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국립중앙박물관(관장 윤성용)은 서화실에서 조선시대 그림과 글씨 24건 36점을 새로 전시한다고 22일 밝혔다.
국립중앙박물관은 김홍도(1745-1806 이후)와 이명기(1756-1813 이전)가 함께 그린 '서직수 초상'(보물) 등 다채로운 작품들을 선보인다. 특히 2021년 고(故) 이건희 회장 기증 '임진진찬도(壬辰進饌圖)'와 2022년 구입한 '한성부 관리들의 모임(五部契會圖)' 등 처음 공개하는 서화 7건도 포함되어 있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도1. 서직수초상(덕수5688) [사진=국립중앙박물관] 정2024.04.22 alice09@newspim.com |
보물 '서직수 초상'(도1)은 당대 최고의 초상화가 이명기가 얼굴을, 김홍도가 몸체를 그린 합작품이다. 두 화가 모두 정조(재위 1776-1800) 어진 제작에 참여했을 정도로 초상화 실력이 뛰어났던 화가로, 이 초상화에서도 최고의 기량을 발휘했다. 이 초상화에서 동파관을 쓰고 풍성한 포를 입고 서 있는 서직수(1735-1811)는 1765년(영조 41) 진사시에 합격했으나 관리로 대성하기보다는 문학과 예술을 가까이했던 인물이다.
'서직수 초상'은 두 화가의 기량이 발휘된 걸작이라는 점 외에도, 서 있는 전신 초상화로 그려진 점, 흑백의 강한 대비와 버선발을 드려낸 파격성, 서직수가 자신의 초상화를 보고 남긴 평가 글 등 관람객의 시선을 사로잡는 요소들이 많아 이번 전시에서 놓쳐서는 안 될 작품이다.
일찍 찾아온 더위를 식힐 수 있을 만큼 보기만 해도 시원해지는 그림 여러 점을 전시한다. '소나무 아래 더위 피하기'(도2)는 계곡 옆 소나무 아래에서 한가로움을 즐기는 사람들을 그린 그림이다. 이는 김홍도와 함께 활동했던 화원화가 이인문(1745~1824 이후)이 즐겨 그린 소재이다.
그의 또 다른 그림 '소나무 숲 계곡에서의 담소'(도3)는 계곡 물소리의 청량함이 느껴질 정도로 속도감 있는 물의 흐름 묘사가 뛰어나다. 19세기 화원화가 이한철(1812-1893 이후)의 '바위에 기대 물을 바라보다'(도4)는 고요히 계곡물을 바라보는 '물멍'을 연상시킨다.
'고기잡이의 즐거움'(도5)은 시냇물에서 큰 고기를 잡아 기뻐하는 모습을 생생하게 전달하는 그림으로, 보기만 해도 마음이 시원해진다. 숲과 계곡의 시원함을 그림으로 느끼며 더위를 식혔던 조선시대 피서법이 관람객들에게 전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고 이건희 기증품 '임진진찬도'. [사진= 국립중앙박물관] |
이번 전시품 중 2021년 고 이건희 회장 기증품인 '임진진찬도(壬辰進饌圖)'(도6)와 2022년 구입한 '한성부 관리들의 모임(五部契會圖)'(도7) 등 박물관 소장품으로 처음 전시하는 서화 7건이 포함되어 있다. '임진진찬도'는 1892년(임진년)에 열린 고종(재위 1863-1907) 즉위 30주년과 41세를 경축하는 궁중행사를 그린 8폭 병풍이다. 이 작품은 현재 유일하게 전하는 '임진진찬도'로, 고종 친정기(1873-1907) 왕실 위상 강화를 위한 노력과 궁중 행사의 면모를 확인할 수 있다. 또한 '한성부 관리들의 모임'은 16세기 중반 한성부 5부 소속 참봉(종9품)들의 모임을 그린 계회도로 한성부 관원 계회도로서는 처음 알려진 사례이다.
국립중앙박물관 관계자는 "소장품을 확충하고 이를 공개하여 관람객에게 즐거움과 새로운 정보를 전달하고자 온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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