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 "직무 유기했다고 보기 어려워" 불기소
[서울=뉴스핌] 배정원 기자 =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별장 성접대 사건을 최초 수사한 검사들을 불기소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처분에 문제가 없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20부(홍동기 부장판사)는 차규근 전 법무부 출입국본부장이 낸 재정신청을 기각했다. 재판부는 "불기소 처분이 부당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기각 이유를 설명했다.
재정신청이란 검찰의 불기소 처분에 불복한 고소·고발인이 공소 제기 여부를 판단해 달라고 법원에 요청하는 제도다. 법원이 재정신청을 받아들이면 검사는 공소를 제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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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전 차관의 별장 성접대 사건은 그가 2006∼2008년 건설업자 윤중천 씨에게 1억3000만원 상당의 뇌물을 받고, 2006~2007년 원주 별장과 오피스텔 등에서 13차례 성 접대를 받았다는 내용이다.
경찰은 2013년 7월 윤씨 별장에서 촬영된 성접대 동영상과 피해 여성들의 진술 등을 토대로 김 전 차관과 윤씨를 특수 강간 등 혐의로 검찰에 넘겼으나 검찰은 같은 해 11월 사건을 무혐의로 종결했다.
이후 법무부 검찰과거사위원회가 2018년 4월 김 전 차관 사건에 대한 재수사를 권고하자 검찰은 2019년 6월 김 전 차관을 특가법 위반(뇌물) 혐의로, 윤씨를 특가법 위반(알선수재 등) 혐의로 각각 기소했다. 그러나 김 전 차관은 공소시효가 지났거나 혐의가 입증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무죄·면소 판결을 확정받았다.
차 전 본부장은 지난해 7월 김 전 차관 사건 1차 수사팀 소속 검사들이 김 전 차관의 범죄를 알고도 무혐의 처분했다며 특수직무유기 혐의 등으로 공수처에 고발했다.
그러나 공수처는 1차 수사팀 검사들이 김 전 차관의 혐의를 명백히 인식해 수사를 개시할 수 있을 정도의 단계에 이르거나 직무를 유기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보고 불기소 처분했다.
이에 대해 차 전 본부장은 "수사 의지가 처음부터 없었다고 느꼈다"며 재정신청을 했으나 기각됐다.
한편 차 전 본부장은 이번 4·10 총선에서 조국혁신당 비례대표로 출마해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조국혁신당은 이날 차 전 본부장을 당 대표 비서실장으로 임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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