지를 참고해 수명과 이동경로 등을 알아본다.
한국을 가장 많이 찾는 종은 민물도요로, 지난해 마릿수는 29만9732마리가 집계됐다. 2015년(18만3469마리) 대비 증가율은 69%였다. 9년 동안 증가율이 가장 높은 종은 좀도요로 2015년 1만1598마리에서 지난해는 6만9164마리가 관찰됐다. 5배에 가까운 496%의 증가율을 보인 셈이다.
최근 국내 연안 습지 등의 면적이 줄어들고 있으나 도요새 개체수가 증가한 현상에 대해 생물자원관 관계자는 "주요 번식지인 중국과 러시아에서 번식성공률이 증가하고, 호주와 뉴질랜드 등 주요 월동지에서는 도요새 및 서식지 보호 노력이 거둔 결과로 파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번식성공률은 기후변화와 관계가 있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도요새는 시베리아에서 서식할 때 주로 곤충을 먹고 산다"며 "최근 이상 기온으로 인해 시베리아의 곤충 수가 증가한 결과 도요새가 안정적으로 먹이를 확보할 수 있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발견된 흑꼬리도요가 일본에서 부착한 가락지를 끼고 있는 모습 [사진=국립생물자원관] 2024.05.07 sheep@newspim.com |
자원관은 최소 25년 이상을 살아남은 알락꼬리마도요도 확인했다. 지난 1997년 호주에서 처음 발견된 해당 개체는 지난 2022년 충남 서천을 찾았는데, 최소 25년 생존한 것으로 나타났다.
알락꼬리마도요는 2015년 3만5040마리에서 지난해 5만1968마리로 증가율 48%를 기록했다. 최소 연령이 23년인 것으로 추정되는 붉은어깨도요도 충남 서천군에서 관찰됐다.
국내를 찾은 도요새 56종 중 40종 이상은 러시아, 중국 북부, 미국 알래스카 등에서 번식하고 동남아, 호주, 뉴질랜드에서 겨울을 난다. 이 사이인 봄과 가을 한국을 찾는 것이다.
자원관은 해외에서 가락지가 부착된 884건 중 국립생물자원관 가락지 정보 수신 이메일 및 철새정보시스템 가락지 발견보고를 통한 제보가 760건(86%)에 해당해, 이동경로 분석에 국민의 기여가 컸다고 평가했다.
서민환 자원관장은 "세계 철새의 날(5월 11일)을 맞아 국가철새연구센터를 주축으로 국제기구와 도요새 보호 및 서식지 관리정책을 지속 지원할 계획"이라며 "가락지가 달린 도요새를 관찰하면 '철새정보시스템 가락지 발견보고' 제보를 통해 도요새 연구 및 보호에 동참해 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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