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부정행위나 조세포탈 단정 못해"
BAT코리아·임직원은 2022년 무죄 확정
[서울=뉴스핌] 이성화 기자 = 500억원 상당의 담뱃세를 포탈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직 브리티쉬아메리칸토바코(BAT)코리아 대표가 항소심에서도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5부(권순형 부장판사)는 25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조세 혐의로 기소된 뉴질랜드 국적의 가이 앤드류 멜드럼 전 대표에게 1심과 같이 무죄를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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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는 "이 사건과 같이 BAT코리아와 BAT로스만스 사이 거래에서 담배의 소유권 이전과 담배 반출이 별개로 이뤄졌다고 해서 허위 거래나 사기 기타 부정한 행위에 해당한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관련 행정소송에서 이 사건 담배 반환청구권을 양도하는 방식으로 2015년 1월 1일 이전 BAT로스만스에게 담배 소유권이 이전됐다는 내용의 판결이 확정됐다"며 "이에 의하면 BAT로스만스가 담배 재고를 확보하고 있다는 장부를 작성한 것이 허위라고 단정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지시에 따른 임대차계약 체결이나 전산 입력이 사기 기타 부정한 행위에 해당한다거나 피고인에게 조세포탈의 고의가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무죄로 판단한 원심 판결을 수긍할 수 있다"고 했다.
앞서 멜드럼 전 대표는 임직원들과 공모해 담뱃값 인상 하루 전인 2014년 12월 31일 담배 2463만갑을 반출한 것처럼 전산을 조작한 후 인상 전 가격으로 세금을 납부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담배는 제조장에서 반출한 때로부터 납세 의무가 성립하는데 당시 정부의 담뱃값 인상 조치로 2015년 1월 1일 반출 분량부터 1갑 기준 총 1082.5원이 인상됐다.
검찰은 이들이 허위 신고를 통해 개별소비세 146억원, 담배소비세 248억원, 지방교육세 109억원 등 총 503억여원을 포탈했다고 보고 2019년 4월 BAT코리아 법인과 멜드럼 전 대표, 생산믈류총괄 전무와 물류담당 이사 등 임직원들을 재판에 넘겼다.
BAT코리아와 다른 임직원들은 2022년 11월 대법원에서 무죄를 확정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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