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호주 시드니 관광 명소인 본다이비치 근처 쇼핑몰에서 묻지마 칼부림 사건이 발생해 9개월 유아를 포함해 십여 명이 부상하고 아기 엄마를 포함한 6명이 목숨을 잃었다.
나인뉴스(9news)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13일 오후 3시 20분경 시드니 동부 교외 본다이 정션에 위치한 웨스트필드 쇼핑센터에서 40대 남성이 무차별로 사람들을 찔렀다.
13일 칼부림이 발생한 본다이정션 쇼핑센터 밖으로 폴리스라인이 설치됐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2024.04.15 kwonjiun@newspim.com |
범인은 유모차에 실려 있던 9개월 아기와 엄마까지 찌른 뒤 또 다른 피해자를 물색하다 현장에 있던 경찰의 총에 맞아 사망했다.
이날 칼부림으로 아기 엄마를 포함해 쇼핑 중이던 여성 5명과 쇼핑센터 보안 직원인 남성 1명이 목숨을 잃었고, 십여 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현지 시민들은 유모차에 타고 있던 9개월 아기까지 수 차례 찌른 범인의 잔혹성에 충격에 빠졌다.
목격자에 따르면 칼에 찔려 등에서 피가 나는 상황에서도 아기 엄마는 부상을 입은 아기를 유모차에서 꺼내 주변에 있던 남성에게 건네며 도움을 요청했다.
당시 아기를 건네 받은 두 남성 쇼핑객은 구급대원들이 도착할 때까지 지혈을 했지만 아기 엄마는 입에서까지 피를 쏟는 등 상태가 심각했다고 전했다.
아동병원으로 이송된 아기는 현재 수술을 받고 중환자실로 옮겨졌으나 중태이며, 아기 엄마는 병원으로 이송된 뒤 숨졌다.
이날은 여름 학기가 끝나고 방학이 시작되는 첫 주말이어서 아이들을 포함해 가족 단위의 쇼핑객들이 특히 많았는데, 현장서 범인을 쫓아 즉각 대응한 여성 경찰 덕분에 추가 희생자를 막을 수 있었다.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는 현장에서 홀로 범인을 저지한 에이미 스콧 경위가 "위험한 상황에서도 적극 맞서 여러 생명을 구한 영웅"이라고 강조했다.
뉴사우스웨일즈(NSW)주 경찰청장 카렌 웹은 범인이 '조엘 카우치'란 이름의 40세 남성이며 정신 질환을 겪은 적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아직 정확한 범행 동기는 파악되지 않았지만 특정 이념에 의한 범죄나 테러 연관성은 없는 것으로 보이며, 희생자와 부상자 대부분이 여성이었던 만큼 여성 표적 범죄 가능성도 조사 중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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